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가리고 아웅한 ‘베란다 트기’
눈가리고 아웅한 ‘베란다 트기’
  • 김재윤 
  • 입력 2004-12-13 09:00
  • 승인 2004.12.1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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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원건설이 불법 구조 변경으로 행정처분을 받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또, 행정처분으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자 입주자들에게 아파트 완공 전 사전입주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성원건설측은 ‘가 사용승인’ 을 받았다며 입주의 적법성을 주장했지만 입주지연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 협상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인시 구성읍에 있는 성원건설 ‘쌍떼빌 아파트’ 원 준공일은 지난 10월 31일. 그러나 성원건설은 준공일에 맞춰 공사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용인시측으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용인시측은 “구조변경한 베란다를 원상대로 복구하라” 는 명령을 내려 성원건설은 두 달간 추가공사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문제가 되고 있는 아파트 베란다는 성원건설측이 분양시 내걸었던 조건이다. 성원건설측은 ‘타사 아파트보다 더 넓은 공간을 제공하겠다’ 며 입주자들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성원건설은 정상적인 설계도로 건축허가를 받은 뒤 베란다를 터서 공간을 넓힌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처분을 받고 베란다와 방, 거실을 구분짓는 ‘베란다 복구공사’ 를 했지만 아파트는 구조적인 문제를 노출할 수밖에 없었다. 아파트가 확장을 전제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배수구가 없다. 거실과 발코니는 단차이가 나는 것이 일반적인데 두 공간의 높이가 같은 것이다.한 입주 예정자는 “누수되면 물이 배수구로 빠질 수가 없어 집안으로 스며들 수밖에 없다” 고 항의했다.또, 베란다 연결 공사를 하더라도 공사 과정에서 아파트 벽이 깨지고 부서지는 문제도 파생될 수밖에 없다. 현재 베란다 연결 공사로 인해 피해를 본 가구 수는 전체 860가구 가운데 750가구. 일부 입주 예정자들은 “새 아파트에 손대는 모습을 보니 어처구니가 없다” 며 분통을 터뜨렸다.

입주날짜가 지나도록 원상복구 공사가 계속되자 전에 살던 집을 비워야만 하는 일부 입주 예정자들은 기다리다 못해 공사중인 집에 짐을 풀기도 했다. 이삿짐을 풀어 놓은 한 입주민은 “성원건설측이 공사 다 했으니까 들어오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하나도 안 돼 있다” 며 “당분간 수재민처럼 생활해야 한다” 고 말했다.입주자들은 “감독관청인 용인시가 입주자들의 지속적인 민원에도 불구하고 성원건설측에 미온적이고 형식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입주자들은 “입주 점검을 하러 현장에 갔었지만 지난 7월 사전 점검 때보다 나아진 점이 없었다.

그러나 성원건설에서는 전담 직원을 고정 배치시키며 여전히 사전 입주를 권장하고 있다.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용인시측에서는 관리, 감독에 소홀하다”고 주장하며 “성원건설측이 정식 사용 승인을 받기 위한 요식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닌가” 라며 문제를 제기했다.이에 대해 성원건설측은 “준공이 늦어진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시인한다”고 밝히면서 “분양당시 회사측 입장과는 상관없이 현장소장이 독자적으로 베란다 확장 문제를 결정했다. 현재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삿짐 비용 등 입주민들의 손해배상을 해주고 있다” 고 해명했다. 또, 사전입주 강행에 대해 “얼마전 용인시측으로부터 ‘가 사용승인’ 허가를 받았다. 따라서 주민들 입주에 법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 베란다를 제외하고 가스, 수도, 전기 등 기타 시설에 대한 문제가 전혀 없기 때문에 가 사용승인을 받은 것” 이라고 반박했다.

용인시 주택과 담당자도 “성원건설에 특혜를 주거나 비리를 눈감아 준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밝히며 “주택법 위반으로 성원건설을 고발조치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성원건설측과 용인시의 해명에도 주민들은 “미비한 입주 환경에도 불구하고 사용승인이 난다면 성원건설과 용인시에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 이라고 밝혀 성원건설은 최종 협상에 난항을 겪게 됐다.

성원건설 전윤수 회장 왕성한 활동 눈길
골프장·스포츠센터 등 인수 잇따라


전윤수 성원건설 회장이 경영난에 빠져 구설수에 오르내리면서도 최근 왕성하게 사업활동을 전개해 건설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화의종결 이후 전 회장은 골프장과 스포츠센터를 묶는 레저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골프장과 스포츠 센터 건설에 핵심 역량을 집중시켜 3~4년 내에 두 분야의 선두로 올라서겠다는 복안이다. 전 회장은 지난해 익산CC(18홀)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 7월에는 장호원CC(18홀)를 인수했다. 이에 앞서 올 2월에는 부산의 스포츠센터인 발리피트니스센터를 인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장기적으로는 100만평 규모의 레저타운을 건설한다는 계획 아래 땅을 물색 중이다. 그러나 건설업계 일각에선 전 회장의 활동을 고운 시선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자기 건설회사에 일감을 주기 위해 골프장 건설에 집착한다는 비판이다. 업계에서는 아울러 투입되는 대규모 자금에 대해서도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중견 건설업체의 한 자금담당 상무는 “화의까지 갔던 기업이 어떻게 단시일 내에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재>

김재윤  yoonihooray@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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