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결함인가 관리소홀인가
구조적 결함인가 관리소홀인가
  • 김재윤 
  • 입력 2004-12-13 09:00
  • 승인 2004.12.1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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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수기 물탱크 안에서 바퀴벌레가 서식한다는 소비자들의 민원이 제기되면서 정수기에 구조적 결함이 있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업체측에서는 “바퀴벌레 등 이물질이 전혀 들어가지 않으려면 진공 상태로 만들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며 반박하고 있다.지난 11월 충남 서산시에 거주하는 K씨는 웅진코웨이 정수기 물탱크에서 바퀴벌레 10여마리를 발견했다. K씨는 “정수기 물탱크까지 바퀴벌레가 들어갔다면 정수기 구조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니냐” 며 회사측에 즉각 항의했다.그러나 웅진코웨이측 관계자는 “구조적인 문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바퀴벌레뿐만 아니라 개미 한 마리도 물탱크 안으로는 절대 들어갈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고 반박하며 “물탱크 안으로 침투했다면 급수구 쪽으로 했을 것이다.

자체 조사결과 K씨 자택의 위생관리에 문제가 많아 수많은 바퀴벌레가 서식하고 있었다” 고 해명했다.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바퀴벌레, 개미 등 해충이 정수기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 이라고 언급하며 “구조적 결함은 터무니없는 주장” 이라는 반응이다.업계 관계자는 “해충이 가장 좋아하는 서식 조건은 알맞은 온도와 물이다. 따라서 정수기의 온수 탱크 주위나 정수기 주위에 해충이 모여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몸집이 작은 해충인 경우 몇 마리 정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지 않겠느냐” 고 설명했다. 웅진코웨이 연구소 관계자도 “냄새 제거 및 물맛을 개선하기 위해 필터 밑 부분에 ‘포스트 필터’ 를 장착하는데 그 속에는 코코넛 껍질이 들어가므로 단맛을 좋아하는 바퀴벌레나 개미 등이 정수기 주위에 몰릴 수밖에 없다” 고 언급한 뒤 “현실적으로 정수기를 진공상태로 만들 수 없다. 그러므로 가정에서는 해충 퇴치에 힘써야 될 것” 이라고 지적했다.

K씨와 웅진코웨이측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부분은 바퀴벌레의 물탱크 침투 여부. 피해자 K씨는 “지난 8월 정수기 구입 후 석달 동안 단 한 번도 정수기를 열어본 적이 없다. 부엌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는데 어떻게 바퀴벌레가 들어갈 수 있겠느냐” 며 사측에 책임을 추궁했다. 한 시민 단체 관계자도 “대부분의 정수기는 물탱크가 밀폐되어 있지만, 완전히 밀폐될 경우 물이 나올 수 없기 때문에 ‘공기구멍’ 을 뚫어놓고, 벌레가 들어가지 않게 스펀지로 막아 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기구멍은 아주 작지만, 개미는 충분히 들어갈 수 있으며, 새끼 바퀴벌레조차도 통과할 수 있다” 고 밝혔다. 그러나 웅진코웨이를 비롯한 정수기 업체들은 바퀴벌레의 물탱크 침입 여부에 대해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정수기 안이라면 모를까 물탱크까지는 절대 접근할 수 없다. 작은 벌레들의 경우 환기구를 통해 정수기 안쪽으로 침입할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먼지 등 이물질 침투를 막아야하므로 구조적으로 큰 틈이 있을 수는 없다” 고 반박했다.현재 K씨는 웅진코웨이측과 보상문제를 놓고 협상중에 있지만 시각차가 커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회사측은 “문제가 된 제품은 반환조치했으며 그동안의 임대비용도 환불해줬다. 또, 계약해지에 따른 위약금도 받지 않았다” 고 밝혔다.그러나 K씨는 “웅진코웨이측의 과실이므로 위약금을 물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위약금 문제로 생색을 내고 있다. 실질적인 피해보상을 원한다” 고 말해 웅진코웨이측은 문제 해결에 난항을 겪게 됐다.

김재윤  yoonihooray@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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