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중소기업 수출지원 프로그램
기획특집 중소기업 수출지원 프로그램
  • 김영민 
  • 입력 2004-04-22 09:00
  • 승인 2004.04.2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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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성조사를 거쳐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된 기업들도 무분별하게 해외시장개척단(이하 시개단)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지자체나 협회가 업체선정 권한을 가지고 있어 무분별하게 업체를 끼워 넣고 있기 때문이며 이런 기업들은 대부분 해외 현지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해 시간과 돈만 날렸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해외시장 개척사업의 시행기관인 KOTRA 본사 관계자의 말이다.지자체나 협회에서 시개단 파견을 의뢰하면 KOTRA는 신청기업의 수출품에 대해 해외 현지무역관 등을 통해 시장성 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지자체 등에 보고하지만 결국 지자체는 이를 무시하고 시개단 파견실적 올기기에 급급해 무분별하게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는 것. 특히 시개단 파견시 지자체장이나 협회장 등이 동반할 경우 그들의 일정에 맞춰 시개단 파견 일정을 조정하는 경우가 허다해 시행기관인 KOTRA 실무진들은 시장성조사 등 충분한 사전준비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KOTRA 시장개척단 관계자는 “시장개척단 파견을 위해서는 약 2개월 가량 충분한 사전준비 기간이 필요하지만 지자체장들이 시개단에 동행하는 경우 일정 자체를 앞당기는 등 그들의 편의에 따라 일정변경을 요구해 충분한 사전준비가 어렵다”고 토로했다.상담장 임차료, 통역비 등 시개단의 공통비용 대부분을 지자체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KOTRA의 입장에서는 이들의 요구를 먼저 고려할 수밖에 없고 업체 선정도 지자체가 최종 결정 권한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무역협회 관계자는 “지자체나 협회는 자금지원을 이유로 업체선정 등 시개단의 모든 권한을 행사하고 전문 시행기관은 단순 실무만을 담당하고 있어 시개단 파견 자체가 의미를 상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전문 시행기관이 업체 선정기준과 선정권 등 전반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아 사실상 시개단 운영이 체계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개단 파견 횟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의 경우 시개단 참여업체 선정권한을 KOTRA 등 시행기관에 부여하는 것을 내부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중국 등 수출기업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지역의 경우 시개단 파견시 50개 업체 모집에 100여개 업체가 넘게 몰려 경쟁이 치열한 상황인데 지자체는 시장성조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기업도 끼워넣는 식의 업체 선정을 하고 있어 신청 기업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시개단 참여신청을 한 업체들 중 제품경쟁력이 약한 업체들이 파견업체로 선정되는 반면 우수업체들이 탈락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KOTRA의 해외무역관에서 신청업체의 수출품에 대한 시장성조사도 시장성 유무 정도만 파악해서 보고하기 때문에 신청업체가 몰릴 경우 별다른 업체선정기준이 없어 업체 선정이 불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기업청 한 관계자는 “지자체와 시행기관과의 이중적인 구조로 인해 해외시장 개척사업이 실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기업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전문 시행기관에 모든 권한을 주고 지자체나 협회는 시개단 파견후 고객만족도 등을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시행기관은 업체선정에 시비가 없도록 선정기준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처럼 지자체 등에서 실적을 위해 시개단 파견 횟수만을 늘려 놓고 있어 해외시장 개척사업이 양적인 성장에만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시장 개척단 참가시 “사전준비 철저해야 계약 딴다”
지난해의 경우 KOTRA는 지자체로부터 약 40억원을 지원받아 194회(해외무역관 단독 시행 포함) 해외시장 개척단을 파견했고 1,861개 기업이 참여했다. 따라서 업체당 평균 215만원 가량 지원된 셈. 업체들은 대부분 파견인력 1인당 300만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 특히 일부 지자체에서 항공료 전액 혹은 50%를 지원해주던 것을 올해부터 지원계획을 백지화하고 있어 업체들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개단에 참여해 저렴한 비용으로 수출상담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오히려 점점 줄어 들고 업체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지난해의 경우 시개단 총실적은 약 102억 달러로 이것은 샘풀납품, 수출의향서 등을 모두 포함한 것이며, 실제 수출계약실적은 총실적의 20%(22억 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또 수출실적도 대부분 구두계약 형태가 많기 때문에 실제 수출계약율은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다.KOTRA는 참가업체를 대상으로 파견후 6개월이내 해외바이어와 구두계약을 포함한 수출계약을 기준으로 업체들의 보고를 받고 있는 상황으로 시개단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해외바이어와 초기상담으로 구두계약이나 샘플납품 수준의 계약이 주로 실적으로 잡히고 있는 실정이다. KOTRA 경기무역관 관계자는 “시개단에 참여해 수출상담후에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하는 기업들을 보면 사전준비에 소홀한 기업들이 많다”며 “상담 바이어가 정해지면 시개단 파견전부터 면밀하게 관련 회사에 대해 조사하고 미팅 준비를 해야 하고 기술정보나 카탈로그 등을 미리 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KOTRA에서는 시개단 파견전에 참여업체를 대상으로 사전교육을 실시하는데 이때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파견지역에 대한 정보와 비즈니스 성향 등에 대해 미리 알고 갈 수 있다.KOTRA 시개단 실무자는 “업체들에 파견전 회사소개나 기술자료 등을 요청해 현지 바이어에게 미리 보내는데 이것마저도 협조하지 않는 기업들도 상당수 있다”며 “이미 시장성조사를 통해 수출가능품목으로 분류된 이상 무조건 해외 바이어를 만나는 것보다 철저한 준비를 거친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민  mosteven@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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