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분야에서 CJ는 지난 2002년 삼양유지사료를 인수한데 이어, 올 초 신동방을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해 식품소재 부문에서 유일하게 빠져 있던 전분당 사업에 진출했다. 현재 국내 전분당 시장은 대상(시장점유율 31%)을 비롯해, 두산CPK(28%), 삼양제넥스(25%) 등이 분할하고 있다. 그리고 신동방은 시장점유율이 13%에 불과했다.하지만 제당, 제분, 유지 등 주요 소재식품에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CJ가 신동방의 전분당 사업을 인수하면서 판도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CJ의 시장 장악력 및 영업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이와 함께 CJ는 생명공학 및 제약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한일약품을 인수하는 한편 2008년까지 제약사업 부문을 연매출 1조원대의 국내 1위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현재 CJ의 제약사업은 수액제 및 주사제, 항생제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네트워크와 전문의약품 분야에서는 취약점을 보이고 있다.이에 따라 한일약품 인수외에도 중소제약사 2∼3곳을 추가로 인수해 전문의약품 위주의 사업구조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CJ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전문기업으로서의 역량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CJ그룹의 자회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지난 4월 초 인터넷업체인 플레너스의 지분 18.8%를 800억원에 인수, 경영권을 확보했다.그간 CJ는 계열사인 CJ엔터테인먼트, CJ 미디어, CGV 등을 통해 영화, 공연사업 등에서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성장해왔다. 특히 CJ엔터테인먼트는‘공동경비구역JSA’, ‘동갑내기 과외하기’, ‘살인의 추억’ 등 매년 히트작을 쏟아내며 국내 최대 영화 배급사로 등장했다. 극장사업에서 CGV 역시 130여개 스크린을 확보해 국내 최대다.
하지만 유·무선 온라인 및 게임, 인터넷사업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이번 플래너스의 인수로 CJ는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게임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CJ엔터테인먼트는 온라인 영화사업 진출을 위해 영화전문 포털 ‘엔키노’를 운영중인 ㈜키노네트를 인수, 온라인 콘텐츠 부문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같이 유·무선 게임사업 및 온라인 콘텐츠 부문 진출로 CJ는 국내 최대 온·오프라인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발돋움을 할 수 있게 됐다. 한편 CJ의 이같은 몸집불리기에 대해 일각에서는 시장의 독점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CJ가 그간 가지고 있는 유통망을 통해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식품 등의 전문기업들이 고사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CJ 관계자는“조미료 등 일부 식품 업종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을 뿐, 다른 업종에서는 시장 독점을 한 바 없다”며 “음료·화장품·금융사업 부문 등 비 주력사업을 매각하며 구조조정을 해왔다. 앞으로는 식품, 생명공학, 엔터테인먼트, 신유통 등 4개 부문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조건만 맞으면 적극적인 M&A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하성 haha70@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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