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는 뒷전, 온갖 특혜 권위만
감사는 뒷전, 온갖 특혜 권위만
  • 백은영 
  • 입력 2007-05-28 15:24
  • 승인 2007.05.28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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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로비, 그들만의 인사
금융감독원의 낙하산 인사가 올해도 여전히 논란 속에 있다. 매번 여론과 노조의 반발 속에서도 굳건히 은행권과 금융업의 주요자리를 석권하고 있는 금감원의 주요인사들. 인사와 관련해 이 같은 낙하산 인사는 필요할 때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부상조가 목적이라는 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현재 금감원 출신으로 금융업계를 장악한 사람들을 그들은 과연 적합한 인사일까? 면면을 살펴보자.


“금융권은 금감원의 철밥통이다.”

바야흐로 인사의 계절을 맞이해 금감원의 주요 인사들이 금융계의 감사로 대거 임용됐다.

그러나 이미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보험사 등 상근 감사 자리에 대한 ‘낙하산 인사’가 예정된 수순으로 관례화가 되어있어 그다지 놀랍지 않다는 반응들이다.

하나은행은 정태철 금감원 증권담당 부원장보를 3년 임기 감사로 뽑았다. 부산은행 감사는 정제풍 전 금감원 증권검사2국장이 차지했다. 또한 광주은행도 금감원 신용정보팀장 출신인 한복환 전 신용회복지원위원회 사무국장을 선임했다.

이어 금감원 은행검사국장 출신인 신한은행 조재호 감사는 임기가 연장됐고, 외환은행 최명희 감사인 전 금감원 국제협력실장도 2년 임기 감사로 선임됐다. 한국저축은행 김기섭 감사(금감원 부국장 검사역), 토마토저축은행 신창현 감사(금감원 수석검사역) 등도 뒤를 이었다.


“금융계는 금감원의 철밥통”

보험업계의 감사 자리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삼성화재는 전 금감원 보험검사1국장이던 손광기 인력개발실 교수를 내정했고, 메리츠 화재 오중관 감사 후임에는 이상일 전 금감원 소비자센터 팀장이, 현대해상 김종성 감사도 보험감독원 부원장 출신이다.

또 코리안 리의 유양기 감사는 전 금감원 보험검사 1국장이었으며 지난해 선임된 LIG손보의 유흥수 감사 역시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이다.

생명보험사도 금감원 출신 감사가 영입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내부인사를 발탁하던 교보생명마저도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금융감독 경력직 인사를 후임으로 영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생명도 감사원출신의 인사가 전통적으로 바통을 이어받고 있는 삼성생명도 이는 마찬가지다.

증권계도 빼놓을 수 없다. 대신증권은 25일 정기주총에서 2년 임기가 만료되는 황진호 상근감사 후임으로 김기훈 현 금감원 조사1국 팀장이 유력시 되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의 송시영 금감원 인력개발실 교수, 한화증권의 하위진 교수 등도 감사 자리에 앉게 되는 금감원 출신 인사들이다.

이같은 금융기관들의 금감원 출신 인사 영입은 금융감독 경험이 풍부해 제도와 법리 등에 밝아 기업의 환경에 가장 적합하며 내부적인 문제가 발생 시 적절한 인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기업측에서 생각하는 최대의 장점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공직자법 17조에 의거한다면 공직관련자가 퇴직 후 2년 동안 자신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체에 취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금감위 출신이라 하더라도 업무와 상관없는 보험은 증권으로, 증권은 보험으로의 인사가 이루어져 실무와 관련된 능력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는 가에 대한 의문이 뒤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은 금융업계의 철밥통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금융업계는 이들의 인맥을 기대해 난관을 극복하고자하는 편의주의 관행이 근절돼야만 로비인사라는 냉담한 시선을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백은영  aboutp@dali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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