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파들‘친노’로 쏠림 현상
관망파들‘친노’로 쏠림 현상
  • 광주=김종민 
  • 입력 2004-03-24 09:00
  • 승인 2004.03.2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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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노사모 회원, 지역 대학생들은 지난 12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와 충장로 삼복서점 앞에서 탄핵안 가결을 규탄하는 촛불시위를 벌였다.열린우리당 광주시지부는 지난 12일 광주 서구 상무지구에서 ‘탄핵안 가결 규탄대회’를 갖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강력히 비난했다.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광주·전남지역민들은 상당히 ‘격앙’된 어조로 야당을 비판했다. 특히 5월 항쟁의 거리 금남로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는 등 “국민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탄핵할 자격이 없는 자들이 벌인 당리당략적인 쿠데타인 만큼 국민의 힘으로 심판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표출하며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고 있다.

더욱이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틈바구니에서 친노세력과 반노세력, 중립세력으로 분열아닌 분열양상을 보였던 지역민들이 이번 탄액소추안 가결을 계기로 ‘국회해산’의 의지를 모으며 친노세력으로 단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박광우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해 “두 야당의 탄핵소추안 가결은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황당한 정치놀음이었다”고 비난하고, “온갖 부정비리와 부패로 얼룩진 16대 국회는 이미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았기 때문에 탄핵발의를 할 자격도 없다”고 주장했다.박 사무처장은 또 “앞으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오늘의 쿠데타 세력을 심판할 수 있도록 지역민들의 뜻을 모을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의 신속하고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상임집행위원장 역시 “생각을 정리할 겨를이 없을 만큼 어이가 없고, 당혹스럽다”며 “민생과 정치를 파행으로 몰고 간 정치세력들에 대한 심판을 17대 총선에서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동철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장은 “오늘 야당의 국회의원들이 노무현 대통령 탄액소추안을 가결시킨 것은 한마디로 후안무치의 극치로 스스로 16대 국회에 대한 ‘사망선고’를 내린 것”이라며 “더이상 눈뜨고 지켜볼 수 없을 정도”라고 거세게 힐난했다.변 부장은 이어 “야당 의원들의 그 같은 ‘뻔뻔스러움’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오늘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힘을 보여준 뭉쳐, 이제 국민들이 하나로된 힘을 보여 ‘국회해산’ 등 잘못된 정치권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마은주 광주·전남노인의 전화 사무국장은 “노 대통령의 너무 강한 개혁의지가 기득권세력에 거부감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고 지적하고, “야당은 대통령과의 갈등이 있다 하더라도 건전한 방법으로 해결했어야 했는데 ‘탄핵’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것은 지나친 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마 사무국장은 또 “때문에 한나라당 등 기득권 세력을 묻어버리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고 강한 어조로 야당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다.최강은 우리밀살리기 광주·전남운동본부 사무처장은 “이번 사태는 민주주의의 허울을 쓴 국회의 쿠데타”라며 “국민의 60% 이상이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리당략 차원에서 이를 무시하고 탄핵안을 의결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김인주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본부장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일축하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무엇이 떳떳해서 그 같은 일을 벌였는지 알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류동훈 광주·전남개혁연대 사무국장은 “민생문제 해결은 생각도 없고, 당리당략만 일삼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실망감이 몰려온다”며 “민생안정을 위해서라도 헌법재판소가 총선 이전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광주시지부 김풍식 사무처장은 “탄핵안이 가결된데 대해 찬성의사를 표시하는 격려 전화도 걸려오고 있는 등 ‘반대의견’이 지배적일 것이라는 분석은, 지역민의 여론이 호도된 면이 적지 않다”며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 ‘노사모와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탄핵안 가결반대’ 집회가 열리기는 했으나 우려할 분위기도 아니었고, 차츰 집회 대열에 참여하는 지역민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김 사무처장은 이어 “지역언론을 중심으로 ‘탄핵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탄핵안 가결에 반대한 민주당과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이탈이 잇따르고 있다’는 식으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인상이 짙다”며 “지역 언론사 항의방문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광주시지부 남순영 조직국장은 “탄핵안이 가결된 당일에는 시지부 사무실로 감정섞인 항의 전화가 이어졌지만 차츰 진정되는 분위기”라며 “당원교육 등을 개최, 당원들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탄핵정국’ 돌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조직국장은 또 “탄핵안 가결과 관련된 지지, 격려 전화도 잇따르고 있는 등 현재의 정국이 총선에서 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을 속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탄핵정국은 한달 앞 총선으로 그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이 지역에서 시민사회단체, 노사모,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과 민주당 ‘심판론’으로 맞설 경우 민주당은 창당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광주=김종민  kjl9416@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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