임원 40%가 삼성출신 그룹순위 5단계 추락
임원 40%가 삼성출신 그룹순위 5단계 추락
  • 현유섭 
  • 입력 2007-06-26 10:32
  • 승인 2007.06.26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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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 ‘삼성출신 영입’ 성적표

동부그룹은 삼성 임원 출신들을 무더기 영입, 그들을 재계의 블루칩으로 만든 기업으로 불린다. 김준기 회장의 삼성출신 임원들에 대한 신뢰도 곳곳에서 드러난다. 올 들어 그룹 계열사들의 재편작업이 본격화되면서 경영구조 개선에 한창이다. 과연 동부그룹은 삼성출신 영입으로 도약을 했을까. 그러나 성적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동부그룹이 최근 신사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지만 사업 확장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도 나돌고 있다. 체질개선에 나선 동부그룹의 속사정을 짚어본다.


동부그룹은 삼성출신 임원 영입 작업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부그룹 내 삼성출신 임원은 전체 임원의 40%를 차지할 정도다. 현재 동부그룹 임원 250여명 중 삼성출신은 10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요 계열사의 CEO가 삼성출신들이다. 임동일 동부건설 부회장, 오영환 사장, 김순환 동부화재 사장, 조재홍 동부생명 사장, 조영철 동부CNI 사장 등이 삼성 출신이다.

이는 김준기 회장이 4년 전부터 삼성맨 영입을 강조하면서 이뤄진 모습이다. 최근까지도 삼성맨 영입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월 김두현 전 삼성생명 상무가 동부생명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에 대한 분석은 나뉜다. 우선 삼성 임원의 노하우를 높게 사는 분위기다. 삼성 출신을 영입하면서 그룹의 이미지 개선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올 들어 ‘3년 운명론’을 들고 나왔다. 이와 같은 발언은 지난 3년간 삼성출신 영입 등 경영의 체질 변화에 대한 기대심리의 발로인 셈이다.


4년 전부터 삼성맨 영입, 최근에도 계속

삼성 출신으로 대변되는 인재 영입을 통한 혁신 노력이 성과로 나타날 시기가 됐다는 김 회장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동부그룹은 올해 자산기준 국내 그룹 순위(공기업 제외)에서 18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3위보다 5단계나 떨어진 것이다.

김 회장이 직접 나서 임원들에게 성과에 대한 속도를 강조하고 있는 것도 그룹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의 위기감은 그의 발언에서 여과없이 드러난다. 김 회장은 최근 그룹 내 임원들이 참석한 공식석상에서 “지난 몇 년 동안 혁신을 추구해 왔는데 허상만 추구하고 있다”며 임원진을 질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규사업에 대한 엇갈린 의견들이 김 회장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동부제강은 원가 절감 효과를 위해 원자재를 직접 생산할 목적으로 오는 2009년까지 6000억원 규모의 전기로 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그러나 경제계 일부에서는 전기로 공장 가동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대규모 대출에 따른 이자 비용이 영업 이익을 초과하는 수익구조가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동부제강 측은 전기로 사업 논란에 대해 수익성 구조가 개선된다는 긍정적인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김준기 회장 ‘허상만 추구’ 임원진 질타

우량 계열사의 부채규모가 늘었다는 점도 동부그룹을 짓누르는 부분이다. 지난 5월 동부한농이 동부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해 만든 동부하이텍의 문제다. 우량기업으로 평가받던 동부한농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업체를 살리기 위해 지원병 역할을 한 셈이다.

이는 주가시장에 그대로 반영됐다. 인수합병 이전 2만4000원대를 기록하던 주가는 현재 1만7000원대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택배 사업은 치열한 경제 체제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동부는 최근 중견 택배업체를 인수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택배 사업 부분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추가적인 인수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신세계와 롯데 등 유통강자들이 택배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점은 사업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한진, 대한통운, CJ GLS, 현대택배 등 빅4체제가 국내 택배시장의 60%를 잠식하고 있고 대형 후발주자까지 겹치면서 수익구조를 갖추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동부익스프레스는 다른 후발주자와 상황이 다르다는 점이다. 백화점이나 할인점, 홈쇼핑, 인터넷쇼핑몰 등을 보유한 유통업체들은 그룹 내에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러나 동부익스프레스는 그룹 내부에 특별한 수요처가 없다. 재계 한 관계자는 “동부그룹은 인수합병에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삼성맨 영입 등을 통해 변화를 꽤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규사업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전기로와 택배 사업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진행형”이라고 밝혔다.

현유섭  hys07@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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