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태원 우리가 접수 했심더∼
이제 이태원 우리가 접수 했심더∼
  • 정혜연 
  • 입력 2005-05-03 09:00
  • 승인 2005.05.0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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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전으로 치닫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신춘호 농심 회장간의 이태원 집싸움이 신 회장측의 소송취하로 일단락되면서 새삼 이태원 이건희 회장 가족 집에 대한 관심이 높다.특히 이 싸움이 마무리된 배경이 이 회장이 신 회장의 집을 매입했기 때문으로 알려져 도대체 이 회장 가족이 이태원에 어느 정도의 주택부지를 소유하고 있는지 궁금증이 일고 있다. <일요서울>이 용산구청에 확인해본 결과, 이건희 회장 일가 명의로 된 이태원 1동 일대의 집 부지는 전체 땅 면적 중에서 1.3%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용산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이태원 1동의 면적은 약 18만5,000평(61만㎡)이다. 이 중 이건희 회장 직계가족 명의로 된 땅(회사 명의의 땅은 제외했다)은 약 2,100평(6,853.4㎡)으로 확인됐다.

이 회장이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소유의 토지와 집(약 200여평)을 모두 매입할 경우 보유하는 땅은 약 2,300평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 회장 직계가족이 아닌 회사 명의의 땅 까지 모두 합할 경우, 삼성가가 이태원 1동에 보유하고 있는 땅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이태원 1동은 미 8군과 인접한 지역이어서 주거지역보다는 주로 상가촌이어서 실제 거주하는 세대수가 4,000 세대가 채 안된다”고 말했다. 이로 미뤄보면, 이태원 1동에서 실제 거주할 만한 땅의 상당 부분은 이 회장 가족의 소유라고 볼 수 있다. 이 회장 가족이 보유한 이태원 1동의 땅을 세부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이 회장은 이태원 1동 135-XX, 135-XX, 135-XX번지 등 3필지에 약 530여평을 갖고 있다. 부인 홍라희씨는 같은 동 135-XX, 135-XX, 135-XX 번지 등 3필지에 약 500평을 보유하고 있다.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는 이태원1동 101-X, 101-X, 133-X번지와 한남동 749-X번지 등 4필지에 약 470평을 보유하고 있고, 큰 딸 이부진 신라호텔 상무는 135-XX, 135-XX, 135-XX, 101-XX번지 등에 약 460평을, 둘째딸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보는 135-XX번지에 약 190평을 보유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회장 자녀들의 땅 보유내역. 확인 결과 이 회장 자녀들이 보유한 이태원 땅 매입시기는 90년대 초중반으로, 매입 당시 이들의 나이는 만 23~24세였다. 때문에 당시 이 지역 땅값을 감안하더라도 이들이 땅을 사는데 들어간 돈이 20억원 이상으로 추정돼 자금출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또하나 재미있는 부분은 땅의 경우 이 회장을 비롯해 부인, 아들, 딸 등 5명(막내딸 명의의 땅은 없다)으로 되어 있지만, 주택은 이 회장 명의의 집 두 채와 이재용 상무 명의의 집 한 채뿐이다. 말하자면 땅은 갖고 있지만, 건축물은 없는 것. 이 회장 직계 가족 중 이곳에 제일 먼저 둥지를 튼 사람은 이 상무. 이 상무는 1992년 11월30일 이태원1동 101번지의 땅 약 470여평을 한 차례 거래로 사들였다. 당시 이 상무의 나이는 만 23세. 그는 1992년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했고, 서류상으로는 1991년부터 삼성그룹 총무팀에 근무한 것으로 돼 있었다. <사진2>이태원 1동에 위치한 부동산 관계자는 “실제로 거래되는 사례가 없지만, 인근 지역의 평당 가격은 1,000만원 정도”라며 “부촌이기 때문에 10년 전이나 현재나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이 상무가 이 땅을 사기 위해 지불한 돈은 대략 47억원. 그는 땅을 사들인 이듬해인 1993년 1월9일에는 주택에 대한 소유권 이전도 했다.

이 상무 명의의 이 집은 총 173평 규모.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집은 1층 93평, 2층 35평, 지하 36.3평, 차고 9평 등이다. 때문에 이 상무는 취직 1년만에 수십억원대의 땅과 집을 가지게 된 셈이다. 이 상무의 뒤를 이어 이태원1동 땅을 매입하기 시작한 사람은 이 회장의 큰 딸 이부진 상무다. 이 상무는 1995년과 1996년 두 차례에 걸쳐 이 부근의 땅을 사들였다. 흥미로운 점은 이 상무가 1995년 처음 땅을 매입한 135번지의 평수는 고작 2평(7㎡)이다. 이후 이 상무는 1996년 135번지와 101번지 부근의 땅 약 455평을 매입했다. 당시 이 상무는 만 24세. 그가 이 땅을 매입하기 위해 쏟아부은 돈은 최소 45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 상무는 지난 2003년 6월 135번지에 또다시 1평도 안되는 땅을 사들였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잘 설명하지 못할 만큼 이해할 수 없는 땅 매입 과정이다.이 회장의 둘째딸 이서현 상무보가 이태원 1동의 땅을 사들인 것은 오빠와 언니보다 조금 늦은 1998년이었다.

이 상무보는 1998년 1월 135번지 일대의 땅 190평을 사들였다. 당시 그의 나이는 만 24세였고, 그 역시 땅을 매입하기 위해 최소 19억원 정도를 사용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회장과 부인 홍라희씨가 이태원 1동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것은 자녀들이 차근차근 이 지역의 땅을 매입한 뒤였다. 이 회장과 홍씨는 지난 2002년 이 지역 일대 땅을 독식했다. 이 회장은 2002년 135번지 일대의 땅 520여평을 사들였다. 당시 이 회장이 매입한 땅 중에는 고 전락원 파라다이스 회장이 살던 곳이 포함돼 있어 화제를 모았었다. 홍씨 역시 2002년 135번지 일대의 땅 430여평을 한꺼번에 사들였다. 이로써 이 회장의 직계 가족들은 이태원 1동 일대의 땅 2,000여평의 실질적인 소유주가 됐다. 그러나 이 땅에 집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수 년이 지나서였다. 신춘호 농심그룹 일가와 감정적 다툼이 벌어진 것도 바로 이 시기였다. 이태원1동 일대의 땅은 이건희 회장과 홍라희씨, 이재용 상무, 이부진 상무, 이서현 상무보의 명의로 돼 있지만, 실제적으로 그 땅 위에 건축한 집은 모두 이건희 회장의 명의로 돼있다.

이 회장의 자택은 크게 두 곳이다. 135-50번지 일대와 135-40번지 일대. 현재 국내에서 가장 고가의 주택으로 분류된 곳은 135-50번지 일대의 자택이다. 이 자택이 있는 토지는 이부진 상무와 이서현 상무보가 예전에 매입한 땅이다. 이 회장은 큰딸인 이 상무 소유의 땅 두 필지와 둘째딸인 이 상무보의 땅 한 필지를 묶어 집을 지었다. 이 집은 지하 2층, 지상 2층짜리 단독주택인데, 총 건평이 1,033평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이 회장의 집은 모두 지상보다 지하의 면적이 훨씬 넓다는 점이다. 새로 건축 중인 이 집은 지상1층 185평, 지상2층 109평, 지하1층 384평, 지하2층 355평으로 이뤄져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이 집에 대한 등기를 끝마친 상태다. 바로 옆에는 이 회장 소유의 집이 한 채 더 있다. 135-40번지 일대다. 이 집은 이 회장과 부인 홍 씨가 소유한 땅 위에 세워졌다. 1층짜리 단독 주택인데 이 회장의 명의로 돼있고, 역시 지하 공간이 지상보다 훨씬 크다. 이 집은 총 960평인데, 1층 70평, 지하1층 186평, 지하2층 340평, 지하3층 364평으로 이뤄져있다. 이 회장은 올해 4월 이 집에 대한 등기를 마쳤다. 그런데 이 회장은 이번에 이사를 준비하면서 불거진 문제로 인해, 맞은편인 신동익 부회장의 집까지 인수함에 따라, 명실공히 이태원1동은 이건희가의 직계가족 마을이 됐다.

정혜연  chy@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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