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환 의원측 “정권 뒤바뀔 내용있다”
조재환 의원측 “정권 뒤바뀔 내용있다”
  • 김종민 
  • 입력 2004-02-27 09:00
  • 승인 2004.02.2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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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체 굿머니의 불법정치자금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섬에 따라 또다시 폭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민주당 조재환 의원이 노무현 캠프에 대한 굿머니의 30억원 로비설을 주장한 후, 국회 청문회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구체적 증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출중개 업체인 굿머니의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과 관련, ‘김진희 CD’ 존재 여부 및 내용이 검찰 수사의 핵심 고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 굿머니 명의 대여자 모집책인 김진희씨의 주장처럼 CD에 노무현 대통령의 감사 전화가 포함돼 있는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또 한 번 정치권은 요동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물론 김씨를 소환조사한 검찰은 “이 CD에는 정치권에 대선자금을 제공했다는 내용은 들어있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조재환 의원측은 “그 내용 외에도 다양한 것들이 녹음돼 있다”며 “정권이 뒤바뀔 정도의 파괴력이 있는 내용”이라고 언급,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굿머니의 대출모집책이었던 김진희씨는 지난 12일 국회 법사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김영훈 전회장이 직원들을 시켜 2억원이 든 여행용 가방 5개를 차에 싣는 장면을 2002년 11월 말과 12월 말 두 차례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또 굿머니가 금감원을 상대로 불법대출 무마 로비를 벌였고 여야에 공히 불법자금을 건넸다는 주장까지 펼쳤으며, 여권의 신계륜 의원 연루 가능성까지 내비침은 물론이거니와 당시 노후보의 감사전화를 녹음·복사한 6장의 CD 중 한장을 자신이 갖고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실존여부, 내용 등 궁금증 증폭

‘김진희 CD’는 도피 중인 김영훈 전 굿머니 대표가 지난해 7월 측근들과 함께 검찰 수사 등과 관련, 대책을 논의하던 과정 등을 담은 것으로 김씨가 녹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굿머니 로비설은 이미 정가에서 소문이 파다했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진술은 신빙성을 더해 주고 있다.그러나 노 대통령이 후보시절에 했다는 감사전화를 제외하고 ‘김진희 CD’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누구 하나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사람이 없다. 실존 여부는 물론이거니와 그 내용에 대해서도 논란이 분분하다. 이 때문인지 정가에서는 ‘김진희 CD’가 실존하고 그 내용이 공개될 경우 또 한번 폭풍이 몰아칠 것이 분명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나라당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 전대표가 보이스펜에 녹음한 뒤 CD에 담은 내용 중에는 한나라당 거물 정치인에게 노 캠프쪽에 들어간 돈의 3배 이상이 전달됐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씨 측근 “불법 대선자금 내역·수령 정치인 명단 녹음”

김씨의 남편 박모씨 역시 CD의 내용에 대해 “CD는 굿머니측이 ‘여러차례 정치권에 보험을 들어놔 걱정 안해도 될 줄 알았는데 도와주지 않아 큰일났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라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돈 받은 정치인 실명이 나오고, 이들이 끝까지 도와주지 않으면 국회에서 공개하겠다는 내용도 있다”고 주장했다.그는 또 “이 CD에는 `굿머니 불법대출’ 사건이 터지고 난 뒤인 지난해 7월 경기도 시화지구의 한 아파트를 얻어 굿머니 관계자들과 대책회의를 한 내용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박씨에 따르면 김 전대표는 이전부터 정당을 상대로 로비를 해 왔으며, 큰 도움을 받지 못하자 심사가 뒤틀려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대선자금 제공에 대해) 다 불어버리겠다’고 했지만 임원들의 만류로 포기했다는 것이다.그러나 김씨는 박씨의 주장에 대해 “내가 구속된 동안 결혼을 앞둔 박씨가 보호자 자격으로 일을 봐줬는데 그 과정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전해들은 얘기를 꺼낸 것일 뿐”이라고 일축한 뒤 “다만 청문회에서 밝힌 내용은 사실”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더욱이 “CD를 검찰에 제출하지 않겠다”고 고집하다 뒤늦게 검찰에 제출,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재환 의원측 “정권 뒤바뀔 정도의 파괴력…공개 ‘심사숙고’”

그러나 ‘김진희CD’ 내용에 대한 궁금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지난 13일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만난 조의원측 한 관계자는 “CD는 확실히 존재하며, 그 내용을 소상히 밝히지 못하는 이유는 정권이 뒤바뀔 정도로 파괴력이 크기 때문”이라며 “다만 목소리 주인공에 대한 진위여부 때문에 함부로 공개하지 못할 뿐”이라고 밝혔다.대선당시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간 불법자금의 내역 외에 더 파괴력 있는 내용이 고스란히 들어있다는 주장인 것이다.당초 신계륜 열린우리당 의원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와 관련 신의원은 “굿머니로부터 당선축하금 명목으로 30억원을 수수했다”고 폭로한 조재환 민주당 의원을 지난 13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또한 신 의원은 조 의원에게 “비겁하게 면책특권의 뒤에 숨어있지 말고 국회 밖에서 기자회견을 하라”고 요구하면서 만약 국회를 나와서 밝히지 않을 경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매일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경고했다. 신 의원은 이날 오후 우리당 의총에서 신상발언을 신청, 이같이 밝히고 “아무런 증거도 없이 대선자금 30억원을 수수했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의 대상이 만약 당신이었다면 그 심정은 어떻겠느냐”고 반문했다.

신계륜 의원 “청문회 증언은 허구”

신 의원은 “대통령이 김씨에게 고맙다는 전화를 두 번이나 했다고 상식 이하의 발언을 했는데 오랫동안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한 나도 고맙다는 인사를 한 번 못받았다”며 “혹 조 의원은 대통령으로부터 그런 전화를 받은 적이라도 있는지 말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신 의원은 “조 의원이 쓴 소설은 출판되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을 흥분시키고 있다”면서 “이 소설을 쓴 작가가 조재환 의원인지, 들은 바가 있는데 비서진인지, 제3자인지, 민주당인지 아니면 공동작품인지 말해 달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전날 청문회에 출석했던 ‘굿머니’ 명의모집책 김진희씨의 진술과 관련, “그 진술이 구체적이든 구체적이지 않던 이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으며 도대체 대통령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그런 진술을 한 증인을 놓고 ‘증인얼짱’이라고 표현하는 신문도 보았는데 김 증인의 한마디에 따라 청문회의 방향이 좌로 우로 흔들리는 것이 도대체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개탄했다. 끝으로 신 의원은 “청문회장 안에서는 그토록 자신만만하게 발언하는 조재환 의원이 왜 떳떳하게 국회 밖을 나와 국민에게 말하지 못하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며 “어서 국회를 나와 기자회견을 하라. 면책특권 뒤에 숨어 단지 우물거리고 있다면 모든 국민들이 당신을 비겁자라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수사, CD내용 밝혀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지난 14일 굿머니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과 관련, 김씨를 소환조사하는 한편 잠적 중인 김영훈 전대표의 소재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대선 직전 정치권에 제공하기 위한 현금 20억원을 여행용 가방에 담는 것을 목격했다고 한 청문회 증언 등에 대해 검증하는 한편 CD의 존재 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물론 김씨를 소환조사한 검찰 주변에선 이 CD에는 정치권에 대선자금을 제공했다는 내용은 들어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다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결국 이번 사건의 핵심인 김전사장을 검거, 진상을 파악해야 하지만 김 전사장이 잠적한 상태이기 때문에 수사마저도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검찰은 이에 따라 의혹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는 김 전 대표의 진술이 필수적이라고 판단, 전담 체포조를 구성해 김 전대표의 소재 파악 및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어찌됐건 검찰의 수사로 ‘김진희CD’의 실체가 밝혀질 경우 ‘굿머니’ 사건은 또 하나의 ‘게이트’로 비화되면서 정치권에 상당한 파문을 던질 전망이다.

김종민  kjm9416@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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