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사 현대상선 M&A 가능성”
“주력사 현대상선 M&A 가능성”
  • 정하성 
  • 입력 2004-11-19 09:00
  • 승인 2004.11.1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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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취임 1주년을 맞은 현정은 회장은 시숙과의 경영권 분쟁 후폭풍을 이겨내고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확보, 순항하는 듯했다. 그런데 최근 또다시 암초에 직면해 있다. 외국계펀드들이 현대그룹 주력사인 현대상선의 지분을 취득하면서, 적대적 M&A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현 회장은 그간’그룹 장악력 강화’를 위해, 주력사인 현대상선에 대한 경영권을 확실히 챙겨왔다. 현대상선은 여타 현대 계열사인 현대증권, 현대택배, 현대아산, 현대엘리베이터 등에 비해 매출액 등 외형상으로 압도하고 있다. 또 현대상선은 현대증권(12.79%), 현대아산(36.9%), 현대택배(30.1%) 등 그룹주요 계열사들의 최대주주로서 사실상의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따라서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를 통해 현대상선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현대상선을 통해 그룹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이 같은 현대상선의 중요성 때문에, 현 회장은 4월 집무실을 동숭동 현대엘리베이터 서울사무소에서 적선동 현대상선 사옥으로 옮겼다.

여기에 올해 초부터 현대그룹은 경영전략팀(옛 구조조정본부)과 홍보팀 등 핵심부서를 잇따라 현대상선 건물로 옮긴 바 있다.이처럼 현대그룹의 핵심 주력사이자 지주사인 현대상선이 적대적 M&A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현 회장측은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최근 대한해운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는 골라LNG의 관계사인 게버런 트레이딩이 지난달 초부터 현대상선 지분 5.77%를 장내 매수한 것이다. 여기에 게버런 트레이닝과 같은 노르웨이계 펀드로 알려진 스타방거 역시 6.39%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이 둘의 지분 합계는 12.16%에 불과하지만, 외국인 지분들 중 일부가 합세할 경우 M&A 혹은 경영권을 위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이에 현 회장측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자사주를 포함 현 회장측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최근 현대상선의 경영권 안정에 나섰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달 말 허치슨 왐포아사의 현대상선 지분 2%를 사들였다. 이로써 현 회장측의 상선 우호지분은 현대엘리베이터 17.16%, 현 회장측(3.36%) 등을 포함해 20.54%다. 여기에 우호세력으로 분류된 허치슨 왐포아사의 10%를 합치면 30.54%에 달한다. 하지만 외국인 지분율이 40%를 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지분율로는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당사인 현대상선측도 신우리사주조합제도를 도입, 경영권 방어에 나서고 있다. 신우리사주조합제도는 기업이 각종 정책적 지원을 제공해 직원들로 하여금 회사 주식을 취득하게 하는 제도다.현대상선은 이 제도를 도입, 회사와 직원이 각각 50%씩 출연해 주식 3%(300만주)를 확보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상선측은 이에 대해 “경영진에 스톡옵션을 부여키로 했던 지난해 8월부터 우리사주제 도입을 검토해왔으며 직원 복지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현대상선이 적대적 M&A에 노출된 만큼, 우리사주조합의 지분 매입으로 내부지분을 높여 경영권 방어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우세하다.현대상선의 경영권 방어와 함께, 현 회장측으로서는 KCC와의 경영권 분쟁 재발 방지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KCC측은 ‘현대 경영권 인수’ 실패후 “남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전량을 처분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지만, 아직도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1%는 계속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 회장의 우호지분만 30%가 넘는 상황이고, 외국인지분 중 우호지분 10%를 뺀 지분율은 30%에 불과하다”며 “따라서 현대상선의 M&A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잘라 말했다.

정하성  haha70@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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