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때 느꼈던 쾌감을 2006월드컵 거리응원에서 돈을 벌며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 좋아요.” 지난 23일 세네갈과의 평가전에 앞서 길거리 응원 진행도우미로 일한 이종혁(27)씨의 말이다. 그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진행도우미로 일했다. 이날은 2002년의 영광을 다시 한번 느끼기 위해 뭉친 붉은 악마들로 인해 시청 앞 광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씨의 임무는 붉은 악마들이 안전선을 넘어오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일과 응원단의 질서유지, 행사 뒷정리였다. 이씨는 일하는 동안 붉은 악마들과 어울려 전광판을 통해 경기를 볼 수 있었다. 이날 이씨가 아르바이트 비용으로 받은 돈은 4만원. 이씨는 “신나게 응원하며 아르바이트를 해서 힘이 들지 않았다”며 “본선 때도 길거리 응원 진행도우미로 활동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음료수 판매원도 해볼만
이처럼 월드컵 본선 개막이 며칠 앞으로 다가오면서 월드컵 관련 아르바이트채용이 줄을 잇고 있다. 월드컵 뉴스를 실시간 전송하는 아르바이트부터 응원장 분위기를 띄우는 치어리더, 응원현장에서 음료수를 판매하는 일까지 다양하다.SK텔레콤은 시청 앞 광장이나 청계천에서 단체응원을 관리할 안전·진행 요원을 모집한다. 이들은 월드컵 행사 시 응원단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게 된다. 월드컵 본선경기 기간 시청 앞 광장에만 하루 300명이 넘는 진행요원이 배치될 예정이다.
이들은 잡상인을 단속하고 행사장 질서를 유지하는 일이 주요임무다. 또한 응원단이 돌아가고 난 뒤 행사장의 뒷정리도 한다. 일당은 4만원 선. 단정한 복장으로 월드컵을 즐길 수 있는 젊은이들이 선호하고 있으며, 많은 인원을 모집하기 때문에 친구들과 함께 일하며 경기를 즐길 수 있다. 특히 경호·경비용역 업체 CSIK(02-598-6494)나 더월커뮤니케이션(02-598-6492), 티알아이, MIT커뮤니케이션 등 많은 업체들이 안전요원과 진행요원을 수시로 채용하고 있다. 인력 파견업체 ‘위스맨’은 월드컵기간 중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음료수를 팔 150여명의 인력을 모집한다. 경기장 중간 중간에 설치된 판매대에서 음료수를 파는 일로 일당은 3만5,000원 선. 판매대를 벗어날 수 없어 경기를 직접 보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열띤 현장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월드컵 티셔츠와 패션가발, 판박이스티커 등 각종 응원도구를 판매하는 아르바이트 모집도 늘고 있다. 판매 아르바이트의 일급은 4~5만원 선. 판매량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곳도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문구점과 함께 ‘보즈(www.bozz.co.kr)’ ‘프라피(www. frapy.com)’ 등 월드컵 상품제작 판매업체에서도 아르바이트 채용 사이트를 통해 판매원을 모집하고 있다. 월드컵 축하행사가 곳곳에서 열림에 따라 치어리더로 활동할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는 공고도 눈에 띈다. 치어리더는 경기전과 하프타임 등 쉬는 시간에 응원장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평균 4~5시간가량 근무하며 일급은 5만원에서 8만 원 선이다. 인트로쿠프(02-2113-7210) 등 행사전문업체에서 상시채용을 하며 키 170cm 이상의 여성이면 지원이 가능하다.
재테크형 알바도 있어
축구 경기중계 보조 회사인 스포츠데이터뱅크는 월드컵 기간에 중계 보조 업무를 담당할 아르바이트생을 뽑고 있다. 경기가 새벽에 진행되기 때문에 성실한 인력을 요한다. 집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할 수 있는 재테크형 아르바이트도 있다. 온라인 멀티미디어 게임회사인 자자커뮤니케이션(www.zaza.com)은 월드컵 경기 기간에 휴대전화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 사진·뉴스를 전송할 무선 운영자를 모집하고 있다.
주로 경기가 진행되는 야간시간(오후 9시~오전5시)에 활동하게 되며 집에서 편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당은 2만5,000원에서 3만원선이다. 이밖에도 월드컵 대회 기간 중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언어소통 불편을 덜어주는 ‘동시통역 서비스’와 월드컵 승리 기원 콘서트 쇼 조명 설치 및 철거보조아르바이트 등 월드컵 관련 아르바이트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자세한 채용정보는 커리어 아르바이트 코너(http://alba.carrer.co.kr)등과 같은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커리어 신길자 팀장은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경기도 즐기고 용돈도 벌 수 있어 많은 인원이 모여 조기 마감되는 경향을 보여 마음에 드는 채용공고가 있을 경우 신속히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르바이트 비용을 못 받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급여를 제때 지급하는 회사인지 사전에 꼼꼼히 챙길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범희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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