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눈’ 일본 고유종 아니다...전남 영광서 105년만 발견
‘괭이눈’ 일본 고유종 아니다...전남 영광서 105년만 발견
  • 강민정 기자
  • 입력 2018-04-29 18:23
  • 승인 2018.04.29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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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괭이눈(Chrysosplenium grayanum)'이 한국에서도 105년 만에 발견됐다. 이 식물은 그간 일본 고유종 식물로 알려진 바 있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9일 전라남도 영광군청과 이달 초 영광군 일대를 조사한 결과 '괭이눈'의 국내 자생지를 처음 확인했다고 전했다.
 
1913년 일본 생물학자 나카이(Nakai)가 제주도 한라산에 분포한다고 보고했으나 이후 국내에선 문헌기록 외에 실체가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남 영광군 괭이눈의 자생지는 100㎡ 내외의 면적을 지니며, 약 500여 개체가 서식하는 안정적 개체군을 구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장미목 범의귀과에 속하는 식물 '괭이눈'은 황금색 꽃이 피는 특징으로 인해 '황금의(Chrysos)' '비장(spleen)'이란 학명을 갖게 됐다.
 
또한 10㎝ 내외 크기로 식물 전체에 털이 없으며 수술 4개를 지닌다. 주 분포지역은 산지의 물이 흐르는 습한 곳 주변이다.
 
1957년 일본 생물학자 하라(Hara)가 괭이눈 분포지역을 일본으로 한정, 일본 고유종으로 국제 학술지(Journal of the Faculty of Science, the University of Tokyo)에 보고하면서 그동안은 괭이눈을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식물로 인식돼 왔다.
 
국내에도 괭이눈으로 판별된 표본이 일부 있었으나 국립생물자원관이 이것의 주요 형질을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조사한 결과 다른 식물을 잘못 판별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 식물의 경우 건조표본으로 만들면 꽃, 수술의 수 등 주요 형질 분간이 어려워 판별이 오판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주요 포털과 백과사전 등에서 '괭이눈'으로 검색해 나오는 식물도 괭이눈 속 선괭이눈을 괭이눈으로 오인해 잘못 올린 것이다. 선괭이눈은 수술이 8개고 잎이 장미 문양(로제트잎)이다.
 
그러나 이번에 국립생물자원관이 찾은 괭이눈은 현장에서 형태적 특징을 확인하고, 현미경 미세 관찰 및 유전자 신분증 격인 'DNA바코드' 분석했다.
 
그 결과 일본 괭이눈 DNA와 99.7% 일치했다.
 
연구진은 전 지역에 분포하는 일본의 경우와 달리 한국에선 영광군 한 지역에만 발견된 점과 관련해 괭이눈 개체·집단 간 분류학적 차이, 유전자 다양성, 생물지리학적 특징 등 후속 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다.

강민정 기자 km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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