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불법 주차장 사용 의혹
롯데백화점 불법 주차장 사용 의혹
  • 송효찬 
  • 입력 2007-05-28 14:20
  • 승인 2007.05.28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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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도 없이 무단 도용”

롯데백화점이 인천시 부평점 인근에 위치한 굴포천 매립지의 주차장 사용을 놓고 8년째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롯데 측이 지난 1999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동아시티백화점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굴포천 매립지 임대 계약을 양도 받지 못해 비정상적인 위탁 운영으로 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역 주민들이 무단 사용이라는 의혹과 매립지 복원 등을 주장하면서 매립지 주차장 사용 문제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본지는 롯데백화점의 굴포천 매립지 무단 사용 의혹의 내막을 짚어봤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999년 인천시 부평구에 위치한 동아시티백화점을 인수, 자회사의 부평점으로 선보였다. 당시 동아시티백화점은 경영악화 등으로 법정관리 상태였다. 그러나 인수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동아시티백화점이 인천시와 장기 임대 계약을 통해 사용하고 있던 굴포천 매립지 주차장에 대한 직접적인 사용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는 인천시와 동아그룹이 굴포천 매립지 임대 계약을 체결하면서 타인 양도 불가 조항에 합의했던 것이다.

본지가 굴포천 매립지 주차장을 확인한 결과, 주차장은 롯데 백화점 부평점 고객들에게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었다.

또 롯데 측은 매립지 주차장에 동아그룹 직원을 상주시켜 월 1800만원 상당을 지불하는 위탁운영방식으로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시민들은 롯데백화점이 인천시와 동아그룹간의 임대계약을 어기고 무단으로 주차장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인천시 부평구에 사는 김남수씨(50·가명)는 “롯데백화점이 동아시티백화점을 인수한 뒤 시의 소유지를 비정상으로 사용하고 있다” 며 “인천시와 동아그룹 계약서에 ‘사용권은 타인에게 양도하지 못한다’는 문구가 있는데 롯데가 사용하는 것은 무단점유” 라고 밝혔다.


주차장 사용 계약 없어

또 “부평구청이 롯데를 상대로 소송하려 했으나 이행하지 못하고 쉬쉬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게다가 지역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매립지 복원에 대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인수 업체의 매립지 임대 계약 불가 조항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수년간 매립지 주차장의 직접적인 사용을 위해 매립지 임대계약을 자신들에게 양도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인천시가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해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매립지 주차장을 이용하기 위해 동아그룹과 위탁 운영방식을 체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롯데 측의 설명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매립지 주차장이 행정기관의 재산이고 임대 계약도 승계되지 않아 위탁관리 방식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실질적인 사용자가 롯데백화점인 만큼 행정기관이 이미 다른 회사에 팔린 업체와의 임대계약 조항을 고수하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인천시가 임대 계약 양도 불가 조항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지역주민과 대기업간의 갈등만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인천시 부평구청은 “굴포천 매립지 임대계약은 동아그룹 측과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롯데 측의 요청으로 임대계약 내용을 바꿀 수 없다”며 “임대된 매립지 부지에 대한 위탁운영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환경단체 “굴포천 복개구간 복원” 주장

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이 굴포천 매립지에 대한 복원을 주장하고 나섰다. 인천녹색연합과 굴포천 살리기 시민모임, 부평시민모임, 주민자치를 여는 인천희망21은 공동으로 지난 23일 부평구청에서 ‘굴포천 복개구간 복원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들은 굴포천이 인천가족공원(부평묘지공원)의 칠성약수터에서 발원, 한강으로 흘러드는 지방2급 하천으로 인천에서 가장 긴 하천이지만 부평도심지역 대부분이 복개식으로 매립된 후 주차장과 도로로 사용되면서 하천의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됐다고 밝혔다.

인천녹색연합의 장정구 국장은 이날 “도심의 하천은 바람길 역할뿐 아니라 도심환경개선, 경관향상, 열섬현상과 미세먼지저감 등 그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굴포천 주변지역은 택지재개발과 부평미군부대이전확정으로 커다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녹지와 습지가 절대 부족한 부평도심에서 시민들이 휴식할 수 있고 물고기와 새, 곤충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굴포천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이번 정책 토론회를 시작으로 시민들에게 복원 사업의 정당성을 알리는 행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송효찬  s2501@daily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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