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은 ‘면제’ 서민층에게 ‘덤터기’
부유층은 ‘면제’ 서민층에게 ‘덤터기’
  • 구명석 
  • 입력 2006-03-29 09:00
  • 승인 2006.03.2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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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은행들이 고액거래 고객들에 대해서는 경쟁적으로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하지만 뒤에서는 서민에게 부담이 되는 수수료를 은근슬쩍 올리거나 새로 만들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달 은행 업무시간 이후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를 신설했고, 기업은행도 주식 납입금보관 증명서 발급 수수료를 건당 2만원씩 받기로 했다. 신한은행도 일부 수수료를 신설하고 납품대금지급 대행수수료 등을 올렸다.

최근 일부 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도 각종 수수료를 잇따라 신설하거나 인상해 고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19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달 은행 업무시간 이후 자동화기기(ATM) 이용 수수료를 신설했다. 이에 따라 평일에는 오전 9시 이전과 오후 6시 이후, 토요일에는 오전 9시 이전과 오후 2시 이후, 일요일과 법정공휴일에는 하루종일 현금을 인출하거나 계좌이체를 할 때 건당 6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특히 SC제일은행은 플래티늄 등급 이상의 ‘핵심’ 고객이나 퇴직신탁 가입고객 등은 수수료를 면제키로 해 소액거래 고객들로부터 곱지 않은 눈길을 받고 있다.

기업은행도 오는 27일부터 주식(사채) 납입금보관 증명서 발급 수수료를 건당 2만원씩 받기로 했다. 은행측은 수수료 신설에 대해 비용 발생을 이유로 들고 있으나 신한은행이 같은 서비스에 대해 현재 2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다음달부터 이를 폐지키로 한 것과는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한편 신한은행 역시 다음달부터 건당 5,000원의 전표, 문서 열람 수수료와 건당 5,000원의 타행환 반환청구 수수료를 신설하고 납품대금지급 대행수수료를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국내 은행서비스 수수료가 여전히 원가에도 못 미치는 데다 선진국 은행들과 비교해서도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향후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금융서비스 물가지수는 송금·인터넷뱅킹·자동화기기(ATM) 등에 부과되는 각종 은행 수수료는 2000년보다 35%나 올라 같은 기간, 교통요금 상승률(31%)이나 우편요금서비스 상승률(25.5%),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수료(24.1%)보다도 은행서비스 물가는 무려 35.7%나 상승. 은행수수료가 금융서비스 가운데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구명석  gms7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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