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적 차원서 사면할 때 됐다”
“대승적 차원서 사면할 때 됐다”
  • 정하성 
  • 입력 2004-12-03 09:00
  • 승인 2004.12.0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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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해지던 김우중 대우그룹 전회장 귀국설이 또다시 등장했다. 김 전회장의 귀국설은 지난 2001년부터 잊을만하면 나타나기를 반복해왔다. 이번엔 정치권과 학계, 그리고 김 전회장의 가족과 옛 동지인‘대우맨’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지난 10월 28일 박계동 의원이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김 전회장을 비롯해 불법대선자금에 연루된 정치인들에 대한 사면을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박 의원은 김 전회장에 대해 “정치적 사형을 당한 만큼 자유롭게 해주어야 한다”며 “건강이 악화된 만큼 정상을 참작해줘야 한다. 대승적 차원에서 사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일부 학계에서도 김 전회장의 ‘세계경영’이 재평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김 전회장과 친분이 있는 대학교수들은 그의 조기귀국을 위해, 현정부 고위층과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처럼 “이제 김 전회장이 귀국할 때가 됐다”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 전회장의 옛동지인 대우맨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대우그룹 전직 임원들은 지난 10월 말 김 전회장의 아내 정희자씨 등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포천 아도니스 골프장에서 골프회동을 갖기도 했다. 모임에는 대우종기 양재신 사장, 대우일렉트로닉스 김충훈 사장 등 전현직 대우 임원이 대거 참석했다.이 모임은 대우자판 측이 옛 대우계열사 임직원에게 차량 구입시 할인혜택을 주는 등 판촉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이뤄 진 것. 하지만 그룹해체이후 잠잠했던 대우 전직 임원들이 뭉친 것에 대해 “예사롭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옛 대우맨들이 모여 만든 ‘대우인회’의 활동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서울역앞 대우재단빌딩에 사무실이 마련돼 있으며 회원수만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이에 대해 “‘환란의 주범, 부실기업의 대명사’등 그간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대우의 이미지를 벗고, ‘명예회복’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그간 숨죽이고 있던 김 전회장의 가족들도 대외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 전회장의 차남 선협씨가 옛 대우계열의 사회복지재단인 대우재단의 이사로 등재, ‘대우그늘’안으로 들어왔다.대우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선협씨는 지난해 10월 대우재단 이사회를 통해 등기이사로 추대, 이사회 멤버로서 활동하고 있는 것.

선협씨는 과거 대우자동차에서 차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99년 대우그룹 해체와 함께 사표를 낸 뒤 자동차 정비사업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대우재단 관계자는 “선협씨는 비상근 이사로 재단에 출근하지 않는다”며 “그는 정기 이사회 등에 참석, 의결권을 행사하는 수준일 뿐이다. 김 전회장 등과는 전혀 상관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김 전회장의 외동 딸 선정씨도 선재미술관 부관장으로 대외활동에 적극적이다. 김 전회장은 2남1녀를 두었으나 큰 아들 선재씨는 미국 유학중에 교통사고로 사망, 이를 추모하기 위해 세운 것이 ‘선재 미술관’. 특히 선정씨는 이수화학그룹 김상범 회장의 부인으로 수백억원대의 재산가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김 전회장의 가족과 옛 대우맨들의 활발한 움직임은 ‘김 전회장의 귀국설’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김 전회장의 측근들은 귀국설을 일축하고 있다. 귀국하면 구속되고 재판을 기다려야 할 게 뻔한데 과연 김 전회장이 귀국을 하겠느냐는 것이다. 대우측 한 인사는 “김 전회장의 해외도피를 종용했던 사람들이 아직도 정·재계 실세로 버젓이 활동하고 있는데, 귀국할 수 있겠느냐. 아직 김 전회장의 귀국은 시기상조”라며 “김 전회장의 귀국 보다는 ‘명예회복’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며 귀국설을 일축했다.

정하성  haha70@ke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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