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 을에 출마해 당선된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의 홈페이지에 실려 있는 플래시 화면 글귀의 일부분이 눈에 들어온다.“26평 아담한 아파트…딸네가 공부하러 간다며 남긴 살림으로 시작한 신혼처럼 소박한 삶. 아끼고 아껴도 나아지지 않는 살림살이….” 이 플래시는 권대표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내부를 상세히 공개하며 그의 서민적인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창원의 권대표 자택은 부인 소유의 전세 아파트다.그러나 권대표는 서울 강남 등지에 55평형짜리 빌라와, 530평 상당의 논을 보유하고 있고, 경남 산청에도 730평 상당의 논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실제 권대표가 17대 총선을 앞두고 중앙선관위에 신고한 재산목록을 살펴보면 본인 소유의 부동산으로 서울 강남구 세곡동 답 529평(1,717㎡) 서울 강남구 일원동 소재 빌라, 경남 산청군 단성면 길리 답 729(2,364㎡)평이 있고, 현재 거주하고 있는 부인 명의의 전세인 경남 창원시 상남동 S아파트가 있다.
이밖에 장남 소유로 돼 있는 서울 강서구 등촌동 주공아파트, 또 권 후보 어머니 소유의 서울 강남 일원동의 다세대 주택이 있다. 권대표는 재산 신고당시, 소유하고 있는 토지와 건물의 가액에 대해 강남의 논은 4억1,500여만원, 경남 산청의 논은 1,500여만원, 강남의 빌라는 3억4,800여만원, 부인 명의의 창원소재 아파트는 2,000만원(전세보증금)으로 신고했다.하지만 서울 강남소재 농지와 건물의 경우 권대표가 신고한 금액보다 훨씬 높은 금액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 주변 부동산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530여평에 달하는 논의 경우 현재 그린벨트로 묶여 있지만, 이 지역 일대는 강남의 신도시로 불리면서 개발 심리가 나돌아 두배에 가까운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전해진다.또 55평짜리 빌라 역시 시가 5억여원 내외로 팔리고 있다는 게 주변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일하는 사람들의 정당이라는 민주노동당 대표의 재산 크기로서는 다소 거리가 느껴지는 대목이다.실제 민주노동당은 ‘자본주의의 질곡을 극복, 노동자와 민중 중심의 민주적 사회경제체제를 건설’, ‘토지나 건물 등에 대한 사유재산권 절대시는 국민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기업 경영을 어렵게 하는 주요인으로 작용’, ‘토지공개념 도입’ 등을 강령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와 관련 17대 총선당시 경남창원을 지역구에 출마해 권대표와 경쟁을 벌였던 한나라당 이주영 후보측은 권대표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권대표의 한 측근은 “권 대표는 지난 2000년 당시 창원에서 총선 출마를 하며 ‘당선이 되든 안되든 창원에 남아있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지금은 완전히 이사를 온 상태”라면서 “강남의 빌라에는 권 대표의 모친과 막내 아들이 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측근은 또 “권대표의 모친이 많이 늙으신데다, 오랫동안 사귄 친구들이 있는 곳에서 살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창원으로 모시지 못했다”고 설명했다.또 다른 측근은 “이 집은 권 대표가 신문사를 퇴사하고 강남이 개발되기 이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날 때 기자조합에서 모금한 청약부금식으로 마련한 돈으로 분양을 받은 아파트에서 이사를 간 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권대표는 지난 2002년 대선당시 ‘재건축 마찰로 인한 강금실 법무장관 왕따 해프닝’으로 잘 알려진 서울 강남구 삼성동 K빌라 303호에도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민 kjl9416@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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