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氏의 반란… “양녀 경영승계는 안돼”
李氏의 반란… “양녀 경영승계는 안돼”
  • 조경호 
  • 입력 2005-11-21 09:00
  • 승인 2005.11.2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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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마다 기업 문화가 있다. 대림은 전주이씨 인성군파 종친회를 방불케 한다는 평을 들을 만큼 혈연과 지연으로 엮여 있다. 대림산업을 모체로 하여 대림산업, 대림통상, 풍림 등은 일가 친척 기업으로 서로간 협력하며 기업경영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지난 2003년 대림통상의 최대 주주인 이재우 회장 일가와 이 회장의 조카인 이부용 전 대림산업 부회장 일가가 지분 경쟁을 벌이면서 기업문화가 바뀌고 있다. 지난 11월 17일. 이부용 부자가 법원에 낸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신청이 서울지방법원에서 기각되면서 이재우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되는 줄 알았던 경영권 분쟁이 대림산업이 암암리 개입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대림산업 이준용 회장과 이부용은 친형제간이고, 이재우 회장과는 숙질간이다.삼촌과 조카의 싸움을 지켜보던 대림산업이 대림통상의 경영 고립을 노리며 수십 년 동안 거래해 오던 대림통상과의 거래를 올 초부터 축소시켜나가는 방법으로 이부용 회장을 지원하며, 숙부인 이재우 회장을 압박하고 나섰다는 소문이다. 지난 2003년부터 이재우와 이부용 간의 경영권 분쟁이 있을 때부터 대림산업은 대림통상과의 납품 관계를 축소시켰고, 경영권 갈등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올해 들어선 소규모 거래만 있을 뿐 거래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대림통상의 관계자는 “대림산업이 이부용 측을 돕기 위해 점차적으로 거래를 끊는 것 같다. 아직은 경영상 어려움이 없지만 장기적으로 지속될 때 경영에 상당히 지장을 받을 것 같다.

특히 대림요업과 정림산업 등은 건설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상당히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대림통상은 주방용품과 헤어용품을 생산 판매하는 리빙스타를 제외하고는 건설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된 대림요업, 대림 INAX, 정림산업 등으로 이루어진 기업이다. 대림산업과의 갈등으로 번질 경우 대림통상으로선 경영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대림산업의 관계자는 숙질간 경영권 분쟁에 대해 “금시 초문이다. 저희 회사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부용 전 부회장과의 관계는 이미 끝났으며 저희 회사 경영에 전혀 관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대림산업은 올해 국세청 세무조사 문제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때문에 이재우 회장과 이부용의 경영권 분쟁에 개입할 틈도 없었을 것이다.대림산업은 기업이미지를 고려해 이재우 회장과 이부용·이해영 부자간의 경영권 분쟁에 직접 나서지 않고 향방을 지켜보고 있을 듯하다.

양녀에게 경영권 이양 막기 위한 전략

지난 93년 당시 대림산업의 재정을 총괄하던 부회장이던 이부용은 맏형인 이준용 회장이 취임하자 자진해서 대림산업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회사에 적만 올려두고 있었을 뿐 경영에는 욕심이 없던 사람이다. 그런 이부용 전부회장이 왜 장남을 내세워 숙부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가.그 첫번째 시나리오는 이재우 회장이 고령(28년생, 현재78세)이며, 상속할 직계 자손이 없다.현재 호적에 등재된 이효진 이사는 양녀로서 홍 모와 결혼하여, 홍씨가의 사람이라는 것.이재우 회장은 이효진 이사를 끔찍하게 아끼고 있어, 오래 전부터 경영 세습을 위한 경영수업을 받게 했다. 그의 첫 작품은 세계적인 헤어용품 업체인 비달사순과 계약하여 헤어용품을 수입하여 국내에 판매했다.

첫 작품치곤 홈런은 아니지만 안타 정도로 성공을 거두었지만, 기업내 평가는 주방용품 업체인 리빙스타를 유통기업으로 성장시킬 토대를 마련했다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현재 일반기업에 다니던 이효진 이사의 남편 홍 모씨도 대림통상에 합류하여 외조를 하고 있다.현재와 같은 토대에서 이재우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경우 양녀인 이효진을 중심으로 경영세습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이부용에게 숙질간 경영권 분쟁을 불러 일으키게 한 이유라는 것.두 번째는 대림통상은 부동산 가치가 높은 알짜 기업이라는 점. 2004년 매출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003년 대림통상은 대림요업이 가지고 있던 김포 등의 땅을 처분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때부터 M&A사냥꾼들로부터 대림통상은 유혹의 대상이 되었다.

대림통상에서 가장 알짜배기 회사인 대림요업을 키운 이부용의 입장에서 볼 때 자신이 키운 회사의 적대적 M&A를 막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이부용 일가는 이재우 회장을 공격하면서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대림통상 주식 18만9,550주(1.1%)를 장내 매수하여, 지분율이 기존 30.0%에서 31.1%로 높혔다.이재우 회장 측도 지난 8월 이재우와 그의 딸 이효진 이사, 계열사 대림요업 등이 주식 75만주(4.2%)를 추가 매입하여 개인 지분 30.4% 등 47.3%까지 늘렸다. 이밖에 대림요업 등 약 7%의 우호주주를 두고 있어 이재우 회장 지분은 54.3%이다.

지분 매입과정서 이사회 동원 의혹

이재우 회장이 지분매입과정에서 이사회를 동원하여 지분을 늘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대림통상은 이재우 회장에게 지분을 몰아주기 위해 소액주주 지분율이 10%미만이 될 경우 관리종목이 된다는 상법을 무시하고, 이사회를 열어 자사주를 장외 매매 계약 방식으로 처분키로 의결하고, 장외 매매를 통해 이재우 회장 지분을 늘리는데 일조했다는 것.또한 대주주간 지분 매입 전쟁을 치르는 동안 소액주주 지분율이 10%에도 미달하여 관리종목에 지정되자 대림통상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사회를 열어 기존 주주 등을 대상으로 보통주 350만주(증자대금 83억8,350만원)의 유상증자 청약을 받기로 했다.

유상 증자로 주식수가 늘어나면 불리하다고 판단한 이부용은 신주 발행이 이재우 회장의 지분 비율을 높이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면서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지난 17일 서울지방법원에서 기각되었다.또 지난 5월 주총에서 대림통상의 감사 선임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이부영 측은 “이을래 상근 감사가 경영업무에 참여하여 감사로서 역할을 할 수 없다”면서 자신들이 추천하는 상근 감사를 추가로 선임하라고 요구했다.이에 이재우 측은 “이을래 감사는 실질적으로 감사업무 이외에 회사의 경영업무를 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감사를 추가 선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이부용 측은 주주총회결의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이 끝나고 말았다.

최상우 한국투자증권 인수·합병(M&A)·국제금융부장은 “ 재벌 가문은 기업의 정상화와 이를 통한 주주 이익 극대화보다는 경영권이라는 권력에 더 집착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기업 대주주 일가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친족간 이해관계가 첨예해지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대주주들의 세대교체가 한층 본격화되면 이 같은 분쟁이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대림통상의 경영권 분쟁은 대림산업, 전주이씨 인성군파종회의 내부 진통을 겪으면서 내부 논리에 따라 진행되고 일단락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기업 경영권을 둘러싸고 대주주 친족간에 분쟁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족벌경영 체제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친족간 유대관계가 약해지고, 각각의 자녀들에게 돌아갈 몫을 두고 이해관계가 첨예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SC그룹, 제일은행 실적 만회위해 공격적 경영저신용자 대출 시장 진입을 위한 대부업 진출 계획

외국 대형금융그룹들의 국내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씨티그룹캐피탈, GE캐피탈에 이어 영국계 글로벌 금융회사로 SC제일은행 주인인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이 저신용자 대출시장 진출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제도금융시장의 한계선에 놓여있는 저신용자대출시장의 경우 구조적 수급불균형때문에 자금공급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토종업체의 자금력과 신용력이 열세여서 외국 금융그룹의 독무대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SC그룹은 SC제일은행은 우량 고객 위주로 영업을 하고, 제일은행과는 다른 별도 법인을 설립하여 신용도가 낮아 은행대출을 받기 어려운 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고수익-고위험 대출영업을 벌인다는 방침으로 알려진다.

SC그룹은 신설법인을 여신 금융사로 할지 아니면 대부 업체로 할지에 대해서는 고민중이다. 대부업체와 여신금융사 모두 장단점이 있는데다 업종 선택에 따라 규제법령 및 영업인프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여신금융사 형태를 택할 경우 세제혜택이 크고 고객의 신용정보 활용이 가능하다. 반면 여신금융사는 대출액 중 할부금융 비중을 50% 이상 운영해야 한다. 이 때문에 씨티파이낸셜 등 10여개 업체도 여신금융사로 등록했다가 이를 반납하고 대부업체로 전환한 바 있다.대부업체 등록을 하면 영업은 자유롭지만 대손 충당금의 손비인정률이 2%밖에 되지 않아 경영상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특히 대부업체는 정식 금융기관이 아니므로 신용정보 확보가 쉽지 않다. 또한 그룹 브랜드 이미지에 흠집이 생길 가능성도 높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SC그룹이 결국 여신금융사보다는 대부업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SC제일은행은 올초 SC그룹에 인수된 이후 통합비용 등으로 인해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이 좋지 못한 상태이다. 자산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SC제일은행은 전 세계 SCB 그룹 자산(약 200조원)의 22%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그 때문에 SC그룹 내부에서도 SC제일은행의 자산건전성 악화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SC그룹은 SC제일은행의 경영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고수익 고위험 대출은 신설법인으로 집중하여 SC제일의 건전성 회복에 주력하는 방안인 것으로 알려진다.최근 시중은행 뿐 아니라 제2금융권에서도 신용도가 낮은 고객에 대한 대출을 꺼리고 있어 대출업계의 대출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태이다.현재 국내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시장에는 GE캐피탈, 한국씨티그룹캐피탈 등 외국계 금융기관과 일본계 대부업체, 토종 대부업체 등이 치열한 영업전쟁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SC그룹까지 가세하면 더욱 영업전쟁은 피가 튀길 것으로 전망된다.

조경호  news002@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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