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절반은 전략 싸움
총선, 절반은 전략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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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4-28 09:00
  • 승인 2004.04.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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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윤여준 단연탁월 민노당, 노회찬 활약 발군이번 총선 정국에는 하도 변수가 많아서 각 당의 선거 브레인은 수많은 전략과 전술을 구사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물론 열린우리당의 압승, 한나라당의 선방, 민주노동당의 성공, 민주당과 자민련의 참패로 나왔지만 각 당의 막후 선거 참모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우리당의 선거 브레인은 누구 하나를 딱 집어서 설명할 수 없다. 모든 의사 결정이 철저하게 지도부의 토론과 합의에 의해 결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정동영 선대위장과 민병두 총선기획단장, 김한길 미디어단장의 활약은 돋보였다. 정 의장은 비록 ‘노인폄하 실언’을 함으로써 최악의 위기를 초래했지만 막판에 선대위장, 비례대표 사퇴라는 초강수를 기획하고 실천함으로써 당의 기사회생을 도모했다.

민병두 총선 기획단장은 노련한 ‘언론플레이’를 통해 완급을 조절했고, 김한길 미디어단장은 선거유세가 금지된 상황에서 세심한 미디어 연출을 도맡아 했다. 한나라당의 핵심 브레인은 단연코 윤여준 선대위 부위원장을 들 수 있다. 그는 이전 이회창 전 총재의 핵심 브레인이기도 했다. 최병렬 대표 체제에서 한나라당이 최악의 위기일 때 소장파가 한강 둔치에서 천막당사 농성을 벌일 때 가장 앞장서서 분위기를 몰아갔고, 이후 박근혜 대표 취임 후 여의도 천막당사 아이디어를 관철시킨 것과 선거막판까지 ‘거여견제론’을 선거대책으로 입안한 것도 윤여준 부위원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동당에는 특별한 브레인이 없다.

정치적 꼼수보다는 정책과 노선으로 승부했기에 오히려 최초의 원내 진입치고는 많다면 많을 수도 있는 지지율 13%와 10석의 의석을 차지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당의 참신한 정책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한 노회찬 선거대책본부장의 활약을 무시할 수 없다. 텔레비전 토론에서 촌철살인의 발언을 히트시키자 이것이 ‘노회찬 어록’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에 광범위하게 퍼졌다. 이것이 젊은 층들의 민주노동당 지지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브레인은 김종인 공동선대위장과 황태연 국가전략연구소장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들의 ‘김대중 계승론’이나 ‘호남 지역주의 호소’ 전략은 결국 철저하게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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