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은 그동안 국내선이 낮은 운임과 승객 감소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데다 고속철 개통으로 더욱 수익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 국내선 운항횟수를 대폭 축소하고 있다.대한항공은 최근 김포-대구 노선을 하루 7∼9편에서 2편으로 대폭 줄였고, 김포- 부산은 하루 29편에서 21편으로 운항횟수를 축소했다.아시아나 항공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아시아나 항공은 김포-부산 노선은 하루 16편에서 9편으로, 김포-대구는 8편에서 2편, 그리고 김포-울산은 8편에서 6∼7편, 김포-광주는 7편에서 4∼5편으로 운항횟수를 각각 줄였다.그 대신 항공사들은 ‘양보다 질’로써 고속철과의 한판 승부를 겨룬다는 전략이다.
항공사들은 고속철 운임이 60%수준으로 낮은 만큼, 보다 품위있고 차별화된 서비스로 손님잡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대한항공의 경우 오전 9시 이전의 김포-부산간 비행기에서는 아침식사 대용으로 ‘머핀(빵)’을 제공하고 있다. 또 기존 우수고객의 이탈방지를 위해 4월부터 6월말까지 한달에 3차례 이상 비행기를 타는 고객에 대해서 1,000∼3,000마일까지 추가로 마일리지 보너스를 제공키로 했다.또 고속철과의 ‘시간 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김포∼부산 노선 전용카운터를 신설, 탑승 수속시간을 줄인다는 방침이다.여기에 대한항공은 4월 한달간 인터넷으로 국내선 항공권을 구매한 승객들 중 50명을 추첨, 국내선 왕복 항공권을 무료로 지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내선 항공기의 수요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김포-부산-제주를 잇는 항공투어 여행 상품 개발 등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특히 대한항공은 고속철과 연계할 수 있는 마케팅도 전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고속철에 탑승하는 국제선 연결 승객을 유치하거나 항공기의 비정상 운항시에 대비해 고속철과 연계하는 방안 등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그간 국내선에 대한 구조조정을 해왔기 때문에 고속철도 개통으로 인한 피해가 그다지 크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국내선의 경우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하지만 다양하고 격조 높은 서비스로 승객들을 최대한 잡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아시아나 항공도 고속철 개통에 맞춰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 역시 다양한 서비스로 고속철과 맞서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은 4월부터 인터넷으로 항공권을 예약, 발권한 승객이 원하는 좌석을 화면에서 지정하고, 항공권을 인쇄하여 공항에서 간단한 신원확인만 한후 바로 게이트로 가는 ‘탑승구 직행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출장이 많은 비즈니스 승객들이 보다 신속하고 편리하게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조치다.또 아시아나항공은 국내선 승무원의 서비스 강화를 위해 ‘국내선 전담 승무원 제도’를 도입했다. 아시아나 항공 관계자는 “고속철 개통으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국내선 전담 승무원 제도 등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정하성 haha70@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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