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중국은 올해부터 휴대폰 수출시 로열티가 분기별 판매량이 10만대 이상일 경우 5.0%, 6만6,000대에서 10만대 미만이면 5.5%, 3만3,000대에서 6만6,000대는 6.0%, 3만3,000대 이하는 6.5%로 책정돼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중국 업체에 유리하지만 한국의 경우 5.75%로 중국보다 불리한 상황이다.이에 따라 중국은 한국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전세계 휴대폰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는 한국 업체들은 세계시장에서의 중국의 저가공세에 대응해야 하는 입장이다.하지만 아직까지 미국 퀄컴 본사측은 한국에 대해 차별대우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국내 휴대폰 업계는 정보통신부에 건의하는 등 본격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내 업계는 퀄컴의 로열티 차별적용을 견제하기 위해 퀄컴의 경쟁사인 TI(텍사스인스트루먼트)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칩 개발에 나서도록 정통부에 건의서를 제출하기로 했으며 이번 중국 업체와 계약조건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 퀄컴사에 대해 지속적인 항의에 나설 계획이다.
또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공동으로 퀄컴과 로열티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연내 퀄컴 CDMA 기술과 크로스라이선싱 계약이 가능한 특허를 취득하거나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미국 반도체업체 TI는 지난해 본격 CDMA칩 시장진출 계획을 밝혔으며 3년전 인수한 닷와이어리스가 퀄컴과 크로스라이선싱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퀄컴에 별도의 로열티 지불없이 CDMA 칩 시장에 진출할 수 있어 국내 업계는 그동안 퀄컴을 대신할 TI측의 행보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휴대폰 제조업체 관계자는 “사실상 텍사스인스트루먼트와 제휴를 통한 칩 개발은 긍정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삼성전자와 중소 휴대폰 제조업체들도 적용된 로열티가 서로 상이할 수 있기 때문에 업계가 공동으로 퀄컴측에 지속적으로 항의해 내년 재계약을 기점으로 로열티 평준화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퀄컴이 CDMA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보다 중국에 로열티 등 유리한 조건을 수락한 것에 대한 분석도 다양하다.
휴대폰 수출에 있어서는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지만 퀄컴은 향후 중국의 잠재시장과 중국내 휴대폰 제조업체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국내 중국전문 휴대폰 개발유통회사 관계자는 “퀄컴의 로열티 차별대우는 이미 예측됐고 시작에 불과하다. 퀄컴이 앞으로 한국과 무선인터넷 분야 등 지속적인 연결고리를 유지해야 하지만 엄청난 잠재력과 성장력을 가진 중국에 CDMA를 도입하기 전부터 쏟아 부은 퀄컴의 노력을 보면 퀄컴이 CDMA칩 독점화를 위해 중국을 등에 업으려는 의도를 알 수 있다”며 “한편으로는 중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한국의 CDMA 기술이전과 더불어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있어 중국 휴대폰 업계에 대한 견제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제조업체 관계자는 “퀄컴이 중국의 CDMA 도입을 추진하면서 중국 정부와 서비스 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 등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한국 등을 견제하기 위해 기술이전과 로열티부문에 대한 조건을 달았던 것”이라며 “퀄컴은 한국이 CDMA 종주국이지만 중국의 잠재시장을 놓칠 수 없기 때문에 중국에 대해 최혜국 대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퀄컴은 중국이 CDMA 도입을 검토하기전부터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대대적인 지원을 약속했고 타국에 비해 기술이전 등 다양한 혜택을 미끼로 중국잡기에 나섰으며 이에 중국 휴대폰 업체는 기존 유럽방식인 GSM 휴대폰 이외에 CDMA방식 휴대폰 개발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면서 퀄컴측과의 로열티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퀄컴은 한국 업체들이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경쟁업체와 제휴할 경우를 대비, 미국정부를 통해 한국정부에 자사 무선인터넷 플랫폼인 ‘브루(BREW)’를 채택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루(BREW)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경쟁 업체의 칩에서는 구동되지 않게 제작되었다는 것. 정보통신기술협회 관계자는 “정보통신기술은 앞으로 핵심기술보다는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한 응용분야에서 더 많은 수익이 발생할 수 있도록 시장이 변화될 것”이라면서 “CDMA 시장에서 TI 등의 합세로 경쟁구도가 체계화될 경우 퀄컴의 CDMA 독점의지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김영민 mosteven@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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