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 ‘선점’ 도요타·GM도 ‘움찔’
중국시장 ‘선점’ 도요타·GM도 ‘움찔’
  • 조경호 
  • 입력 2006-02-15 09:00
  • 승인 2006.02.1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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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그룹(정몽구 회장)은 ‘2008 글로벌 톱5 전략’방향에 따라 중국 시장에 공격적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글로벌 메이커로 성장하기 위해선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 시장을 선점하지 않고서는 실현이 불가능하기 때문.그러나 중국 시장엔 세계적 자동차메이커 GM, 포드, 폭스바겐과 일본의 도요타, 혼다 자동차 등이 진출해 ‘올인’전략을 펼치고 있어 한판 치열한 전쟁이 불가피하다.

현대·기아차 입장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가까운 일본의 도요타. 세계2위 자동차 메이커인 도요타는 초기 마케팅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세계적 자동차메이커들도 중국 시장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현대·기아차라고 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2년 중국시장에 진출하여 빠른 시간에 시장을 선점해 가고 있고, 오는 2008년이면 글로벌 생산규모 559만대가 되면서 글로벌 톱5에 진입하기 때문이다.세계적 자동차 메이커들과 시장 점유율 싸움에서 당당하게 석권해 나가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중국시장 공략 전략을 알아본다.

성공비결1글로벌 마켓을 공략하라

현대·기아차그룹(회장 정몽구)는 글로벌 전략 차원에서 중국 시장 선점에 나섰다.세계 제2위 자동차 소비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을 한국에 이은 제2생산기지로 육성하기 위해 올해부터 향후 6년간 31억 달러를 투자한다.현대차는 올해 상반기에 베이징현대차 엔진공장 증설(약 1억달러)과 제2공장 신설투자(약 8억달러)를 본격화할 예정인 가운데 광저우현대차 상용차공장(약 12억4,000만달러)과 산둥성 엔진공장(약 2억달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기아차는 지난해 10월 둥펑위에다 기아차 제2공장(약 8억달러)을 착공해 현재 건설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등 현대·기아차는 2011년까지 총 31억4,000만 달러를 중국에 투자한다.

이들 투자가 완료되면 현대·기아차는 중국내에서만 연간 완성차 103만대, 상용차 20만대, 엔진90만개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현대차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투자금액 대부분을 중국 현지 합작법인에서 자체 조달할 예정이기 때문에 본사 차원의 자금부담은 크지 않다”고 말한다.현대·기아차가 이처럼 중국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는 중국의 자동차 관세가 30%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데다 시장 성장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기 때문. 시장은 커가는데 관세가 높아 수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택할 수 있는 방법은 현지 생산량을 늘리는 것밖에 없다. 미국 GM과 일본 도요타, 혼다 등 해외 업체들이 중국 내 생산능력 확대 계획을 갖고 있는 것도 똑같은 이유이다.현대차는 완성차와 엔진공장에 병행 투자했다.현대·기아차는 중국에 완성차 공장을 지으면서 엔진공장 투자도 병행해 중국을 완전 자급형 생산기지로 손색이 없도록 했다.

북경현대차는 2008년 북경올림픽과 2010년 상해EXPO 등 중국시장 성장으로 인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지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기존15만대 규모인 생산시설을 5월에 30만대 규모로 확장, 완료하였으며 30만대 규모의 제 2공장이 완공되는 2008년도에는 총 6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둥펑위에다 기아차의 43만대와 합쳐 2010년에는 100만대 생산·판매 체제를 구축하여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현대차는 완성차 생산능력 확대를 염두에 두고 생산설비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중국 내 승용차 수요가 고급화될 것을 감안하여 산둥성 엔진공장에서 최신 세타엔진을 생산키로 했다. 현대차가 광저우자동차와 합작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용차공장은 종합 자동차 메이커로 부상하기 위한 대책이다. 이는 승용차와 상용차 라인업 체제를 구축해 중국 자동차 시장을 보다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방안이다.

성공비결2현지화에 적응하라

현대차의 중국시장 성공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지난 2002년 중국에 진출한 현대차는 합작법인 ‘북경현대기차’를 통해 쏘나타를 중국 현지 도로에 맞게 특별히 제작해 출시한다. 엔진 오일팬의 재질을 보강하여 내구성을 높이고, 차량의 지상고를 중국 도로조건에 적합하도록 조정했다. 또한 중국의 연료품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엔진 인젝터 성능을 대폭 강화하고, 녹킹 방지를 위해 엔진 압축비를 변경하는 등 최적의 엔진 조건을 채택했다.현대차는 품질과 고급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이어가며 GM, 도요타 등 경쟁사들의 자동차들을 제치고 빠른 속도로 중국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게 된다.

현대차는 2003년 5만2,128대, 2004년 14만4,088대, 2005년 10월까지 19만317대를 판매하는 등 중국 내 완성차업체 중 가장 빠른 속도의 성장세를 보여 왔다. 판매실적이 전체 자동차 메이커 중 2위를 차지하며, 1위인 상해 GM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지난 2005년 3월, 1분기 판매실적에서 중국 전체 자동차업체 중 1위를 차지하여 중국 진출 2년 만에 세계 자동차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중국시장에서 선두권으로 도약함으로써 자동차 업계를 놀라게 했다.이외에도 북경현대는 2004년 5월에 중국자동차업계 최초로 최단기간 10만대 생산돌파라는 기록을 달성하였고, 이로부터 7개월 후에는 다시 최단기간 20만대 생산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성공비결3제품에 승부를 걸어라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시정을 선점하고 있다.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짧은 시간에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제품에 승부를 걸었기 때문.현대차는 진출 초기부터 전 세계시장에서 고품질로 인정받은 쏘나타를 투입 톱다운(Top Down)방식의 고급화 전략을 세웠으며, 이는 그대로 적중했다. 이미 품질과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던 쏘나타를 중국 고객에게 선보임으로써 중국내 고급차 브랜드로 인정받았다.

특히 쏘나타는 2008년 북경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북경시정부가 추진하는 6만7,000대 규모의 북경택시 교체사업의 표준사양으로 채택되어 올해 10월말까지 북경택시 신차등록대수의 85%를 점유하고 있으며, 움직이는 광고판 역할을 함으로써 중국소비자들에게 북경시를 대표하는 차량으로 각인되었다.북경의 자동차 딜러들로부터 현대차는 “현대차가 정말 좋다”라는 뜻인 “셴다이 처 흔하오”로 불리고 있다. 그 만큼 제품 품질이나 브랜드를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최상의 기술과 품질 및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만족을 극대화 ▲자동차 생산판매를 중심축으로 제조, 서비스, 금융 부문등 자동차 연관사업 확대를 통하여 2010년 매출액 200억불 달성 ▲중국 정부 및 합자 파트너와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가장 경쟁력 있고 세계적 수준의 생산성을 갖춘 회사로 성장하고 있다.미국 최고 경제주간지인 ‘비즈니스위크’誌는 이러한 현대차의 중국시장 성공을 바탕으로 정몽구회장의 글로벌경영 성과를 높이 평가하여 정몽구회장을 2004년 최고의 CEO로 선정한 바 있다.한중경제협력의 성공적인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베이징 현대기차의 성공에는 정몽구 회장의 중국 고위 지도자들과의 돈독한 친분과 지속적인 교류를 통한 중국 네트워크 구축이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공비결4성공을 위해 올인하라

현대차는 매년 급성장하는 중국시장에 올인정책을 펼치고 있다.정몽구 회장은 “현재 5%인 현대·기아차의 중국내 시장점유율을 2010년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북경현대기차를 중국을 대표하는 자동차회사로 성장시켜 궁극적인 목표인 ‘글로벌 탑 5’달성을 앞당기는데 북경현대기차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한다.글로벌 탑5 달성은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시장을 선점하지 않고서는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 같은 현대차의 전략에 따라 북경현대기차는 현대차의 글로벌 전략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해외생산기지의 거점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현대의 공격경영에 걸림돌은 다른 글로벌 자동차업체이다.

다국적 자동차업체들도 중국 시장에 ‘올인’ 전략을 펴고 있기 때문.중국 내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GM이 선두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 GM대우차에서 생산하는 소형차를 가져다 현대차에 맞불을 놓고 있는 데다 폭스바겐(상하이폭스바겐·이치폭스바겐)도 오랜 유통망을 기반으로 판매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또한 일본의 혼다자동차(광저우혼다)는 시장점유율 3~4위 자리를 놓고 현대차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고, 도요타자동차는 초기 마케팅 실패를 딛고 서서히 야욕을 본격화하고 있다.일본의 도요타는 중국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디이치처와 합작으로 중국 현지에 연구개발 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도요타는 현지 소비자 기호를 반영한 중국 시장 전용차량을 개발하기 위해 다이치처와 합작회사를 설립, 기술을 이전할 방침이라는 것.새로 설립할 합작회사는 종업원 수백 명 규모로 주로 중국 시장에 맞는 차체 디자인과 내장의 연구 개발을 맡기로 했다.도요타는 올해 중국시장에서 지난해 보다 57%많은 28만7,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도요타 등 일본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에 뛰어들면서 각 업체간 시장 점유율 싸움이 가격인하 경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미국 일본 한국 유럽 업체간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승자와 패자가 뚜렷하게 구분될 것이며, 현대차의 가장 큰 적수는 역시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성공비결5마케팅에 승부하라

현대차는 ▲한류(韓流) 마케팅 ▲스포츠마케팅 ▲ 브랜드 마케팅 등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이미지를 부각시켜 나가고 있다.한류는 국내에서 만들어진 영화,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의 인기가 아시아권에서 전세계로 퍼져가며 한류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내 대표적 기업인 현대차는 한류를 마케팅으로 활용하여 중국 소비자는 물론 해외 소비자들에게 현대차의 글로벌 이미지를 각인시키는데 한몫하고 있다. 현대차는 2008년 북경올림픽과 2006년 독일 월드컵 등 세계적 스포츠 대회를 앞두고 스포츠 마케팅을 강화했다.

현대차는 중국인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은 베이징 궈안팀의 공식 후원사 계약을 맺은 뒤 팀명을 북경현대로 변경하고 적극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오는 6월에 개최되는 2006년 독일 월드컵의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다.강력한 퍼스널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중국에서 현대차는 제품 디자인과 실용성을 높여가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이 맞아떨어져 현대차의 쏘나타와 쎄라토가 지난 2005년 중국자동차 최우수 브랜드로 선정되었다.중국세계무역조직연구회와 중국방송 텔레비전협회가 중국내 정계, 경제계, 학계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2005 중국생활방식 최고브랜드>조사에서 현대차의 쏘나타와 기아차의 쎄라토가 상해GM의 뷰익과 마즈다의 마즈다6 등과 함께 중국인의 생활방식을 가장 잘 대표하는 브랜드로 선정되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최우수 브랜드선정은 지난 2005년 미국 비즈니스위크 선정 100대 브랜드 진입에 이어 현대차의 품질 및 안전성이 중국시장에서도 최고 수준임이 입증되어 현대차의 브랜드가치 상승으로 인한 판매증가 및 글로벌메이커로의 도약에 청신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경호  news002@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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