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검찰소환 임박 …총력 방어중
이건희 회장 검찰소환 임박 …총력 방어중
  • 이범희 
  • 입력 2006-09-10 15:07
  • 승인 2006.09.10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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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명 삼성그룹 ‘회장님을 보호하라’

삼성그룹(회장 이건희)이 검찰의 수사 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검찰이 이재용 상무의 에버랜드 전환사채(CB)편법증여사건에 대한 조사를 24일 항소심 선거 이전에 마무리 지을 뜻을 밝혔다. 이는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의 소환이 임박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검찰이 이 회장에 대한 소환을 공식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검찰내부에선 이미 소환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내부에선 비상이 걸렸다. 그룹 총수가 검찰에 출두하게 되면 내외신의 주목을 받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개인과 기업 이미지의 타격은 물론 내부 직원들의 동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삼성측에선 이 회장의 검찰 출두를 막기 위해 ‘이건희 회장 보호 특명’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수단과 방법을 모두 동원하여 이 회장의 검찰 소환을 막고 있다. 이 같은 삼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이 회장을 소환할 것으로 보여 향후 검찰 수사의 칼날이 어디까지 향할 것인가에 세인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그룹에 비상이 걸렸다. 에버랜드 전환사채(CB)편법증여 사건과 관련, 검찰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검찰은 24일 CB전환사채 발행당시의 에버랜드 전현직 사장이었던 허태학, 박노빈(당시 상무)씨의 항소심 선고 이전에 모든 현안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 지을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소환이 임박했음이 점쳐지고 있다. 이번 검찰의 소환에 이재용 상무는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회장을 소환하여 CB를 헐값에 배정한 과정과 이재용 상무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지배구조는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에버랜드로 이어진다. 이 회장의 경영권을 아들인 이 상무에게 물려주기 위한 방편으로 에버랜드의 CB를 자녀들에게 헐값에 배정하도록 지시, 이행했을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학수 부회장에겐 비서실 차원에서의 개입 여부를 집중 조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간 수사를 통해 비서실 등의 개입 여부에 대해 증거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주변에서는 ‘재계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이 회장을 소환할 땐 확실한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특히 재판부도 CB배정 과정에서의 공모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입증해 오라고 검찰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이를 입증치 못할 경우 검찰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검찰이 이 회장이 CB발행 과정 등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을 것이라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검찰은 수원지검으로 발령 난 에버랜드 사건의 주임검사인 이원석 검사를 파견근무 형태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에 남기는 등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검찰은 “주인이 바뀌는 중대한 일에 오너가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소환해서 모든 조사를 다하겠다. 사안이 복잡해 서면조사는 적절치 않고, 떳떳하다면 출두해서 조사받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소환조사의 굳은 의지를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검찰은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을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바 있다.

총수 검찰 소환이라는 최악 상황 다가온다
아무튼 삼성으로선 이 회장의 검찰 소환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삼성 내부에선 비상이 걸렸다. 그룹 총수가 검찰에 출두하게 되면 내외신의 주목을 받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개인과 기업 이미지의 타격은 물론 내부 직원의 동요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삼성측에선 이 회장의 검찰 출두를 막기 위해 ‘이건희 회장 보호 특명’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지금 상황을 X파일 도청사건 이래 최대의 위기 상황으로 보고 ‘이 회장의 검찰 소환’을 막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정재계의 인맥은 물론 모든 정보라인을 동원해 검찰의 수사진행 상황을 파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민단체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과거 총수들의 소환 시 시민단체들이 몰려들어 오너에게 오물을 던지고 피켓시위를 벌였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검찰 소환은 회사업무에 지장을 줄 것이 불 보듯 뻔해 글로벌 삼성의 경영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올 초 현대차 정몽구 회장이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는 동안 현대차 내부의 동요가 임직원들 간의 갈등으로 표출되어 수출입에 큰 타격을 입었었던 전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잘못을 했다면 조사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재벌 총수들의 소환은 상징성 그 자체로 재계에 미치는 직·간접적 영향이 크다. 하물며 대한민국에서 삼성의 비중이 크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만큼, 그 만큼 반대성향이 짙은 단체들도 많아 소환 장소에 몰려들 인파와 시위로 큰 파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 1 시나리오, 호텔 등서 비밀조사
검찰의 이 회장 소환이 확실시 되면서 삼성측에선 전방위로 소환만은 막아보자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나온 카드가 서울의 모처나 호텔 등 제3의 장소에서 비밀리에 조사를 받는 것이었다. 최근 이 회장의 처남인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 언론과 세인들의 눈을 피해 비밀리에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홍 전회장은 한 달간 검찰과 시간벌기 줄다리기를 하다 지난 8월 10일 법조비리로 언론과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틈을 타 검찰에 출두. 비공개 조사를 받았다. 홍 전회장은 CB포기가 독자적인 경영판단 결과인지 아니면 이 회장 등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 회장이 지난 98년 홍 전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던 보광그룹에 중앙일보 주식 52만 여주를 무상증여한 것이 중앙일보가 CB인수를 포기한데 따른 대가였는지에 대해 16시간에 걸친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수사를 통해 CB편법증여 사건에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처럼 홍 전회장이 비밀리에 수사를 받은 전례가 있어 이 회장 역시 비밀리에 조사를 받을 것이라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삼성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국제적인 인지도를 고려해 볼 때 공개소환보다는 제 3의 장소인 호텔조사가 이뤄 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호텔 조사를 이끌어 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의 한 관계자는 “터무니없는 억측이다. 어디서 그런 루머성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소환여부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는 너무 앞서가는 예측인것 같다”고 반박했다.

제2의 시나리오, 해외로 피신
이 회장의 검찰 소환에 대한 전방위 로비가 실패할 경우를 가정한 해외 도피 시나리오도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이 회장이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밴 플리트 상’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수상을 위해 출국할 것으로 보여 이 같은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상호이해와 협력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여되는 상이라고는 하지만 시기가 미묘하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비록 항소심 수사는 24일 이전에 마무리되고 시상식은 9월 1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코리아 소사이어티 연례 만찬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라고 하지만 이 회장이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수사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그의 출국은 곳곳에서 대단히 민감한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에서도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사건이 어떤 형태로든 일단락되지 않는다면 이회장이 출국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다. 이는 이 회장이 지난해에도 옛 안기부 직원의 도청을 통해 드러난 불법 정치자금 제공의혹 등과 관련해 반 삼성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국회 소환을 앞둔 9월 신병치료를 이유로 전격 출국해 무려 5개월 동안이나 해외에 체류했던 전례가 있어 이에 대한 의혹을 더욱 증폭시킨다. 이에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검찰에선 출국금지조치를 내리지 않아 해외에 나가는 것에 대해 뭐라 할 수 없지만 이 회장이 수상을 명분으로 출국한다면 또 다시 도피성 외유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것이고 더구나 신병치료 등을 이유로 해외체류 기간이 길어진다면 비난이 커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아직 검찰로부터 소환요구를 받지 못해, 회장님의 출두여부에 대해 할 말이 없다. 향후 검찰의 행보에 맞춰 결정지을 것이다”라고 일축했다.

시민단체 예의주시 중
한편 검찰이 에버랜드 CB편법 증여의혹을 낱낱이 규명해 범법행위가 포착된 경우 범죄 연루자들을 엄중하게 사법처리할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더군다나 ‘화이트칼라범죄’를 엄단하겠다는 공언과는 달리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보석으로 석방되고 파문을 일으켰던 두산그룹일가 등 재벌에게 우호적 태도를 보여 온 사법부의 최근 판결 및 결정이 여론과 국민들의 질타를 받고 있어 이번 삼성의 수사가 향후 재계의 수사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시민단체 등 일각에서 검찰이 털고가기식 수사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의 검찰소환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재용 상무 CB관련 천국과 지옥 오가
다른 사건으로 검찰조사 받을 전망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가 검찰의 수사방향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검찰이 이 상무에 대해 에버랜드 전환사채(CB)편법 증여와 관련해선 더 이상 조사를 하지 않기로 밝힌데 이어 참여연대 등이 고소한 서울통신기술 CB,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편법증여 의혹 사건과 관련,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기 때문. 최근 에버랜드 전환사채(CB)편법 증여와 관련, 수사 중인 검찰이 이 상무를 조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에버랜드CB 편법증여 사건은 이건희 회장이 외아들인 이 상무에게 경영권을 넘겨주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이 상무에 대해 조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검찰은 CB전환사채 편법증여 당시 이 상무가 유학생 신분으로 외국에서 공부하고 있었다는 점을 들어 이번 사건과 관련, 조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이 상무가 검찰 수사에서 안전한 것만은 아니다. 이 상무가 서울통신기술 CB 및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편법증여 의혹 사건 등과 관련해 고발당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들과 관련하여 조만간 수사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서울통신기술 CB,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편법증여 의혹 사건은 이들 두 회사가 1996~99년 사이 이 상무 남매 등에게 CB 또는 신주인수권부사채를 헐값에 판매했다며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한 사건이다. 이 상무는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 때문에 검찰 수사 방향에 따라 향후 경영권 승계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범희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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