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회장 ‘여생 최대의 꿈’ 112층 건물 지어지나
신격호 회장 ‘여생 최대의 꿈’ 112층 건물 지어지나
  • 공도윤 
  • 입력 2004-11-05 09:00
  • 승인 2004.11.0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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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건설 추진이 성남 서울공항의 고도제한으로 6년째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일 공사가 재개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사실 여부 확인차 제2롯데월드가 지어질 송파구 중심의 잠실 4거리를 찾아가 보았지만 여전히 2만 6,550평 부지엔 황량한 모래바람만 일었다. 공사를 맡고 있는 롯데물산(주)은 초라한 모습으로 현장 구석 가건물에 자리잡고 있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군용기지법상 문제는 없지만 절차상 공군의 추가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며 “결정이 내려지는 대로 설계 변경 허가 신청을 서울 송파구청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 98년부터 추진된 제2롯데월드 건설은 성남 서울공항의 고도제한으로 공사 진행이 더뎌지고 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제2롯데월드 중심에 세워질 112층(높이 555m)짜리 호텔 건립이다. 98년 당시 롯데그룹측은 송파구청에 33층 건물로 건립허가를 받았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최근 공군측으로부터 제2롯데월드 용지 2만 6,550평 중 1만 1,000평이 공군 비행안전구역에 속하지 않는다는 비공식 입장을 전달받았다”며 공사 재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미연방항공청이 규정하고 있는 비행안전 제2구역의 부수구역에서 따르면 공항 활주로에서 7,620m거리 안의 폭 600~3,600m이내 지역의 건축물 높이는 137m로 제한되며, 그 바깥 지역인 부수구역은 164m이상 건축물을 짓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성남 서울공항은 귀빈이나 대통령 전용기가 이착륙하는 공항으로 공군의 각종 비행이 잦은 곳이다. 제2롯데월드는 제2구역과 부수구역에 걸쳐 있으며 112층 건물은 부수구역에 지을 예정이다. 그러나 롯데물산 관계자는 “112층 건물 부지는 군용기의 이착륙에 영향을 주는 고도제한 지역이 아니다”라며 “안전상으로나 현행법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또한 “제2롯데월드 건설로 인해 발생하는 고용·부수효과가 엄청난데, 공무원들이 지나치게 무감각하다”며 안타까워했다.롯데그룹측은 현재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평균 24%인 120만명이 롯데월드를 찾고 있다며 “제2롯데월드 건설 후 전망대를 찾는 외국인 등이 늘며 엄청난 관광객과 관광수익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성남 서울공항의 건축 결정이 공식적으로 통보된다 해도 공사 진행은 쉽지 않아 보인다. 공군측의 결정이 내려진 뒤 설계변경안이 구청에 제출돼도 도시계획위원회의 교통영향평가, 건축심의과정 등 다각도로 검토가 이뤄진 뒤 송파구청의 허가가 나기 때문이다.현재 송파구 신천동 일대는 기존의 롯데백화점·롯데월드·롯데마트 등으로 유통인구가 급증, 주변 일대는 항상 교통 혼잡을 이룬다. 최근 주공 4단지는 재개발 공사에 들어갔고 이후 잠실에 지어질 재건축 일반 분양 물량 또한 잠실주공 2단지(1,113가구), 잠실주공 3단지(407가구), 신천동 잠실시영(864가구) 등으로 엄청나다.

최근에는 잠실주공 1단지(5,390가구)의 재건축 사업 승인도 떨어진 상태다. 송파구 주민 한모(52)씨는 “잠실 주공 아파트들의 재건축으로 교통량 증가가 엄청난데, 제2롯데월드까지 생기면 엄청나게 교통이 마비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반면 송파구청의 한 관계자는 “구의 재정 수입과 함께 외국인 투자자의 비즈니스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전적으로 도시위원회 구성원들의 결정과 법에 맞게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제2롯데월드 설계변경 가능 여부를 떠나 주변 주민들은 “언제까지 대단위 부지를 방치해 둘 것이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주공 5단지 거주 주민 남모(27)씨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제2롯데월드를 짓는다는 말이 나왔지만 10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공사를 않고 방치해 두고 있다”며 “33층을 짓든 112층을 짓든 빨리 공사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롯데그룹의 안일한 태도로 대단위부지가 버려져 있지만 롯데그룹측은 112층 초고층 건물 설립 설계변경을 허가받고 제2롯데월드 건설을 이뤄낼 태세다. 송파구청의 한 관계자는 “롯데측이 자주 구청을 찾아온다”며 “꾸준히 제2롯데월드 건설 추진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격호 회장 또한 일본주간지 ‘주간 다이아몬드’를 통해 “한국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제2롯데월드’를 완성하는 것이 남은 인생의 최대 꿈”이라고 표현할 만큼 롯데그룹 측은 제2롯데월드 건설에 깊은 애착을 갖고 있다.

공도윤  syoo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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