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I코리아와 닮은꼴 EBT네트웍스
대표적인 인물은 정성홍 전 국정원 경제과장. 그는 진승현 게이트 수사가 진행되던 지난 2001년 당시 민주당 김홍일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하려 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1년6개월과 자격정지 2년에 추징금 1억4,600여만원을 선고받고, 지난 2002년 만기 출소했다. 출소 이후 정씨는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현재 강남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는 현재 EBT네트웍스의 비공식 회장으로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 진승현씨의 구명운동을 펼쳤던 이상률 변호사(사시 18회) 역시 EBT네트웍스와 연을 맺고 있다. 이 변호사는 2001년 진승현씨의 항소심을 맡아 변론을 펼쳤으며, 이후 2002년 ‘최규선게이트’와 관련 김홍걸씨와 김홍업씨의 변호를 맡기도 한 유명인사. 그는 EBT네트웍스와 유아원엔터테인먼트(EBT의 관계자)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배진성 EBT 이사와 남기근 유아원 대표도 EBT네트웍스의 재무파트를 담당하고 있다. EBT네트웍스에서 리스크를 담당하고 있는 배진성 이사는 한스종금 출신으로 MCI코리아의 상무를 지낸 인물. 진승현씨는 당시 MCI코리아의 부회장으로 있으면서 한스종금과 이머징창업투자에서 불법대출을 받은 자금으로 주가를 조작했었다. 배 이사는 EBT 이사 외에도 관계사인 유아원의 임원직도 같이 맡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EBT의 상근이사로 재직하다 지난 6월 유아원의 대표가 된 남기민 사장 역시 진승현게이트와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 그는 2000년 당시 주가조작 자금을 불법 대출했던 이머징창투에서 근무했다. EBT가 인수를 추진하다 철회한 에이전트웹 역시 진승현씨와 관련이 있는 회사다. 에이전트웹의 대표가 진승현씨의 친인척인 황정욱씨이기 때문. 하지만 EBT는 지난 5월 인수추진을 공시했다가 이를 철회했다.
켄젠 통해 인연 맺어
업계관계자들은 “진승현게이트의 조연들과 EBT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바로 미국계 바이오업체인 ‘켄젠’ 덕택”이라며 “진씨가 2003년 당시 EBT가 켄젠에 투자하도록 적극적으로 주선하면서 영향력을 회복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시 EBT는 켄젠이 개발 중인 방광암 진단시약의 FDA승인으로 인해 ‘바이오주’로 각광받으면서 증시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EBT네트웍스 관계자들은 그러나 “이들은 모두 왕기주 회장과의 인연 때문에 이곳에 있을 뿐, 진승현씨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왕기주 회장은 문원국 사장과 EBT네트웍스를 공동운영해오다 문 사장이 지난 8월 회사를 떠나면서 전면으로 나선 상태. 하지만 EBT의 한 관계자는 “이들이 재무파트를 담당하고 있다”며 “최근 일어나는 인수와 합병은 대부분 그들의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서종열 snikerse@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