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 급등 80년대와 닮은 꼴
주택가격 급등 80년대와 닮은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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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3-10-23 09:00
  • 승인 2003.10.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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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의 주택 가격 급등 현상이 80년 말과 비슷한 양상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정부는 이에 따라 80년대에 일부 시행했던 토지공개념제도를 다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하는 등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초강수를 준비 중이다.13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80년대와 최근의 집값 급등은 공급 부족이 원인이 된 후 투기 세력이 가세하면서 몇 년간에 걸쳐 거의 매년 두 자리 수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하다.80년대에는 집값이 86년 2.7% 내렸으나 87년에는 전 해의 주택 공급이 28만8,000호에 그친 탓에 7.1%의 급등세로 돌변했고 88년 13.2%, 89년 14.6%, 90년 21.0% 등으로 4년 연속 치솟았다.

이 기간에 정부의 주택 건설은 87년 24만4,000호, 88년 31만7,000호, 89년 46만2,000호에 머물다 90년 75만호로 대폭 늘어나자 다음해인 91년 주택 가격이 0.5% 떨어졌다.이후 주택 공급은 91년 61만3,000호, 93년 69만5,000호, 94년 62만3,000호, 95년 61만9,000호 등 충분한 수준을 유지했고 집값 상승률을 계속 마이너스로 붙잡아 두었다.정부는 우리 나라의 경제와 인구 규모를 감안할 때 80년대 중반 이후 매년 50만호 이상의 주택을 공급했어야 맞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해 주택 가격 급등의 단초를 제공했으며 그 와중에 투기세력이 가세해 주택 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했다.최근의 주택 가격 상승 역시 외환 위기로 경기가 나빠지면서 주택 건설이 98년 30만6,000호에 그친 후 99년 40만5,000호, 2000년 43만3,000호 등으로 50만호에 미달하자 2001년부터 급등세를 보였다.

주택 가격은 경제 상황이 최악이었던 98년 12.4%가 내린 후 99년 3.4%, 2000년 0.4% 등 상승 기미를 보이다 2001년 9.9%, 2002년 16.4%, 올 들어 8월말까지 5.1% 등 3년 연속 큰 폭의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정부는 이에 따라 2001년 53만호, 2002년 66만7,000호, 올해 8월말까지 36만2,000호 등으로 주택 건설을 크게 늘려 왔다. 그러나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주택 공급 부족은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가격 상승이 서울 전역과 수도권, 지방 등으로 확산되는 바람에 주택 가격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재경부 관계자는 “주택 가격은 공급이 1%만 부족하거나 남아 돌면 매우 큰 폭으로 변화하는 특성이 있다”고 전제하고 “최근 몇 년간 주택 공급이 크게 늘었기 때문에 주택 가격은 앞으로 내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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