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주주 오원수씨 장내서 지분 매각 속내 있나?
2대주주 오원수씨 장내서 지분 매각 속내 있나?
  • 이범희 
  • 입력 2006-09-11 14:44
  • 승인 2006.09.11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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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강 경영권 승계 본격 가속화

대한제강의 2세 경영권 승계 작업에 가속이 붙었다. 최근 대한제강의 최대주주인 오완수(67)회장 일가 등이 보유한 66% 지분이 매각제한 대상에서 풀린 것을 계기로 아들인 오치훈(32) 상무이사에게 주식 50만주(10.50%)를 추가 증여했다. 이에 따라 오 상무의 주식이 1만1,011주(0.23%)에서 51만1,011주(10.73%)로 늘어났다. 반면 오 회장의 지분은 33.96%에서 23.46%로 줄어들었다. 또한 2대주주인 오 회장의 동생인 오원수씨도 지분을 장내에 매각하고 있다. 이 같은 지분 구조변화에 대해 재계에선 대한제강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한제강의 경영권 승계과정을 심층 보도한다.



대한제강이 후계구도 작업에 방아쇠를 당겼다.
대한제강은 지난달 29일 공시를 통해 오완수 회장이 보유한 회사주식 50만주(10.50%)를 아들인 오치훈 상무이사에게 증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증여로 오 상무이사의 지분은 1만1,011주(0.23%)에서 51만1,011주(10.73%)로 늘어났고 오 회장의 지분은 161만주(33.96%)에서 111만주(23.46%)로 줄었다. 지난 8월 30일 증시를 기준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정 회장이 증여한 주식가액은 111억원이다. 오 상무이사의 보유주식 시가총액은 113억 원대로 치솟았고 오회장은 247억원대로 낮아졌다.
이에 오회장 일가 등이 보유한 대한제강 66% 지분이 지난4월 말 의무보호예수에서 풀린 것을 계기로 오 회장의 2세에 대한 지분승계 작업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오 상무의 지분 확대로 인해 대한제강의 2세 경영이 보다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경영권 승계나 후계구도가 오 회장의 장남인 오상무로 굳혀지는 게 아니겠냐”는 전망을 내놨다.


오 상무 10.7% 지분으로 일약 2대주주 급부상 해
그동안 오 상무이사의 지분승계 작업에 발목을 잡은 것은 ‘의무보호예수’ 조항이다. 이는 증권선물거래소 유가증권시장상장규정상 소액투자자 보호 등을 위해 특정인의 보유주식을 증권예탁결제원에 일정기간 의무적으로 예치토록 해 전매를 금지하는 것. 신규 상장 때 최대 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은 상장일로부터 6개월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제강도 지난해 8월 증권선물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만큼, 오 회장 34.0%(162만여 주)를 비롯하여 동생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3.5%(16만여 주) 등 특수 관계인 지분을 포함한 66.2%(314만9,745주)가 매각 제한 대상이었다.
오 상무는 매각제한 대상에서 풀림과 동시에 부친으로부터 대규모 지분까지 물려 받았다. 이에 따라 경영권 승계 작업은 한층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전까지 0.23%만을 보유 중이던 오 상무는 이번 증여로 지분이 10.73%로 확대돼 대한제강 최대주주 및 특수 관계인 중에서 오완수 회장(23.45%)에 이어 2대주주의 반열에 올랐다.
대한제강의 한 관계자는 “오너 입성은 시기상조다. 당분간은 오 상무이사가 오 회장의 동생인 오형근 대표이사를 보좌하는 체제를 유지할 것이다. 경영 승계는 지나봐야 알것 같다”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의무보호예수에서 자유로워지자 바로 지분을 증여한 것으로 볼 때 오 상무이사의 후계구도가 그려지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오형근 대표이사를 보좌한다고 하지만 그가 오너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한제강은 가족주의 경영을 하는 대표적 기업이다. 현재 대한제강의 경우 장남인 오완수씨가 회장을 맡고 지분 1.8%에 불과한 막내 동생인 오형근씨가 대표이사로 회사를 맡고 있다. 다른 가족들은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동안 오회장의 둘째동생인 오원수씨가 9.05%를 보유, 2대주주였다.


오원수씨 ‘나 홀로 행보’ 주목
그런데 오원수씨가 ‘의무예수보호’가 풀리자마자 주식 9.21%(43만8,507주) 중 0.16%(7,730주)를 지난 17일부터 장내 처분에 나서고 있다. 매매동향을 보면 지난 24일까지 하루에 적게는 1,100주, 많게는 1,800주씩 지속적으로 시장에 내다팔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원수씨가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경영권 승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조카인 오 상무가 경영권을 승계할 수 있도록 지분을 몰아주기 위해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 상무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 상무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외국계 컨설팅사인 Arthur D. Little사를 거쳐 맥스이브이(MaxEV)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대한제강에는 지난 2001년 입사하여 경영수업을 쌓고 있다. 현재 재무 및 전략담당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 철강업계 지분 승계… 2세 체제 돌입 확산
철강업계가 후계 구도를 강화하고 있다.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의 외아들 남호씨가 동부제강 지분을 늘리는 것을 비롯해 한국주철관 김길출 회장의 장남 태형씨도 최근 한국주철관 보유 지분을 늘렸다.
지난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부그룹 남호씨가 지난해 말 기준 172만8,260주(6.3%)였던 지분을 214만8,713주(7.88%)까지 늘렸다고 밝혔다. 이는 김준기 회장 지분(5.77%)을 웃도는 것이다. 또 한국주철관 김길출 회장의 장남 김태형씨도 마찬가지다.
그는 기존 보유주식34만7,000주(1.52%)에서 18만7,600주를 더한 53만4,600주(2.34%)로 확보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장내 매입이나 증여 등을 통해 경영권을 이양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범>

이범희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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