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비는 언제부터 했나. ▲ 3년 전부터 극비리에 진행했다. 대우그룹이 몰락하면서 계열사들은 대부분 정부 주도 하에 매각이 진행됐다. 그러나 매각이 빨리 진행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안타까웠다. 사실 남상국 대우건설 사장의 자살 이면에는 이에 대한 압박감이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유야 어쨌든 빨리 주인을 찾지 못하면서 불상사가 발생한 것이다. 매각 작업이 계속 늦춰진다면 더 큰 불상사가 생기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본다.
- 일부 계열사는 이미 매각되지 않았나. ▲ 그렇다. 그러나 흡족하지는 않다. 최근 들어 국내 산업에 대한 중국 자본의 프로포즈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중에서도 대우건설과 대우인터내셔널은 인수 대상 영순위로 꼽히고 있다. 알짜배기 회사들이 헐값에 중국 자본과 타 재벌회사에 넘어가는 것을 보고싶지 않다.
- 그 이유는. ▲ 중국은 현재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있지만 탄탄한 건설회사가 거의 없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대우건설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대우건설은 특히 고부가가치 사업인 플랜트에 강해 중국 업체들이 군침을 삼키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중화사상도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본다. 대우건설은 국민생활의 밑바탕이 되는 아파트 건설이 많다. 중국은 대우건설을 인수함으로써 문화적으로 한국을 예속하려는 분위기가 팽배해져 있다. 나는 토종 자본을 통해 알짜배기 회사를 지키고 싶은 것 뿐이다.
- 대우 부활 프로젝트 진척도는. ▲ 이미 상당 부분 마무리됐다. 현재 대우건설과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 중이다. 컨소시엄은 대주그룹 이 주도하게 된다. M&A의 ‘큰손’으로 꼽히는 군인공제회를 비롯해 40여개의 중견 기업과 국내외 사모펀드와도 어느정도 의견조율을 끝냈다. 매각 공고만 나면 언제든 입찰이 가능하도록 준비를 마쳤다. 우선적으로 대우건설을 인수하고, 연내에 대우인터내셔널도 인수할 계획이다.
- 김우중 회장과 교감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있다. 이번 컨소시엄은 토종 자본으로 구성돼 있다. 외국계 사모펀드가 일부 참여할 예정이지만, 비율은 30% 미만이다. 이들도 알짜배기 국내 회사들이 헐값에 해외 자본에 넘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 김 회장의 재기설이 나오고 있다. ▲ 김 회장은 원래 천성적으로 부지런한 사람이다. 세계 경영을 해오면서 유럽과 동남아에 지인이 많다. 일부 언론을 통해 재기설이 나오고 있지만, 사실 여부는 불투명하다. 대법원 판결까지 난 마당에 더 이상 어떻게 하겠나. ‘김우중=대우’의 연결고리는 이미 끝났다고 볼수 있다. 평생을 비즈니스맨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 얼마전 출범한 ‘김우중과 한국경제를 생각하는 대우인의 모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순수한 입장에서 하는 것이라면 괜찮다. 그러나 김우중의 후원세력화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특히 김 회장을 재기시켜야 한다는 부분은 오히려 김 회장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다. 순수한 의도로 김 회장을 돕고 싶다면 언론에 노출하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대우맨들이 피땀 흘려 일구었던 알짜회사(전 대우그룹 계열사)들이 하나 둘씩 해외자본에 넘어가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습니다. 대우그룹 ‘부활’을 위한 프로젝트를 극비리에 진행 중입니다. 이를 위해 대우건설과 대우인터내셔널을 최우선적으로 인수할 예정입니다. 과거 대우그룹 계열사였던 회사들도 이같은 방법으로 하나 둘씩 다시 모을 계획입니다.”대우그룹 마지막 구조조정본부장인 김우일 대주그룹홀딩스 대표(전 대우그룹 상무)는 <일요서울>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대우그룹 재건플랜이 가동되고 있다”고 처음 밝혔다. 김 대표는 3년 전인 지난 2002년 대우그룹 침몰에 대한 논란이 한창 뜨거웠을 당시 ‘대우그룹 몰락에 숨겨졌던 비사’를 공개해 전국민의 비상한 관심을 받은 인물이다. 당시 그는 “대우그룹이 분식회계로 숨긴 40조원의 부채와 비자금으로 만든 수십개의 위장계열사가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제는 입장이 바뀌었다. 그는 <일요서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그동안 소문으로만 나돌던 대우그룹 재건 프로젝트의 실체를 전격 공개했다. 그는 지난 7일 대한화재보험 빌딩 15층 대주그룹홀딩스 사장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대우그룹 재건을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됐으며, 현재 전 대우그룹 계열사를 인수하기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 컨소시엄은 1차로 약 2조원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전했다. 그룹 재건을 위한 그의 구상은 현재 상당 부분 마무리된 상태. 현재 자산공사에 넘어가 있는 대우건설, 대우인터내셔널 등 옛 대우그룹 계열사의 매각 공고가 나오면 언제든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M&A(기업 인수 및 합병) 전문기업인 (주)대주그룹홀딩스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대주그룹 계열사로 기업 M&A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그는 “대주그룹홀딩스를 축으로 인수컨소시엄을 구성했고, 회사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한 상태”라며 “컨소시엄 참여업체는 대주그룹과 A사모펀드, 중견기업 등 50여개사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는 “대우건설 인수는 현재 투자시장에서 막강한 자금력을 자랑하고 있는 군인공제회 등 대규모 자본을 가진 단체나 기업도 뛰어 들었다”고 전해 이 계획이 상당부분 진척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군인공제회는 최근 대우건설 인수 참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김승광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최근 “국내 M&A시장에 나온 10여개 기업에 대해 인수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라면서 “특히 대우건설과 우리은행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당시 김 이사장은 “두 곳에서 비공식적으로 대우건설 인수 컨소시엄 참여를 제안받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그는 군인공제회가 컨소시엄에 참여 했는지는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군인공제회가 이미 인수시장에 뛰어든 점을 밝히며 우회적으로 군인공제회와 연관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군인공제회도 최근 (대우그룹 계열사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의사를 밝혔다”면서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군인공제회까지 이 프로젝트에 가세한 만큼 실현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에 김우중 회장의 입김이 작용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컨소시엄은 토종 자본으로 구성돼 있다. 외국계 사모펀드가 일부 참여할 예정이지만, 비율은 30% 미만이다. 이들도 알짜배기 국내 회사들이 헐값에 해외 자본에 넘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김우중 회장은 프로젝트에 관여한 바 없다”고 말했다.그는 “대우그룹은 나에게 ‘조강지처’다. 대우건설의 매각 공고가 나오는 6월 정도면 가시적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도 가능하면 연내에 마무리짓고 싶다”고 말했다.
이석 suk@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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