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금 ‘비타민 드링크’ 열풍”
“대한민국은 지금 ‘비타민 드링크’ 열풍”
  • 정혜연 
  • 입력 2005-07-29 09:00
  • 승인 2005.07.2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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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한 병 드실래요?”요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비타민 음료수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음료수 하나를 마셔도 이왕이면 몸에 좋은 것을 마시자는 ‘웰빙 바람’이 거세지면서, 과거 슈퍼마켓에서 탄산 음료수를 집었던 사람들이 이제는 비타민 음료수를 찾고 있는 것. 소비자들의 패턴이 달라짐에 따라, 비타민 음료를 생산하는 이른 바 ‘비타민 드링크’ 시장의 규모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 시장이 처음 형성된 것은 지난 2001년. 광동제약이 비타민 드링크제 ‘비타 500’을 선보인 것이 처음이었다. 당시 국내에는 ‘마시는 비타민’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을 뿐더러, 비타민 드링크제라는 시장조차 형성돼 있지 않았다. 하지만 불과 4년만에 이 시장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2001년 연 매출 50억원으로 출발한데 이어, 불과 3년만인 지난해 1,600억원으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전체 드링크 시장 중에서 ‘비타민 드링크제’ 시장의 규모가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의 규모가 늘어나자, 각종 제약회사들과 음료수 회사들도 앞다퉈 비타민 음료수를 내놓고 있다. 2005년 드링크제 시장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현재 국내에서 ‘비타민’이 함유된 드링크제를 내놓은 대형 회사는 크게 7개 회사.광동제약의 ‘비타500’, CJ의 ‘제노비타’, 동아제약의 ‘비타그린’, 동화약품의 ‘비타천’, 일양약품의 ‘비타씨’, 해태음료의 ‘메가비타’, 종근당의 ‘비타포유’ 등이다.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와 제품명을 외우기가 헷갈릴 정도로 수많은 ‘비타민’ 드링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국내에서 ‘비타민 드링크’ 열풍이 분 이유는 웰빙 트렌드 때문이다.

지난 2000년대를 전후해 전세계적으로 ‘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 바람이 음료 시장까지 영향을 끼친 것이다. 특히 음료 시장 중에서도 기능성 음료인 비타민, 아미노산, 섬유, 다이어트 음료 시장 등의 성장률은 기하급수적이었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가장 인기를 끈 것은 비타민 제품이었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비타민이라는 성분 자체가 일반인들에게 가장 익숙한데다가, 맛과 영양이 좋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드링크의 주요 고객층이 과거 노동자나 서민층에서 일반 오피니언 리더그룹으로 넓어지면서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현재 이 시장에서는 광동제약의 ‘비타500’이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군소업체들이 속속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광동제약의 ‘비타500’의 매출은 올해 1/4분기에만 217억2,000여만원. 이 기간동안 팔린 ‘비타500’의 개수는 무려 3억4,108만개가 넘는다.

광동제약 전체 매출 중에서 ‘비타500’이 차지하는 비중은 49%다. 거의 절반이다. 하지만 광동제약의 독주를 다른 군소업체들이 지켜보지는 않을 분위기다. 현재 비타민 드링크제 시장은 광동의 ‘독주’ 때문인지, 정확한 매출 집계가 나와 있지는 않다. 동화약품의 관계자는 “전체 연간 매출 실적은 내지만, 비타민 드링크제만 따로 내놓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동화약품의 경우, ‘비타천 외 기타 제품’의 1/4분기 매출은 232억원을 기록했다.

일양약품도 ‘비타씨 이외의 제품’의 매출은 100억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비타민 드링크 시장의 ‘미투 제품’들은 본래 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던 제품보다 맛에 있어 차별성을 갖고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겠다는 분위기다.CJ주식회사의 관계자는 “향후 비타민 드링크제 시장의 규모가 계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에 변화가 올 가능성이 많다”고 내다봤다. 2005년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를 타고 제약회사와 음료수 회사들의 보이지 않는 ‘비타민 전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 광동제약 부도위기에서 ‘대박’ 터뜨린 ‘비타500’ 신화

지난 2001년 ‘신제품’, 2005년 ‘국민음료’. 바로 광동제약의 ‘비타500’을 일컬어 하는 말이다. 광동제약의 ‘비타500’은 제품을 출시한 지 불과 4년 만에 연간 매출 1천억원 시대를 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이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비타500’에도 눈물과 좌절의 시간을 있었다. 광동제약의 관계자는 “요즘 성공사례로 얘기를 할 때는 신기하기도 하다”며 “‘비타500’이 처음 출시됐을 때 히트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이 관계자의 설명을 듣자면, 이는 전혀 빈말은 아닌 듯 싶다.

광동제약이 ‘비타500’ 개발에 착수했던 지난 99년은 광동제약으로서는 최악의 해였다. 당시 회사는 IMF 이후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1차 부도가 난 상황이었다. 회사의 회생 여부 자체가 불투명했고, 직원들의 사기도 벼랑 끝으로 떨어졌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는 상황.이런 다급한 상황 속에서 회사에 회생의 기반을 마련해준 것은 바로 마시는 비타민 음료인 ‘비타500’이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비타민은 과립이거나, 알약이 대부분이었다. 몸에 좋은 영양소라는 사실은 알았지만, 섭취하기가 까다로웠다. 광동제약은 이런 취약점이 바로 성공의 요소였다고 말한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비타민 음료수이면서도, 맛이 좋은 것이 첫 번째 성공 비결”이라고 꼽았다. 영양소가 파괴되지도 않고, 그다지 시지도 않은 맛이었던 것. 하지만 막상 제품을 개발하고 나니 유통이 문제였다.

당시 비타민은 약품으로 분류돼, 특정 지역에서만 구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광동제약은 ‘비타500’을 들고 약국은 물론, 슈퍼와 편의점, 사우나, 골프장 등 닥치는 대로 돌아다녔다. 두 번째 성공 요인이 바로 이것이다. 특히 광동제약은 과거 드링크제 시장이 고령인 사람들에게 치중해있던 점에 착안, ‘비타500’의 주요 소비자층을 젊은 리더로 정하고 공격적 마케팅을 펼쳤다고 한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매번 문제에 부딪칠 때마다 해결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오늘날 성공의 열쇠가 된 것 같다”며 웃었다. <연>

정혜연  chy@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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