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진짜 적자는 바로 나”
“DJ의 진짜 적자는 바로 나”
  • 김승현 
  • 입력 2007-08-23 11:50
  • 승인 2007.08.23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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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VS 손학규 전쟁 시작
범여권 대선 구도가 3강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SBS가 TNS에 의뢰해 지난 15일과 16일, 양일간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범여권은 민주신당의 손학규 전경기지사, 정동영 전통일부 장관과 민주당의 조순형 의원이 3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범여권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는지’를 물은 항목에서 21%를 얻은 손 전지사가 1위를 차지했으며 정 전장관(10%)과 조 의원(8.9%)이 뒤를 이었다. 친노 후보 주자인 이해찬 전총리와 유시민 의원이 4, 5위를 차지했다. 민주신당의 경선이 내달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손 전지사와 정 전장관측의 기싸움도 고조될 전망이다. 특히 김대중 전대통령의 적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2차 남북정상회담과 맞물리며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DJ의 마음을 얻어야 대권도 품에 안을 수 있다”.

민주신당 대선 주자 중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손 전지사와 정 전의장측의 최대 관심사는 호남 민심을 잡는 것이다. 때문에 DJ를 비롯 동교동계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에서 열린 ‘도쿄 피랍’ 생환 34주년 기념 행사에도 함께 얼굴을 내비쳤다.

DJ의 사람들 주가도 조금씩 상승하는 분위기다. 양 캠프에선 이들을 영입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점차 그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지역주의 넘어야”

동고동계 설훈 전 의원이 가세하며 천군만마를 얻은 손 전지사측은 한 때 정 전의장측으로 분류됐던 전병헌 의원까지 가세하면서 세력을 확산하고 있다.

전 의원은 국민의 정부 시절 국정상황실장을 지내는 등 DJ와 가까운 인사다.

정 전의장측도 이에 뒤질새라 1997년 국민의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이었던 윤흥렬씨가 선대본부장으로 전격 합류했다. 윤씨는 DJ의 장남인 김홍일 전의원의 처남이자 차남 김홍업 의원의 수십년 친구다. 지난 4월 재보선 당시에도 김 의원을 도와 당선에 일조했다.

윤씨의 사촌동생인 윤훈렬 전청와대 행사기획비서관은 이보다 일찍 손 전지사 캠프에 합류했다.

양측이 이처럼 ‘동교동계’ 영입 경쟁에 나선 것은 범여권 경선 판도가 호남 민심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일치감치 DJ의 후계자라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면 조기에 기선을 제압할 수 있다는 게 양측의 판단이다.

정 전의장을 선택한 윤씨는 “햇볕 정책을 계승할 수 있는 적임자이자, 국제적 감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며 “표의 로얄티에서 이 쪽이 앞서 있다”고 자신감
을 표했다.

반면, 캠프를 옮긴 전 의원은 손 전지사를 택한 이유에 대해 “이번 대선은 ‘민주 대 반민주’, ‘호남 대 영남’ 구도를 뛰어넘어 새로운 정치 구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햇볕정책 계승자”

양측은 인물 영입 경쟁 뿐 아니라 남북관계 정책을 통해서도 DJ의 적자가 자신임을 강조한다.

정 전장관은 “평화가 곧 돈”이라며 ‘평화경제론’을 트레이드 마크로 삼고 있다. 손 전지사도 북한의 경제재건과 북방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으로 ‘한반도 상생경제 10개년 계획’을 제안했다.

정 전의장측은 통일부 장관 시절 개성공단 사업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 등을 들어 자신이 ‘햇볕정책’의 계승자임을 주장한다. 이에 대해 손 전지사 관계자는 “한나라당에서 햇볕정책을 지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 모를 것”이라며 “오래전부터 남북 문제에 애정을 기울여왔던 손 전지사야말로 남북 평화 시대를 열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동교동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김 전대통령이 쉽사리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며 “동교동계 인사들이 유력 대선 주자 캠프로 골고루 분산되는 것도 주목할 만 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말 C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범여권 후보 중 DJ가 최종적으로 누구를 지지할 것으로 생각하는가’를 물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손 전지사가 22%로 1위를 차지했다. 정 전의장은 19.5%로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친노 인사면서도 DJ와의 친분을 강조해온 이 전총리는 12.3%로 3위를 기록했다.

DJ의 마음을 얻기 위한 정, 손 양 캠프의 경쟁에서 누가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해찬, “경선 시작되면 3강 구도”

손학규 전경기지사와 정동영 전의장을 추격하고 있는 이해찬 전총리측은 본격적인 경선이 시작되면 ‘3강 구도’로 재편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 전총리가 최근 들어 ‘차별성’과 ‘개혁성’을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손 전지사를 향한 공세는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이 전총리는 지난 17일에도 “손 전지사의 신당 참여 자체를 반대하거나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인은 자기가 추구하는 정책 노선과 살아온 경력이 중요하다”며 “한나라당 전력이 우리당의 자산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 전의장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참여정부를 우호하는 입장에 서 있다. 정 전의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잘못에 대해 일침을 날리며 ‘반성’을 강조하는 데 반해 이 전총리는 “언제 어디서든 참여정부 실세 총리로서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이 다하지 못한 일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노 인사이자 정치 사제 관계인 유시민 의원이 “페이스메이커도 우승할 수 있다”며 대선 출마를 시사하고 있어 친노 그룹의 분화 우려도 캠프 내부에선 나오고 있다.

김승현  okkdoll@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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