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초대 당의장 “나야나”
여당 초대 당의장 “나야나”
  • 김종민 
  • 입력 2003-12-30 09:00
  • 승인 2003.12.3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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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길 전 행자부 장관이 지난 18일 당내 인사 가운데 가장 먼저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의장(당의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등 ‘1·11전당대회’를 겨냥한 열린우리당의 당권경쟁에 불이 붙었다. 특히 오는 27일부터 시작되는 후보등록일까지 10여명에 이르는 예비 당권주자들의 출마러시가 예상되고 있어, 후보난립으로 이어질 우려를 낳고 있다.좀처럼 뜨지않는 지지율로 인해 곤경에 빠져있는 우리당이 최근 지도부 구성을 놓고 구민주당파와 영남·부산파 그리고 개혁파 등이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애초 1인 의장 체제를 염두에 두고 각 지역별로 후보단일화를 추진해 오던 일부 후보들이 집단지도체제로 당헌이 개정되면서 저마다 당권 도전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지난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권도전 의사를 가장 먼저 밝힌 김정길 전장관은 내년 총선에서 ‘영남 30석 이상 의석 확보’를 장담했다.국민통합추진회의 출신으로 영남 친노 그룹의 대표주자인 김 전장관은 “창당 이후 여전히 지지율이 10%대에 머물고 있는 현재의 상황이 계속된다면 패배하는 ‘3등 정당’이 될 것”이라며 “검증되지 않은 지도력과 조직 장악력에 확신이 가지 않는 사람에게 한번쯤 시험삼아 당의 운명을 맡길만한 여유가 없다”고 당내 일부세력을 비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김 전장관은 또 “검증된 리더십으로 당을 통합, 내년 총선에서의 승리를 이룩하겠다”며 “특히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지역에서 30석 이상을 확보하는 등 전국적으로 고른 당선자를 탄생시켜 1987년 양김의 분열 이후 한번도 이루지 못한 전국정당과 원내 제1당을 만들어 내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김 전장관의 출마선언으로 PK(부산·경남)권에서는 3∼4명 가량이 대거 출마할 것으로 전망된다.조성래 전 부산정치개혁추진위원회 위원장, 김태랑 전 민주당 최고위원도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태다.더욱이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 우리당 입당이 예상되는 김혁규 전경남지사의 당권도전 여부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물론 김 전지사는 아직까지 한나라당 탈당에 따른 대외 여론을 고려, 입당 시기와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이처럼 다수의 영남권 인사들의 당권도전이 예상되는데는 영남 대의원들의 표심이 이번 열린우리당 지도부 경선 향배에 결정적 변수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실제 1만1,000~1만2,000명으로 추산되는 전체 선거인단 중 영남 선거인단은 35% 가량인 3,700명에 달한다. 여기에 투표가 1인2표제 방식으로 치러지는 만큼, 영남 표심을 잡지 않고선 당 의장은 물론 5명에게 주어지는 상임중앙위원 자리도 장담할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같은 이유로 인해 당초 이번 전대는 천정배·신기남·정동영 의원 등 민주당 출신 의원그룹과 김두관 전행자부장관과 김혁규 전경남지사 등 부산·경남 출신 양대 세력간의 대결구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또한 김정길 전장관은 “내가 당 의장이 되면 PK에 바람이 불 것”이라며 “영남 유권자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비로소 ‘영남이 집권했구나’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PK 표심을 공략하기도 했다.이밖에 현재까지 당 의장 선거를 공식 천명한 원내인사는 장영달(전주 완산), 신기남(서울 강서) 의원과 정동영(전주 덕진) 의원 등이다. 이들 외에도 각 지역별로는 다양한 후보들이 출마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김근태 원내대표의 경우 주변의 출마 권유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한나라당 탈당파를 대표해 이부영 의원, 개혁당 출신의 김원웅 의원도 출마가 유력하다.

중진 그룹에선 이미 여러 자리에서 출마 의사를 밝힌 장영달 의원이 금주 중 공식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여성몫으로 배정된 1석의 상임중앙위원 자리를 놓고 여성 후보들간의 각축전도 예상되고 있다.전체득표 상위 5위권에 들지 않더라도 여성 후보 중 최고득표자가 상임중앙위원에 선출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마련돼 있어, 너도 나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김희선(서울 동대문) 의원과 허운나 전의원이 출마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고 이경숙 공동의장과 고은광순씨도 당권 경쟁에 합류할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표시하고 있다.결국 이번 당 의장 경선이 세대간, 계파간 대결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당내 발언권 강화를 위해 적어도 10명 이상의 계파 후보들이 당권경쟁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당내 일각에서도 “의장 입후보자가 10여명 선에 이르지 않겠느냐”는 관측과 함께 “그러나 정동영 의원과 김정길 전 장관의 빅매치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선거운동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단일화되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미지수다.한편, 열린우리당은 18일 당 의장 선거를 위한 전당대회를 2004년 1월 11일에 개최하기로 확정짓고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에 김덕규 의원을 선임했다. 또 오는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간 후보등록을 받고 2004년 1월 5일부터 지방순회유세와 TV토론을 실시할 계획이다.

김종민  kjm9416@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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