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하숙생' 최희준 별세
'영원한 하숙생' 최희준 별세
  • 오두환 기자
  • 입력 2018-08-25 10:35
  • 승인 2018.08.25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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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준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1960년대 톱가수 최희준(82)이 24일 별세했다. 

'영원한 하숙생'으로 통하는 최희준은 1936년 서울 익선동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미군방송 'AFKN'을 즐겨 들으며 최신 팝송을 외우다시피했을 정도로 음악광이었다. 

그러다 1959년 미8군 무대에서 직업가수로 노래를 시작했다. 1960년 손석우가 작사, 작곡한 '우리애인은 올드미스'를 녹음하면서 데뷔했다. 이 곡이 1961년부터 유명해지면서 이름을 알렸다. 

최희준의 본명은 최성준이다. 손석우가 '항상 웃음을 잃지 말라'는 뜻으로 이름에 '기쁠 희'자를 넣어 '희준(喜準)'이라는 예명을 지어줬다. 최희준은 실제 웃는 모습이 아주 천진하게 느껴지는 서민적인 캐릭터로 인기를 누렸다. 1995년 최희준으로 개명, 본명이 됐다.

특히 1965년부터 이듬해까지 KBS 라디오 일일 드라마 '하숙생'의 주제가 '하숙생'으로 데뷔 5년 만에 스타덤에 올랐다. 

'인생은 나그네 길'로 이어지는 가사로 유명한 '하숙생'은 시나리오 작가 김석야가 노랫말을 쓰고, 작곡가 김호길이 멜로디를 붙였다. 전파를 타자마자 주제가를 틀어달라는 청취자들의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2001년 '하숙생' 노래비가 김석야의 고향인 천안 삼거리공원에 세워졌다. '하숙생'은 뒷날 가수 이승환(53)이 리메이크하는 등 꾸준히 재조명되고 있다. 

최희준은 서울대 법대 출신 가수로도 이름을 날렸다. 대학을 졸업한 가수가 드물던 시기에 명문대 출신 '학사가수'로 주목 받았다.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 '하숙생'을 비롯해 '맨발의 청춘' '어차피 보낼 사람' 등 1960년대 대중 정서를 함축한 노래를 허스키하면서도 그윽한 목소리로 불러 인기를 끌었다. 이로 인해 한국 대중음악계의 폭을 한층 넓혔다고 평가 받는다. 

1996년 15대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도 폈다. '라이브 클럽' 합법화 등 문화계 현안을 해결했다. 2001년 문예진흥원 상임감사, 2003년 대중음악연구소 소장을 지냈다. 2007년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대상과 화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장례식은 가수협회장으로 치러진다.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5호실, 발인 26일 오전 7시45분. 

오두환 기자 od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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