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 의장 “전향적으로 해보자”, 洪 “집에서 자기 난감”

[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정세균 국회의장이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지난 3일 단식농성에 들어간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방문했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 단식농성장을 찾아 김 원내대표와 김무성 의원, 이채익 의원 등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정 의장은 "오늘 오후 여야 4개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 나와 국회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눠보자"라는 말을 김 원내대표에게 건넸다.
이어 "그 동안 내가 (의장으로서) 중립적으로 (국회 운영을) 해 봤는데, 전향적으로 좀 (논의를 하자)"고 달랬다.
정 의장은 얼마 임기가 남지 않은 점을 언급하며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데 막판에 이러면 난처하다"며 국회 정상화를 위한 협조를 호소 했다.
정 의장이 자리를 뜬 뒤에는 충북지역에서 열리는 6·13 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 참석에 앞서 홍 대표가 김 원내대표를 위로 방문했다.
홍 대표는 김 원내대표에게 한국당 의원들이 릴레이 동조 단식농성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전하고, 전날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국민청원을 거론하며 "청와대에서 (농성장에) CCTV를 아직 설치 안 했느냐"고 비꼬기도 했다.
홍 대표는 이날 자리에서 과거 최구식 전 의원의 수행비서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공격해 접속 장애를 일으켰다며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의 주장으로 도입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특검'을 언급했다.
홍 대표는 "내가 그 특검을 다 받아주고, 대표도 물러났다. 나중에 보니까 최 의원은 관련이 안 돼 있었고, 우리 당과 아무런 상관없는 사건이었다"며 "그런데 대통령까지 연루 의혹이 있는 드루킹 특검을 '회피하고 넘어 가겠다', '남북정상회담 쇼로 다 덮고 가겠다' 하는데 덮일 것 같냐"고 비판했다.
그는 "(드루킹 사건은) 정권 출범의 정당성 여부가 문제되는 사건"이라며 "(민주당은) 당당하게 관련이 없으면 특검을 받고 난 다음에 정면돌파를 해야지, (특검을) 비준과 교환하자는데 비준이라는 것은 국가 간에 재정적 부담을 지우거나 의무가 발생할 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남북이 국가간의 관계는 아니다"며 "노태우 전 대통령부터 남북선언이 있어왔는데 국회 비준여부가 문제가 된 적이 있었냐. 그것은 비준 대상이 아니다. 도대체 청와대가 헌법책도 안 보고 무슨 생각으로 그런 주장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판문점선언은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 그런데 왜 이번 선언만 비준을 받겠다고 그런 식으로 나오느냐"며 "더 이상 그러지 말고 국회 정상화를 하고, 드루킹 특검을 하고, 추가경정예산도 심의를 해보자는 말이다. 정상화 해서 국회해서 논의를 해보자는 거다"고 재차 말했다.
홍 대표는 또 "정세균 의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부끄러운 의장으로 물러나선 안 된다"며 "노숙한다는 게 보통 어려운 결단도 아니고 보통 힘든 것도 아니다. 김 원내대표가 노숙하니 내가 집에서 자기도 난감하다. 오늘쯤은 의장님께서 결단을 내려주셔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정현 기자 jh0704@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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