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물·저칼로리 메뉴로 공략하라
해산물·저칼로리 메뉴로 공략하라
  •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소장 
  • 입력 2006-07-12 09:00
  • 승인 2006.07.1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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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가 끝나면 회사 동료들과 가끔 고기집이나 통닭집에서 맥주를 즐기곤 했는데, 요즘은 해물 위주의 안주가 나오는 곳으로 단골을 바꿨어요. 삼겹살이나 통닭은 먹고 나면 다음날 몸이 붓고 소화가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해산물 안주는 속이 편하거든요.

인테리어도 한·중·일 분위기가 고풍스럽게 섞여 술 한잔 하기에 좋아 자주 찾는 편입니다.”회사원 김영미(26)씨는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중심으로 한 레드미트(red meat)를 즐긴다. 닭고기 위주의 화이트미트(white meat)를 거쳐 최근에는 몸에 좋은 해산물 위주의 시푸드로 입맛을 바꾸고 있다고 했다. 이제 시끄러운 호프집보다는 편안한 분위기의 이국적인 공간에 매력을 느낀다는 김씨는 남자친구 또한 자기때문에 단골집을 바꾸었다며 수줍게 웃는다.



입소문 마케팅 적극 활용

이처럼 여성고객들의 취향과 기호가 바뀌면서, 업체들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업체들이 여성들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남성들과 달리 소비를 함에 있어 자신의 구미에 더 잘 맞는 것으로 쉽게 갈아타기 때문이다. 충성고객이 될 확률은 적지만, 대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소비재 앞에서는 지갑 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웰빙 흐름에 따라 스스로를 가꾸는 것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무엇보다 입소문 마케팅의 근원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업계로서는 매력적인 소비시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여성들이 움직이면 그들의 동행자 즉, 남성 고객도 잡을 수 있고, 주부를 잡을 경우 아이들 고객도 함께 온다. 이 때문에 각 업체들이 여성 고객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해물퓨전포차 ‘조치조치(www.jochijochi.co.kr)’는 한국의 한정식집, 일본의 이자카야, 중국의 객잔을 섞은 독특한 느낌의 인테리어로 분위기를 중시하는 여성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시끄럽고 산만하지 않아 여자 손님들이 많다. 주로 남녀가 어울려 조용히 술을 즐긴다. 여자끼리 오는 고객도 적지 않다. 해산물 위주의 메뉴 때문이다. 웰빙. 웰루킹(보기 좋은) 열풍이 이어지면서 여성들은 조금이라도 몸에 좋은 것을 찾는다. 조치조치는 저렴하고 몸에 좋은 안주로 여성 알뜰족들을 공략해 매출을 향상시키고 있다.

패스트푸드 ‘웰루킹’ 열풍

웰빙 열풍과 더불어 웰루킹 열풍은 주로 살찌는 음식을 취급하는 패스트푸드업계에 큰 타격을 불러왔다. 승승장구하던 유명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비만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쓰고 사상 유례없는 매출 부진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성들은 다이어트의 적인 패스트푸드에 빠르게 안녕을 고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패스트푸드업체들이 ‘슬로푸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맥도널드, 버거킹 같은 유명 패스트푸드 업체는 유기농 야채를 이용한 샐러드 제품을 선보였고, 호밀빵이나 저칼로리 햄버거 등으로 ‘살찌는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예 처음부터 여성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잡은 업체도 있다. ‘팰리스도넛(www.palacedonut.co.kr)’은 ‘도넛은 달고 느끼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저당도·저칼로리의 도넛을 내놓아 여성을 공략하고 있다. 식물성 기름인 팜유를 사용하고, 기름을 적게 흡수하는 공법을 발효단계에서 적용해 지방함류량과 당도가 낮다. 이 때문에 젊은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윤미영(21·대학생)씨는 “평소 좋아하던 도넛을 먹으면서도 고칼로리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어 자주 찾는다”며 “한 개 이상 먹으면 느끼해 다른 도넛은 손을 놓았지만 팰리스는 담백한 맛에 2~3개는 거뜬하다”고 말했다.

아이들 손에 이끌려 오는 주부들은 조금이라도 칼로리가 낮은 도넛을 먹이기 위해 매장을 찾는다. 팰리스의 이제봉 차장은 “여성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면 입소문에 의한 홍보가 지면 광고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며 “여성들의 구미에 맞춰 지속적으로 맛은 유지하되, 칼로리를 더욱 낮춘 도넛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기에도 좋은 몸이 최고

이제는 몸이 건강해지는 것을 떠나 보기에도 좋은 몸이 최고라는 인식 때문에 여성들은 ‘가꾸기’에 투자하는 것을 아끼지 않는다. 화장품은 물론이고 옷, 액세서리 등 만족할 만한 결과를 가져다 준다면 지갑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에 발맞춰 업체들은 가격을 낮춰 여성 고객들을 유혹해 왔다. 더 많은 소비계층에게 질 좋은 서비스의 맛을 보게 한 후 끊을 수 없는 소비욕구를 갖게 만든다.

즉, 충성고객화함으로써 매출을 유지시켜 나간다. 저가피부관리전문점 ‘피부천사(www.skinangels.co.kr)’는 4,000원부터 6만원대의 다양한 가격대에 고객에게 1:1 맞춤형식으로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 여성들의 발길을 잡았다. 대부분 고가의 서비스로 서민들은 쉽게 이용하지 못했던 마사지 서비스를 동네에서 낮은 가격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여성들에게는 매력적이다.

피부천사 당산점을 연 노명희(41)씨는 전업주부였던 자신의 경험을 떠올려 매장 대기실을 낮시간에 인근 아파트 단지 주부들에게 개방했다. 낮시간에 마땅히 갈 데가 없는 주부들이 이웃을 만나 차를 마시고 담소하는 공간으로 배려한 것이다. 활발한 성격인 노씨는 놀러온 주부고객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렸고 커피는 물론이고 로즈마리, 자스민 등 5가지 허브차를 무료로 서비스했다. 이 후 아파트 인근에 입소문이 퍼져 현재 고정회원만 600여명이 넘는다.

노씨는 피부관리 전문점을 찾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조용한 휴식 공간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 한다는 점에 착안해 서비스를 한 결과 타 매장보다 월등히 높은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다.이처럼 여성은 소비시장의 접점에 있으므로 그들의 기호에 맞추도록 특별히 신경써야 한다. 여성이 표적고객인 업종은 서비스나 마케팅에 따라 매출에 큰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새로운 마케팅이나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 2006 상반기 창업시장 총결산실창업자수 감소…고전의 시기

올 상반기 창업시장은 한마디로 창업 대기자는 많은 반면 현실창업자는 적은 고뇌의 시기였다. 2000년 이후 창업시장에 불기 시작한 웰빙과 가격파괴 열풍은 올 상반기에도 창업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리스크를 줄이고 매출 다각화를 도모하는 복합화형 아이템과 어린이나 여성을 겨냥한 아이템, 퓨전 아이템 등도 어느 정도 선전을 펼친 시기였다.

그러나 투자 대비 수익성 감소와 정보의 부재, 트렌드의 잦은 변화, 정치·경제 전망의 불안정 등의 영향으로 예비창업자들의 창업 투자 비용이 감소한데다 창업에 대한 결정을 미루는 창업시장의 불황도 계속됐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월드컵 특수와 자영업컨설팅 육성 등에 대한 기대 심리를 갖고 제2의 브랜드 론칭 등 신규 창업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대부분 고전했던 시기다. 내수 부진이 심한 탓에 예비창업자들이 소자본에 안전 창업을 도모하면서 실창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었던 것이다.

이같은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여성과 어린이를 겨냥한 아이템은 창업시장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또한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메뉴에 색다른 인테리어를 갖춘 퓨전주점도 각광을 받았다. 한국풍, 중국풍, 일본풍의 컨셉트와 웰빙, 감성마케팅 등을 표방한 다양한 퓨전주점들이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가맹점 수를 급격히 늘려갔다.

상반기 창업시장에서 선전을 펼친 아이템들을 한번 살펴보자70~80년대의 학교를 주점으로 변모시킨 퓨전선술집 ‘짱구야 학교가자(www.jjang9.co.kr)’는 지난해 12월 론칭한 이후 올 상반기에만 21개 가맹점을 오픈하고 10개 가맹점과 계약을 체결했다. 70~80년대 정겨운 학교의 풍경을 되살린 인테리어로 젊은층에게는 호기심을, 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자극해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낙서로 가득한 칠판, 교복을 입은 종업원, 완장, 옛 교과서, 교련복 등이 아련한 학창시절의 추억을 회상케 한다.

출석부 모양을 본떠 만든 메뉴판에는 1분단부터 4분단까지 저렴하고 맛있는 안주가 빼곡히 적혀 있다. 두부 스테이크, 오뎅탕, 낚지볶음 등 50가지가 넘는 메뉴에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저렴한 안주값(4,000~6,000원 대)도 장점이다.

유아교육용품 전문매장과 교육공간을 결합한 유아도서교육전문점 ‘키즈킹콩(www.kidskingkong.co.kr)’도 올 상반기 주부 창업자들로부터 끊임없는 창업문의가 이어진 아이템이다. 지역밀착형 교육서비스 공간으로 자석, 목각퍼즐 등의 교구 판매와 찰흙, 크레파스, 동물모형, 캐릭터 조명 등 교육용품을 각 가맹점에서 판매한다. 매장의 교구 판매와 더불어 놀이공간으로서의 기능도 빼놓을 수 없는 사업 아이디어다. 가맹점마다 유아독서지도 강좌, 엄마가 배우는 멋쟁이 교실, 가족체험교실 등 차별화된 교육내용을 내세워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했다.

정통 뉴욕핫도그를 표방한 ‘뉴욕핫도그&커피’(www.newyorkhotdog.co.kr)는 올 상반기에만 31개 가맹점 계약을 체결했다. 부드러운 빵에 큼직한 소시지와 야채를 넣고 소스를 위에 뿌려 먹는 정통 미국식 핫도그와 에스프레소, 아이스초코, 캐러멜프라페 등 다양한 커피, 스무디 등의 음료 판매로 관심을 끌었다. 소시지를 기름에 튀기지 않는 대신 스팀기를 사용해 쪄서 짠맛을 대폭 줄였고, 육질은 더욱 쫄깃해졌다.

패스트푸드이면서도 건강을 배려한 ‘웰빙식품’이라는 점 때문에 젊은층 사이에 인기다. 이처럼 올 상반기 창업시장의 키워드는 불황을 비롯해 웰빙과 가격파괴, 어린이, 여성 등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리딩아이템이 부재한 상태에서 예비창업자들의 투자금액도 1억원 내외 수준으로 낮아져 전반적인 침체기였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시간·장소·속도·성별 등의 4대 파괴 현상이 계속 이어질 것이며, 스마트 업종의 약진, 모든 업종의 온라인 시장 이동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이>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소장  www.ica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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