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옥수수 수염차 맹폭에 원조는 ‘벙어리 냉가슴’
닮은꼴 옥수수 수염차 맹폭에 원조는 ‘벙어리 냉가슴’
  • 박지영 
  • 입력 2007-05-30 14:14
  • 승인 2007.05.30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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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제약 속앓이 내막 >>
광동제약의 ‘옥수수수염차’가 혹독한 신고식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지난해 7월 음료시장에 첫선을 보인 ‘광동 옥수수수염차’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을 거듭하자 너나할 것 없이 ‘닮은꼴’ 옥수수수염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옥수수수염차’를 내놓은 식음료 업체는 웅진식품을 비롯해 동원F&B, 상아제약, 남양유업 등 7~8곳에 달하며, 최근에는 음료업계의 ‘거장’ 롯데칠성까지 합세해 광동제약의 무한질주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그러나 광동제약은 ‘짝퉁 옥수수수염차’와의 한판전쟁을 선포하기는커녕 ‘동네 불구경’하듯 지켜만 보고 있어 그 속내가 무척 궁금하다. ‘짝퉁 옥수수수염차’가 판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퇴치할만한 뾰족한 비법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옥수수수염’은 일반명사로, 지적재산권을 보호받지 못하는 데다 특허대상에도 제외돼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치 못한 것. 광동제약의 고민거리를 함께 들춰봤다.


식음료업계에서는 한 업체가 히트상품을 내놓으면 유사 상품인 ‘미 투(Me Too)’제품을 출시하는 게 보통이다. 이미 시장에서 검증이 된 터라 수익을 올리기 쉽기 때문이다. 미투제품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자일리톨 껌과 비타민 음료 등이 있다.

이러한 ‘미투 열풍’에 최근 옥수수수염차가 차세대 블루오션 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광동제약이 처음 선보인 ‘광동 옥수수수염차’가 출시 9개월 만에 3000만병을 팔아치우는 대박을 터트리자 너도나도 유사제품을 내놓으며 ‘경쟁모드’에 돌입한 것.

올 3월 웅진식품의 ‘맑은땅 옥수수 수염차’를 선두로, 동원F&B가 옥수수와 현미를 넣은 ‘옥수수 수염차’를, 남양유업이 ‘참옥수수수염차’를, (주)엔돌핀F&B 또한 ‘옥수수수염차’를 내놓으며 차음료 경쟁에 가세했다.


‘비타500’ 악몽 재현되나

여기에 최근에는 음료업계의 ‘거인’ 롯데칠성음료도 옥수수수염차 경쟁에 합세해 음료업계 1위로서의 막강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2500억원의 차음료 시장을 놓고 혼합차, 녹차, 옥수수수염차의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그러나 광동제약은 “짝퉁제품 때문에 못 살겠다”며 손가락질만 해댈 뿐 이에 따른 대책은 강구하고 있지 않아 업계로부터 “제2의 비타500이 되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우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수차례 법적대응을 하더라도 끝까지 자사의 제품을 지키는 타 업체와는 달리 광동제약의 경우 ‘그러려니’하고 만다는 것. 실제로 광동제약은 지난 2001년 출시한 비타500이 사실상 비타민 음료시장을 독점, 선풍적인 인기를 얻자 경쟁업체로부터 미투 대상으로 지목돼 한 차례 골머리를 앓은 바 있다.

이러한 업계 시각에 대해 광동제약 측은 “음료업계에선 차 트랜드 유행이 있기 때문에 미투가 다반사”라며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6개월간 밤낮없이 연구한 끝에 출시한 우리제품과 단 2~3개월만에 보고 베낀 타업체의 음료와는 질로나 맛으로 큰 차이가 있다”며 “현재 출시되어 있는 7개 제품 중 맛에선 우리를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관계자는 또 후발업체의 추적과 관련 “옥수수수염차 시장을 우리가 처음 선점했고 정확한 광고 컨셉이 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면서도 “기술개발은 할 생각 안 하고 남이 기술을 개발하면 잘 되는지 지켜보다가 잘 되면 후속 상품을 내놓는 경향이 이 곳 업계에선 강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광동제약 관계자는 “지난 2001년 출시된 비타민음료 비타500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비타800, 비타900, 비타1000 등 수많은 유사 제품이 대거 쏟아졌다”며 “옥수수수염차가 자사의 대박상품인 비타500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광동제약 vs 엔돌핀F&B ‘옥수수수염차’ 특허권 논란

최근 음료시장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옥수수 수염차를 놓고 원조 논란이 일고 있다.

건강차 중소 제조업체인 엔돌핀F&B는 “광동제약을 비롯해 대형 음료회사가 자사의 옥수수수염차 제조 방법에 관한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엔돌핀F&B측은 소장을 통해 “2004년 10월 옥수수수염차 제조에 관한 방법 및 상품화 등에 관한 6개 특허권을 확보해 지난 2005년 7월부터 옥수수수염차를 출시해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엔돌핀F&B는 옥수수수염차를 제조하는 방법과 이 방법을 활용한 티백차(특허번호 046650)와 옥수수수염추출액을 함유한 음료 제조방법(특허번호 0487695) 등 6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엔돌핀 F&B는 광동제약의 옥수수수염차를 직접 겨냥해 ‘짝퉁 원조’라고 표현으로 비난했다. 광동제약이 엔돌핀F&B보다 1년이나 뒤늦게 옥수수수염차를 출시했음에도 불구, 원조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는 것.

엔돌핀F&B는 올해 들어 4개월 만에 1.5ℓ짜리 옥수수수염차 1000만병과 티백 1억개 등을 팔아 5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엔돌핀F&B는 이달 중으로 광동제약을 비롯한 옥수수수염차를 생산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소송을 낼 방침이다.

이에 대해 광동제약을 비롯한 음료회사들은 “지금까지 음료회사에서는 수많은 미투제품(베끼기 제품)이 나왔다”며 “옥수수수염차 제조특허라는 게 원액과 물의 배합률에 관한 것인데, 이런 논리라면 녹차나 혼합차 시장에서도 특허 소송이 빗발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옥수수수염차 시장은 약 2500억원으로 광동제약을 비롯해 롯데칠성, 웅진식품, 동원F&B, 남양유업, 상아제약 등 업체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지영  pjy0925@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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