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주)LG정점으로 38계열사지분구조 수직계열화
지주회사 (주)LG정점으로 38계열사지분구조 수직계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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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5-04-27 09:00
  • 승인 2005.04.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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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계열사의 지분구조는 다른 재벌그룹에 비해 단순한 편이다. 지주회사인 (주)LG를 중심으로 수직계열형태의 지배구조를 가짐에 따라 지분이 안정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지배구조는 국내에서는 매우 드문 형태이다. 대부분 복잡한 계열사간 순환출자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반해 LG그룹은 단촐한 편인 것이다.과거 LG그룹은 여느 재벌기업과 마찬가지로 복잡한 순환출자구조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LG그룹은 2000년 이후 그룹구조와 지분구조에서 큰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2003년 3월 그룹의 지주회사인 (주)LG가 출범하기 까지 내부진통도 적지 않았다.

결과론적이지만 구본무 회장이 이끄는 LG그룹과 허창수 회장이 이끄는 GS그룹, 그리고 구자홍 회장이 이끄는 LS그룹 등 3개로 쪼개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은 간단치 않았다.당초 LG그룹은 구본무 회장을 축으로 한 그룹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를 놓고 고민했다. 결국 그룹의 모태격인 LG화학을 지주회사로 전환하기로 결정하고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그룹은 2001년 4월 LG화학을 인적분할을 통해 (주)LG CI, LG화학, 신설법인인 LG생활건강 등 3개사로 분할했다. 이어 2003년 3월 LG EI 및 LG MRO를 합병 및 분할 합병한 뒤 상호를 (주)LG로 변경, LG그룹의 통합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했다. 이어 2004년 7월에는 (주)LG의 일부 출자부분을 분할하여 (주)GS홀딩스를 설립했다.

왜 이런 절차가 필요했을까.

주요 계열사의 오너(구본무 회장) 지배력이 약한 부분을 최대한 커버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특히 GS그룹과의 분할을 앞두고 구, 허씨간 지분구조의 변화를 갖기 위해서는 얽히고설켜 있던 양가문의 지분을 주고받는 작업이 필수였다. 이렇다보니 합병과 분할이라는 기업회계의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붙였다 뗐다 하면서 지분구조를 안정화하는데 활용했던 것이다.어쨌든 이같은 작업은 2003년 중반을 기점으로 큰 줄기가 결정됐다. 이에 따라 그룹은 (주)LG를 정점으로 LG전자, 생활건강, 생명과학, 화학, 텔레콤, 데이콤 등 6개 중간계열사, 그리고 이들 중간계열사를 매개로 나머지 계열사들이 수직관계의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LG그룹의 계열사 지분구조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특징은 지주회사인 (주)LG를 축으로 수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대부분의 대기업집단이 계열사간 상호출자형태로 복잡하게 얼켜져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형태인 것이다.

특히 2004년 후반기를 기점으로 GS, LS그룹 등이 분리되면서 계열사간 지분구조의 형태가 매우 단순화되었다.(주)LG의 중간계열사에 대한 지분율은 평균 30%를 조금 웃도는 선에서 이루어져 있다. 예를 들면 (주)LG는 생명과학 30.4%, 생활건강 34%, 화학 34%, 전자 36.1%(2004년 12월31일 기준), 텔레콤 37.4%, 데이콤 39% 등이다. 이처럼 비교적 높은 지분율을 가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공격적 M&A를 당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다.물론 (주)LG의 지분구조에서 아직도 집안간 지분해소문제가 완전히 매듭지어져 있지 않은 점은 있다. 허창수 회장이 여전히 3% 이상의 높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구씨 형제들 역시 대주주로 있다. 특히 구씨 일가족 40여명이 지주회사인 (주)LG의 지분을 나누어 갖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오너 일가의 지분구조에서 또다른 현안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계열사 지분구조가 비교적 안정적인데도 최근 소버린 등 외국계 투자자들이 경영참여를 선언하면서 공격적으로 지분매수에 나선 까닭은 무엇일까. 지난 3월초부터 시작된 소버린의 공격은 4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소버린은 지주회사인 (주)LG와 LG전자를 집중 공격하고 있는데 이는 핵심기업을 주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 LG측은 매우 편안한 표정이다. 오너 일가의 지분이 절반을 넘어선 (주)LG의 경우 사실상 M&A 가능성은 매우 낮은 편이고, LG전자의 경우에도 (주)LG의 지분율이 36%대에 이르러 경영권을 침해당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소버린이 공세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소버린의 목적이 경영권 탈취와 같은 극단적인 방향이 아닌 단순 투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현재로선 지배적이다. 또하나는 (주)LG와 LG전자를 동시에 공격함으로써 오너 일가의 경영권방어력을 최대한 약화시키려는 목적도 숨어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LG전자를 공격한 것은 소버린이 투자목적이란 해석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소버린으로선 삼성전자의 주가가 워낙 높아 그에 못지 않은 LG전자를 대상으로 장기투자를 해 대박을 터트리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소버린은 LG전자의 미래가치를 최소한 10만원대 이상으로 보고 있다. LG전자의 주가가 급등하면 당연히 (주)LG의 주가도 오르기 때문에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게 소버린의 속내라는 분석인 것이다.여기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아직까지 LG전자가 대주주로 있는 LG필립스의 지분향배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하는 부분이다. 현재 LG필립스는 LG전자가 50%, 필립스가 50%를 나누어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LG필립스의 지분은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사장 몫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구본준 사장이 이 회사의 실질적인 경영을 맡고 있다.아직 완전 분리상태는 아니지만 LG건설과 LG상사의 지분분리가 어떻게 이루어지느냐 하는 부분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들 계열사의 분리문제가 매듭지어질 경우 그룹의 지분지도는 완전히 제모습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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