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계파와 싸우다 죽어 거름 되면 큰 영광... 적당히 넘어가지 않겠다”
김병준 “계파와 싸우다 죽어 거름 되면 큰 영광... 적당히 넘어가지 않겠다”
  • 고정현 기자
  • 입력 2018-07-18 09:29
  • 승인 2018.07.18 09: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요서울 | 고정현 기자] 자유한국당이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국위원회를 열고, 김 명예교수의 혁신비대위원장 선출안을 박수로 의결했다. 김 위원장은 수락 연설을 통해 “한국정치를 계파논리와 진영논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소망”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계파 갈등까지 겹쳐 최악의 상황에 놓인 한국당을 재건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특히 최근 당내 지도부 공백 사태를 놓고 친박(親박근혜)계와 비박(非박근혜)계의 갈등이 이어졌던 만큼 김 위원장은 향후 당 혁신 과정에서 계파 정치 해소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이날 전국위에서 의결을 받은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잘못된 계파 논쟁과 진영 논리 속에서 그것과 싸우다가 죽어서 거름이 되면 큰 영광”이라며 “현실정치를 인정한다는 미명하에 계파 논쟁과 진영논리를 앞세우는 정치를 인정하고 적당히 넘어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저는 아무런 힘이 없고 계파가 없다. 선거를 앞둔 시점이 아니니 공천권도 없다”면서 “한국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지탄, 그러면서도 아직 놓지 않은 한 가닥 희망이 저에겐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적청산’에 대해 김 위원장은 “중요한 것은 정치를 가치논쟁과 정책논쟁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가장 먼저 칼날을 댈 분야에 대해서도 “비대위 구성 후 말해야 할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당내에서 논란이 된 비대위원장 권한에 대해서 그는 “당헌·당규에 규정된 당 대표로서의 권한이 있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제가 생각하는 것은 분명히 당의 많은 분야를 아주 많이 바꾸는 것”이라며 “그렇게 생각하면 혁신이라는 말이 잘 어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비대위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김 위원장에게 전권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비대위가 전당대회로 가는 ‘관리형’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외에도 비대위 체제가 꾸려지면 통상 원내대표는 당연직 비대위원으로 참여해왔지만, 일부 친박계에서 김 권한대행 사퇴의 목소리가 높은 만큼 향후 갈등의 소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 선정에 대해서는 “당내 여러분과 상의해 구체화되면 이야기하겠다”며 “일주일 안에 나올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고정현 기자 jh0704@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