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를 발견한 후 D씨는 즉시 크라운제과에 항의전화를 했다. 그러나 토요일 오후라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D씨는 자동응답기에 항의내용과 연락처를 남겨놓고, 크라운제과 인터넷 홈페이지 ‘고객의 소리’ 게시판에도 글을 남겼다.크라운제과측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D씨는 이틀 뒤인 8일 월요일 오후에 고객센터에 재차 항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며칠을 기다린 끝에 돌아온 답변은 ‘유통상의 문제’ 라는 내용뿐이었다. 기다림에 지친 D씨가 피해보상 등을 언급하자 그제서야 크라운제과측은 “지역담당자를 보낼테니 기다려라. 제품을 수거해 공장으로 보내겠다” 고만 말했다고 한다. 이후 방문한 직원은 포장지에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하고 “유통과정에서 생긴 일인 것 같다” 는 답변과 함께 벌레와 초콜릿을 회수해 갔다고 한다.하지만 D씨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결과를 바로 알려주겠다고 해놓고 소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크라운 제과측은 일주일이 지나도록 다시 어떤 연락이나 조치도 없었다고 한다.D씨가 지난 16일 다시 고객센터로 전화했지만 “원래 조치는 2주일 이상 걸린다. 공장에서 누가 받았는지 모르니까 확인하고 전화하겠다” 는 무성의한 답변만 받았다고 한다.기자가 확인차 전화했을 때도 사건조차 모르고 있는 관계자들도 있었다. 크라운제과의 한 관계자는 “게시판 검색은 담당자가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 며 “그런 사실이 있었는지 미처 몰랐다. 아직 고객과 접촉하지 못했지만 이른 시일 내에 만나 문제가 있을 경우 제조 경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벌이겠다” 고 언급했다.마침내 지난 17일, D씨는 충북 진천 공장 담당자에게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공장 담당자는 “고려대 모 박사에게 분석을 의뢰했다” 며 “문제의 벌레는 화랑충 애벌레 3령 정도(부화후 6일정도)로 유추된다” 고 전했다. 화랑충 나방이 미니쉘 제품 포장지에 알을 낳았고, 이후 부화한 유충이 포장을 뚫고 제품으로 침투한 것으로 유추된다는 것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또 “전 세계적으로 화랑충에 의한 피해가 많다. 화랑충 유충은 비닐포장까지 뚫고 들어간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뚜렷한 재발방지책이 없다” 고 언급했다. 반면, 업계에선 이같은 답변에 대해 설득력이 약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생산과정에서도 미생물이나 벌레가 들어갈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또, 일반적으로 유통과정에서 벌레가 들어가려면 햇볕에 노출이 많이 되어야 하는데, 동네 슈퍼라면 가능하지만 편의점이나 할인마트의 경우 적정온도를 맞추기 때문에 유통과정에서 벌레가 생길 개연성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D씨는 “아이들이 크라운제과의 과자들을 좋아하고 나도 크라운제과라는 브랜드에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크라운제과의 사태해결과정에 대단히 실망했다” 며 “사회적 책임을 가진 기업이라면 작은 사고에 대해서도 즉시 시정하고 사과와 보상을 해야 할 것” 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한편 크라운제과측은 문제의 원인이나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파장은 일파만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윤 yoonihooray@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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