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대형차지만 속은 중형차”
“겉은 대형차지만 속은 중형차”
  • 김영민 
  • 입력 2004-12-16 09:00
  • 승인 2004.12.16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달 1일 출시된 르노삼성의 신차 ‘SM7’이 판매개시 일주일 만에 계약 대수가 7,500대를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대형차 시장의 월 평균 판매대수가 약 7,000대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대형차 시장에서 ‘SM7’의 돌풍이 예상되고 있는 것. 하지만 일부에서는 르노삼성이 ‘고급 대형 세단’이라고 주장하는 ‘SM7’에 대해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어 주목된다. ‘SM7’이 출시 직후 예약 판매량이 급속히 늘고 있지만 이러한 대형차 논란에 따라 대량 계약 해지도 우려되고 있다.르노삼성자동차는 SM5와 SM3에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의 NEO VQ급 엔진을 탑재한 신차 ‘SM7’ 2개 모델을 전격 출시, 이달 1일 부터 판매에 들어갔다.하지만 SM7의 차체가 국내 중형차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대형차’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르노삼성은 신차발표회를 통해 배기량 2,300cc급과 3,500cc급 SM7을 ‘고급 대형 세단’으로 소개했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중형차에다 겉만 늘려 놓은 대형차”라며 “SM7은 중형차를 대형차로 둔갑시킨 르노삼성측의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비난하고 있다.우선 3,500cc SM7은 차의 앞뒤거리(전장)는 4,945mm, 차의 좌우측거리(전폭)는 1,790mm다.SM7의 전폭이 중형차로 분류되고 있는 현대차의 NF쏘나타(1,830mm)와 지엠대우의 매그너스(1,815m)보다 좁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대형차로 분류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반면 길이는 SM7의 기본이 됐던 닛산 티아나(4,770mm)보다 175mm나 길고, 현대차의 뉴그랜저(4,875mm)보다 길다.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길이가 긴 것은 차체가 긴 것이 아니라 V자형으로 돌출된 앞 범퍼 때문에 길어 보이는 것”이라며 “내부는 중형차인 닛산 티아나와 거의 똑같아 겉만 대형차 흉내를 냈지 속은 분명히 중형차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들을 종합해보면 SM7은 결국 기존 중형차에다 차량의 앞뒤 길이만 늘려놓은 셈이다.또한 SM7의 주력 모델이 2,300cc라는 점에서 르노삼성측이 SM7을 대형 세단으로 분류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관리법에서는 배기량 2,000cc 이상은 무조건 대형차로 분류하고 있지만 이는 각종 세금 부과를 목적으로 만든 기준이기 때문에 통상 업계의 분류 기준과 차이가 난다.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1,500cc 이하를 소형, 1,500~ 2,000cc는 준중형, 2,000cc 전후를 중형, 3,000cc 이상을 대형으로 분류하고 있다.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SM7의 2,300cc급 모델의 경우 세금 부과 기준으로 정해진 자동차 관리법의 분류기준을 적용하면 대형차가 될 수 있지만 통상 자동차 업계에서 말하는 대형차 기준은 3,000cc 이상이기 때문에 사실상 대형차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대량 해지 사태도 우려’

이러한 SM7에 대한 대형차 논란이 불거져 나오면서 일부 계약자들이 계약 해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량 계약 해지 우려도 나오고 있다.특히 르노삼성이 내년 상반기 중에 SM7보다 길이가 약간 줄어든 신형 SM5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소비자들이 SM7 구입 시기를 두고 고민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지난 6일 SM7 구입 계약을 한 박모(47·서울)씨는 “SM7이 기존 중형차와 비교해 전폭이 좁기 때문에 계약 이후에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현대차의 그랜저XG나 기아차 오피러스 등 오너형 대형차에 비해 SM7이 좁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SM7에 대한 예약 판매를 접수하고 있는 일부 르로삼성 대리점에서는 SM7의 대형차 논란 이후 문의 전화와 함께 계약 해지자들이 일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SM7을 두고 한국 실정을 감안해 만든 신개념 대형차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르노삼성 관계자는 “공룡의 뇌가 작은 것처럼 대형차가 크기만 크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엔진의 최고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적절한 크기가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SM7은 기존 대형차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차”라며 “대형차 논란이 오히려 SM7을 홍보하는 효과도 있다. 이미 SM7의 판매대수가 출시 일주일만에 대형차 시장에서 한달동안 팔리는 차량 대수를 훨씬 넘어섰다는 것은 고객이 SM7의 신개념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대형차 논란 이후 계약 해지자는 미미한 수준이며 해지자는 12월 이전에 차량을 보지 않고 계약했거나 가격 때문에 해지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삼성 브랜드 계약만료 시점서 르노, 이건희 회장에 ‘SM7’선물

루이 슈웨체르 르노그룹 회장이 최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만나 르노삼성의 신차 ‘SM7’을 선물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특히 르노삼성이 삼성 브랜드 계약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재계에서는 양측 회장이 르노삼성의 경기도 기흥 자동차디자인센터 투자와 브랜드 사용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의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아직 식지 않았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르노그룹 회장과의 만남에선 공동투자가 주로 거론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르노삼성이 고액의 브랜드 사용료를 내면서 삼성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삼성이 르노측에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현재까지 르노삼성에 대한 투자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김영민  mosteven@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