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쒀서 개줬다” 비아냥에 발끈
“죽쒀서 개줬다” 비아냥에 발끈
  • 박혁진 
  • 입력 2007-05-04 10:19
  • 승인 2007.05.04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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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음해성 비난에 곤혹
STX그룹이 최근 신입사원 연수와 관련해 떠돌고 있는 루머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연수는 STX그룹, 입사는 SK그룹으로’라는 소문이 그것. 특히 STX그룹은 입사 이후에도 직원들에게 꾸준히 자기 개발을 독려할 정도로 인재 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 터라 이런 소문 때문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또한 자칫 잘못해 “STX 그룹이 연수를 받아보니 별로더라”라는 식으로 와전된다면 취업준비생들에게 기피대상기업으로 비쳐질 수 있어 더욱 난감한 입장이다. STX 측에서는 “왜 이런 식의 소문이 나는지 모르겠다”면서도 “STX의 빠른 성장을 경계하는 다른 회사 측에서 의도적으로 이런 소문을 흘리는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최근 재계 일각에서는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연수는 STX로, 입사는 SK로’라는 말이 떠돌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었다. 말대로라면 이는 최근 STX그룹에서 자사의 신입사원 공채에 통과해 연수만 받고 정작 회사는 다니지 않는 현상을 빗댄 말이다.

이와 관련해서 “작년에 STX 펜오션에 입사한 신입사원 30명 중 1명을 빼놓고 모두 그만뒀다”라는 구체적인 근거까지 제시됐었다.

소문대로라면 STX입장에서는 ‘죽쒀서 다른 사람 준 모양새’가 돼버린 것이다.


초봉 4,000만원
사실 재계에서 STX그룹의 신입사원 교육시스템은 잘 갖춰져있기로 정평이 나있다. 특히 최종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9박 10일간의 ‘해신 챌린저’ 해외 연수 프로그램 등은 다른 기업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연수성적 우수자에게 일정 금액의 보너스를 지급하고 최종합격자 전원에게는 가정으로 강덕수 회장 이름의 축하 화분까지 보낼 정도로 인재발굴에 정성을 쏟아왔다. 게다가 대졸신입사원 초봉도 4,000만원으로 동종업계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문이 퍼져 STX 측은 의아해하고 있다.

STX그룹 관계자는 “1명만 남고 다 그만뒀다는 소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오히려 29명이 남고 1명이 그만뒀다”고 해명했다. 그는 “왜 이런 소문이 자꾸 나는지 모르겠다”며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이런 소문을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STX 그룹은 인재발굴을 가장 중요시하기 때문에 사원들 개개인의 자기계발에 회사가 나서서 지원한다”며 “연수를 마치면 대부분이 회사에 애착을 갖고 남는다”고 설명했다.


다른 기업서 음해
재계 관계자는 “이런 소문이 나면 취업준비생들 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STX그룹에 대한 브랜드이미지에 좋지 못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직까지 STX그룹은 일반인들에게 낯선 그룹이다. 전신인 쌍용중공업에서 사명이 바뀐지 6년 밖에 지나지 않았고 주력사업인 조선·중공업 사업 등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접근성이 떨어지는 이유에서다.

STX그룹은 출범 이후 5년 동안 4개의 회사를 설립하고 3개 회사를 인수하면서 단숨에 재계 30위권 안(24위)에 진입했다. 출범할 당시만 해도 매출 2,600억원의 중견기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8조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이같은 비약적인 약진에도 불구하고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에는 출범 5주년을 맞아 STX직원들이 단체로 회사 이름이 새겨진 등산복을 입고 산행을 갔다가 마주친 사람들이 “‘STX’가 뭐하는 곳이냐”고 물어보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처럼 브랜드인지도를 높여 가야하는 상황에서 좋지 못한 인상을 주는 소문은 STX그룹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최근 STX그룹은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의 채용을 실시중이다. 과연 이번에 뽑힌 최종합격자들 중 얼마나 많은 수가 입사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TX 그룹은 어떤 회사?

재계에서는 STX그룹을 ‘제2의 대우그룹’으로 부른다. IMF사태로 부도가 난 것을 빗댄 것이 아니라 빠른 성장과정이 비슷해서다. STX는 주력사업인 STX조선과 중공업을 비롯해 총 18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주회사인 ㈜STX를 중심으로 계열사를 장악하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재계에서는 STX그룹의 빠른 성장 원인으로는 강덕수 회장의 경영능력을 첫 번째로 꼽고 있다. 강회장은 쌍용그룹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대표이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쌍용중공업이 IMF 사태로 인해 한누리컨소시엄에 넘어가자 사재 20억원을 들여 경영권을 인수하고 STX로 사명을 바꿔 그룹을 출범시켰다. 강 회장은 이후 법정관리 중이던 대동조선(현 STX조선)을 2001년 인수해 경영정상화를 조기에 이루어내고 불과 2년만에 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시켰다. 17년간의 법정관리를 끝낸 범양상선(현 STX 펜오션)도 인수한 뒤 국내 기업 최초로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시켰다.

조만간 서울역 앞에 짓고 있는 사옥이 완공돼 모든 계열사들이 이곳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박혁진  phj1977@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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