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불법대선자금수사‘고삐’
검찰, 불법대선자금수사‘고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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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2-05 09:00
  • 승인 2004.02.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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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없이 진행돼 온 대선자금 수사가 1월26일 오전 한나라당 서청원 의원과 열린우리당 이재정 전 의원의 검찰 소환으로 정점을 치닫고 있다. 검찰은 이번주에만 열린우리당 이상수 의원, 한나라당 신경식 의원 등 총 4명을 소환한다. 검찰은 이미 이들 정치인에 대해 출국을 금지시키는 등 강도높은 수사를 예고했다.검찰이 설 직후 두 거물정치인을 소환한 것은 대선자금 수사가 장기간 휴식으로 맥이 끊어질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게다가 설 연휴를 넘길 경우 정치권이 ‘방탄국회’ 소집 등 온갖 방법을 동원, 검찰 수사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은 것도 검찰이 수사의 고삐를 더욱 죄게 만든 주된 요인이다.

검찰이 내달 초 줄잡아 14명에 이르는 전·현직 정치인들을 차례로 불러들이는 또다른 ‘강수’를 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뇌부는 이들 정치인들이 검찰에 자진 출석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는 한편 그새 정치인들이 빠져나갈 수 없을 만큼 보강 수사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청원 의원을 비롯해 이번주부터 소환하는 의원들은 ‘개인비리형’ 인사들이다. 이들은 한나라당이 지난해 말 ‘대선자금 특검’을 거론하면서 체포동의안 부결을 주도하자 대검중수부가 괘씸죄로 내놓은 유형.한화비자금 사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형국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대선 당시 이회창 대선후보의 최측근이었던 서청원 의원이 정조준에 걸려든 상황이다. 검찰은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장이던 서 의원이 한화그룹에서 10억원 안팎의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를 일부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대선자금 불법모금 및 유용에 관여한 단서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대해 한나라당 서 의원측은 “검찰이 왜 소환을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며 “하루라도 빨리 출두해 온갖 소문과 억측을 해명하고 진실을 규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 의원은 대검청사에 출두,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싸움에서 진 장수가 당연히 겪어야 하는 고초가 아니겠느냐”고 짧게 답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한나라당은 이날 대변인 논평없이 부대변인을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수사”를 요구하며 침묵하는 모습이었다.

같은 시각 출두한 이 전의원은 “한화측에 후원금을 먼저 요구한 적 없다”며 종전 주장을 되풀이했다. 검찰은 이 전의원을 상대로 한화측에 정치자금을 먼저 요구했는지 여부 등 양도성예금증서(CD) 10억원의 수수 경위에 대해 캐묻고 있으며, 이 자금 외에 다른 돈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이번 주 소환하는 전현직 의원 6명 전원을 정치자금법 위반혐의 등으로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검찰은 다음주에도 대선자금 유용에 관여한 정치인 2, 3명을 추가로 형사처벌한 뒤 불법 대선자금을 제공한 최태원 SK 회장 등 기업 총수와 임원 등을 잇달아 소환할 예정이다.<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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