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M&A 최대복병 CJ 이재현 회장
대한통운 M&A 최대복병 CJ 이재현 회장
  • 장익창 
  • 입력 2007-05-28 15:01
  • 승인 2007.05.28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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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자금 운용 귀재 물류 공룡 인수 ‘잰걸음’
올해로 7년째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대한통운 인수합병(M&A)이 무르익고 있다. 재계에서는 대한통운 M&A에 있어 최대 복병으로 삼성가 장손 이재현 회장이 이끄는 CJ그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CJ그룹은 대한통운 보유지분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CJ그룹이 최대 복병이 될 것이라고 꼽는 이유와 왜 대한통운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본지는 CJ그룹 대한통운 인수 이유와 향후 시나리오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삼성그룹에서 분가한 뒤 CJ그룹을 이끌어 오고 있는 이재현 회장은 ‘은둔의 경영자’라는 그의 별명답게 최근 몇 해 동안 공격적인 그룹 확장을 이어 왔다.

분가할 당시만 하더라도 CJ그룹의 계열사 수는 3개에 지나지 않았으나 현재는 110여개사에 달하고 있다.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재계순위 19위의 그룹으로 성장했다. ‘M&A의 귀재’ 또는 ‘무모한 그룹 확장’등 상반된 평가를 동시에 받는 이 회장이 최근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는 물건은 대한통운이라고 재계는 관측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 대한통운 인수 이유는

CJ그룹은 4대 주력사업부문으로 식품·식품서비스, 생명공학, 엔터테인먼트·미디어에 이어 신유통(홈쇼핑·물류)을 세우고 있다. 이 회장이 대한통운에 관심을 갖는 이유에 대해 관계자들은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CJ그룹에는 대한통운과 유사한 업종을 영위하는 비상장 회사인 CJ GLS라는 물류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사실상 이재현 회장의 개인 회사나 다름없다.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재현 회장이 가지고 있는 CJ GLS지분은 무려 55.97%다. 그 외 지분은 CJ(주)가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은 CJ(주)의 지분도 19.73%나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4년과 2005년에 배당을 실시했으며 이 회장은 지분만큼 배당금을 챙겨간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통운 M&A전에는 CJ GLS를 주축으로 움직여 결국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이 회장과 그 가족에 돌아가는 수혜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CJ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예측이다.

올 들어 이 회장의 부인인 김희재 씨가 CJ그룹의 임원으로 올라섰으나 CJ그룹은 김 상무의 지분은 거의 없는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회장의 외아들로 현재 미국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선호군은 2005년 당시 CJ미디어 유상증자에 참여해 114만주를 인수하면서 CJ(주)와 CJ엔터테인먼트에 이어 3대주주로 올라선 것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이 4대 핵심 사업군인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담당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며 “그로서는 다른 분야의 덩치 키우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대한통운은 매력적인 물건이 될 수밖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M&A귀재로 평가받고 있는 금호아시아나의 박삼구 회장과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M&A 추진은 소리없이 은밀하게

박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M&A 대상기업에 대한 발언을 주저하지 않는 반면, 이 회장은 은밀히 자금을 마련해 어느 순간 기업을 인수한다는 특성을 보여 왔다. 대한통운 M&A와 관련 조회공시에서도 CJ는 “관심 있다”는 수준에서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회장은 M&A를 추진함에 있어 기업 실적보다는 유가증권, 부동산, 기업 등을 팔아 현금을 마련해 왔다. 단기 자금 확보에서는 천재적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실례로 지난 2000년 생수사업체 스파클을 정리했고 2001년 음료사업부문을 롯데칠성에 팔았다. 제일선물과 CJ엔프라니(화장품회사)를 각각 243억원과 136억원을 받고 팔았다.

이 회장은 지난 2003년 부산 서면 땅을 매각해 1100여 억원을 마련했고 이어 2004년 용산부지를 673억여원을 받고 팔았다. 그는 이렇게 모은 자금을 M&A 재원으로 활용했다.

여기에 더욱 관심을 끄는 부분은 CJ GLS가 지난 2005년 11월쯤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최측근으로 대한통운을 퇴사한 팀장 A모씨를 영입했다는 사실이다. A모씨는 곽영욱 전 사장이 대한통운 인천지사장을 역임하던 시절부터 기획을 담당하며 인연을 맺어 왔으며 1999년 곽영욱 사장이 취임하면서부터는 서울 본사로 함께 옮긴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그가 CJ GLS로 이직하기 전까지 대한통운 회사통의 역할을 해온 인물로 전하고 있다. 정보에 있어서도 유리한 위치를 이미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차입금 등 향후 애로 사항도 많아

25일 종가 기준 대한통운의 시가총액은 1조3559억원이다. 현재 1600여 만주 수준의 대한통운 주식 수는 M&A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법정관리 기업임에 따라 법원이 정한 ‘50%+1주’를 원칙으로 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800만주가 추가로 발행된다. 이 주식을 누가 갖느냐가 대한통운 인수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대한통운 M&A에 걸림돌이 돼 왔던 리비아 대수로 공사 ‘하자보수 문제’가 다음 달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고 리비아 정부가 대한통운에 최종 완공증명서(FAC)를 발급할 예정이다. CJ 그룹에도 대한통운 인수에 차입금 문제라는 악재가 있다.

그간 공격적인 기업 인수 등이 원인이 돼 CJ 그룹이 밝히는 바에 따르면 2005년 1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현재 1조7000억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벌써부터 향후 대한통운의 인수가가 최소 1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들이 증권가에서는 쏟아지고 있다. 재계는 이 회장이 향후 어떠한 방식으로 대한통운 인수를 위한 자금을 확보해 나갈지 주목하고 있다.

장익창  sanbada@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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