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철 비서관 사퇴 이유 뭘까
이호철 비서관 사퇴 이유 뭘까
  • 이상봉 
  • 입력 2004-05-13 09:00
  • 승인 2004.05.1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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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386 참모의 맏형격인 이호철 민정비서관이 사퇴했다. 그 이유와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일단 본인은 “당분간 쉬면서 다가오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나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문재인 전수석, 이석태 전공직기강, 양인석 전사정비서관 등 노무현 제 1 기 민정팀이 모두 교체되었다. 따라서 이번에 이호철 민정비서관이 사표를 낸 것도 새로 구성된 박정규 민정수석팀에 껄끄러운 존재로 여겨진 것으로 추측된다.

사실 이번에 노건평씨 법관전용문 통과 및 모 주간지에 실린 노건호씨 장인아파트 입주, 안희정, 이광재 씨등 노 대통령 친인척, 측근에 대해 감시 및 사정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조중동 등 이른바 보수세력에게 끊임없이 먹이거리를 제공한 셈이고, 이는 노 대통령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 모든 것이 노무현 대통령의 ‘따뜻한’ 기질 못지 않게 문재인 민정팀의 아마추어적 일 처리 방식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민국 정치의 특성상 대통령 친인척 관리와 측근들의 비리 문제는 초미의 관심사인데 민정팀이 그런 정치적 역관계에 대해 거의 속수무책이었다는 지적이 많다. 청와대는 이번에 민정팀 및 정무수석 등을 대통령 탄핵기각이 결정되는 대로 새로 충원하기로 했다.

새로운 청와대는 열린우리당이 과반수를 차지한 만큼 보다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인사로 채워질 전망이다. 즉 청와대 1기처럼 386 중심의 ‘코드형 인사’가 아니라 당과 청와대를 원활하게 이어주는 실무형 인사가 발탁될 것이라는 것이다. 정치인이나 전문관료가 대거 영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수석에는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이강철, 이철씨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둘 다 여권 내 강력한 비토세력을 가지고 있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강철씨는 이번 총선과정과 열린우리당 창당과정에서 자주 과격하고 책임지지 못할 발언을 하여 노 대통령도 ‘개인적 인연’ 못지 않게 중요한 현실 정치의 역관계를 고려하여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정치적 아마추어의 폐해를 집권 1기 체제에서 절실하게 느낀 노 대통령이기에 보다 원만하면서 개별 사안을 원활하게 처리해 줄 인물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관점에서 새로이 문재인 전 민정수석이 정무수석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문 수석은 선비적 처세로 적이 별로 없고, 또 이번 대통령 탄핵 변호 책임자로 나서기도 하는 등, 대인관계와 실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냉정한 태도를 유지해야 하는 민정수석 자리와는 차원이 다른 정무수석이기에 노 대통령도 그쪽으로 마음이 기운다는 관측도 있다.

이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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