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선점전략 ① 가격을 낮추어라
두산은 ‘처음처럼’(360㎖)을 출시하며 알코올 도수를 1도 낮추고 공장 출고가를 70원 인하한 730원을 고시했다. 종래 21도였을 때 유지됐던 800원에서 무려 70원(8.75%)이 낮아진 수준.한기선(두산주류BG 대표)사장은 “알코올 도수를 낮춤에 따라 줄어든 제조비용에다 판촉을 비롯한 각종 마케팅 비용 최소화 등을 감안한 것”이라며 “영세한 도매상은 물론 소비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 소매점에서 소주가격이 50원 이상 낮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가격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진로는 두산의 가격인하 정책에 대응하지 않는 대신 종전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며 소주의 고품격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진로는 ‘참이슬’ 리뉴얼 제품을 출시한다. 새 제품의 출고 가격은 종전 공장 출고가 800원을 유지하는 대신에 기존 제품보다 알코올 도수는 0.5~1도 낮추고 소주의 질을 높인 고품격 제품이라는 것. 진로의 한 관계자는 “지나친 가격 인하로 업체 간의 출혈 경쟁만 불러올 뿐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알코올 도수를 1도 낮추면 제조비가 10원 가량 줄어든다.
두산이 공장도가를 70원 인하한 것은 무리한 출혈”이라면서 “참이슬은 기존 공장 출고가를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두산의 저도수 전략에 대응해 알코올 도수를 0.5~1도 낮춘 ‘참이슬’ 리뉴얼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리뉴얼 제품은 소주의 질을 높인 고품격 제품”이라고 말한다. 소주 업계에선 두산의 가격인하 정책에 대해 우려감이 높다. 알코올 도수를 1도 낮춰봐야 종래보다 제조비가 10원 안팎 덜 들어갈 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출혈을 감수한 ‘과도한 가격 인하’라는 분석이다. 향후 두산의 소주 시장점유 상황에 따라 저도수 신제품 개발, 가격인하, 마케팅 전략 등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들이 다각도로 펼쳐질 전망이다.
시장선점전략 ②마케팅으로 승부
순한 소주의 주 소비층은 20~30대. 최근 소주의 소비층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확대되면서 순한 소주는 열풍처럼 소주업계에 대세를 이루며 한 시대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두산의 ‘처음처럼’은 25~35세대 공략에 집중하고 기존의 ‘깨끗한 물’과 ‘몸에 좋은 물’을 컨셉으로 하고 있다. 두산은 제품 자체의 경쟁력을 부각시키기 위해 TV CF 등 광고에 인기 모델을 쓰지 않기로 했다. 두산의 한 사장은 “처음처럼은 1년6개월 이상의 개발과정을 거쳐 알칼리 환원수를 사용한 소주”라면서 “처음처럼은 자연 미네랄과 알라닌을 함유해 술 마신 뒤에도 처음처럼 돌아가는 숙취해소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진로의 ‘참이슬’ 리뉴얼 제품은 더욱 순한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참이슬만의 ‘더 깨끗하고 부드러운 맛’을 강조하고 있다.새롭게 선보이는 참이슬은 알코올도수를 낮추면서도 물맛이 아닌 소주 본래의 맛을 유지하기 위한 제품개발 결과 20.1도로 결정됐으며, 새롭게 특허출원된 ‘은 함유 죽탄여과공법’(특허출원 2005-9466)을 가미해 주질의 부드러움을 더욱 강화시켰다는 것.또한 제품의 신선감을 부각시키고 세계화 추세에 대비해 상표 가로쓰기 및 ‘JINRO’를 강조하고, 상표에 특수잉크를 사용해 일정온도 이하에서 두꺼비 형상이 부각되도록 했다. 20.1도 참이슬 출시를 계기로 진로는 탤런트 남상미를 새로운 모델로 선정하는 등 광고 및 마케팅 활동도 더욱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소주 업계의 양대 메이커 진로와 두산이 저도수 전략 방향에 따라 지방의 소주사들까지 가세할 것으로 보여 소주업계는 또 다시 시장 점유율 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저도주 바람(20도)’이처럼 업계의 선두권인 진로와 두산이 소주 알코올 도수를 내림에 따라 금복주와 보해양조 등 지방 소주사들도 새로운 시장에 대부분 참여하게 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새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을 5년 만에 출시한 두산은 ‘그린소주’의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통해 5.2%에 불과한 전국 시장 점유율을 12월까지 10%, 서울시장 점유율은 10%에서 20%까지 끌어올린다는 각오다.
이러한 시장경쟁에도 불구하고 작년 판매실적은 시장의 변화가 간단치 않을 것임을 보여주고 있는 소주 10개 업체의 점유율은 진로가 5,674만상자(360㎖ 30병 기준)로 55.4%의 점유율을 고수했으며 수도권 점유율은 92.6%에 달했다. 대구·경북지역 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금복주는 995만1,000상자 판매에 9.7%의 전국 시장점유율을 기록해 2위를 지켰고, 부산 시장을 대표하는 대선은 872만7,000상자의 판매실적을 보이며 8.5%의 점유율로 3위. 경남 시장을 갖고 있는 무학은 807만3,000상자의 판매량으로 7.9%, 광주·전남에 텃밭을 가진 보해는 618만2,000상자로 6.0%를 기록하며 4, 5위. 두산은 강원지역을 주 무대로 삼아 544만7,000상자를 판매하는데 그쳐 전체 시장점유율 5.3%로 6위를 기록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충남의 선양(313만1,000상자/3.1%), 전북의 하이트주조(159만5,000상자/1.6%), 제주의 한라산(137만1,000상자/1.3%), 충북소주(114만7,000상자/1.1%) 등의 순으로 이들 10개 업체의 전체 판매량은 1억236만4,000상자로, 전년의 1억218만2,000상자에 비해 0.2% 증가하는 데 머문 것으로 파악됐다.이러한 상황속에서 20도 소주시대를 맞으면서 서울에서도 지방소주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고, 소주시장의 저도화 추세에 맞춰 지방 소주사들의 서울·수도권시장 진출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구명석 gms75@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