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기업, 잇단 부동산 매각 추세… 속사정은?
재벌 기업, 잇단 부동산 매각 추세… 속사정은?
  • 김대현 
  • 입력 2006-09-10 15:48
  • 승인 2006.09.10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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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전국 소유 부동산 매각 진상

최근 부쩍 대기업 부동산이 매각됐다는 소식이 자주 회자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위축된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부동산 시장의 ‘큰 손’인 재벌기업이 토지와 건물을 매각한 이후 다시 부동산을 사들일 가능성은 낮다. 더이상 ‘부동산 장사’가 인기를 누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방 중심지에 자리잡고 있는 ‘목 좋은’ 부동산을 매각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 소유의 부동산은 그동안 전자제품 판매의 거점으로 활용된 탓에 입지가 좋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발표 이후 더 이상 부동산을 통한 소득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일 수도 있다. 삼성은 지방 상권의 변화로 인해 부동산 매각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서울 서초동에 건설중인 ‘삼성타운’의 영향도 한몫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L그룹, SK 등 대기업이 최근 부동산을 매각한 바 있다. 대기업들이 잇따라 부동산을 팔고 있는 이유를 추적해 봤다.


대기업 사주 또는 계열사가 잇따라 부동산 매각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경제계와 부동산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재벌가 소유의 토지, 건물 등이 매각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경제계 일각에선 “재벌가 소유의 부동산이 한 두 곳도 아니고 매각과 매입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는 점에서 이슈가 아니다”는 식의 분석도 있다. ‘우연의 일치’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다.

부동산 ‘버블붕괴론’ 확산
하지만, 참여정부 들어 거래세, 보유세 인상 등 강화된 부동산 관련 법규로 인해 대기업도 부동산을 섣불리 처리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매각이 진행되는 배경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부동산을 매각한 기업은 SK, 삼성 등 재계 서열 상위권에 랭크된 기업들이다. SK는 주로 SK건설 소유의 부동산과 일부 오너의 토지가 매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그룹 사주의 경우, 서울 소재 토지 2만여평을 매각하면서 막대한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개발을 위해 매입한 이곳 부동산의 평당 가격은 300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그러나, 재벌가들이 부동산 매각대금을 다시 부동산에 투자할 가능성은 낮다. 이 또한 강화된 부동산 정책 때문이다. 일본에 진출한 일부 대기업 관계자들은 “국내 부동산 시장이 일본의 부동산 버블붕괴와 유사하다는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며 “규제가 풀리지 않는 한, 부동산에 대한 메리트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부동산 버블붕괴에 대한 우려감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참여정부는 그동안 부동산 관련 정책을 쏟아내며 규제를 크게 강화해 왔다. 이에 따라 개발 가능성이 열려 있는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으로 묶어 실거래가 과세가 이루어진다. 일부 그룹은 향후 부동산을 통한 수익창출이 어렵다는 판단 하에 계열사 소유의 토지와 건물까지 매각을 추진 중에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눈여겨 볼 대목은 오너일가의 부동산도 예외가 아니라는 부분이다. 재계 1위 기업인 삼성도 삼성전자 등 계열사 소유의 부동산 매각을 추진 또는 검토 중에 있다. 계열사 부동산을 관리하고 있는 삼성 개발사업팀 홍경선 과장은 “수도권 일부 부동산이 최근 매각된 것은 사실이지만, 지방 부동산의 경우 매각 검토작업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유독 지방 상권의 요충지에 부동산을 많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물론,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매각한 삼성전자 양평동 사옥이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지방 사옥 규모 5층~20층
삼성은 지난 4월 6일 양평동 사옥을 P사에 팔았다. 매각 대금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상당한 부동산 수입을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매각된 양평동 사옥에는 르노삼성차가 전세권을 형성하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고 상권이 발달한 지역에 삼성전자 사옥이 많은 것은 가전제품 판매에 있어서 상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판매율과 회사 이미지 관리에 직결되는 사안이다. 대전광역시 둔산동 1031번지 건축물도 삼성전자 소유의 건물이다. 지난 1997년 지어진 이 빌딩은 2000년 8월부터 삼성화재가 전세계약을 맺고 입주해 있다. 물론, 삼성화재 외에도 LIG생명, 메트라이프 생명 등 생보사가 많이 입주해 있다는 게 특징이다. 전남 목포시 상동 861-4번지 건물은 지난 99년 이래로 삼성전자가 소유해 왔다. 제3금융권이 입점해 있으며, 삼성생명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다. 부산에는 진구 범천동과 남구 남천동에 삼성전자 소유의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삼성화재 등이 근저당을 설정해 놓았다. 이밖에도 수도권과 울산 등지의 대도시에는 어김없이 삼성전자 사옥이 중심지에 위치해 있다. 건물의 규모는 보통 5~6층 정도지만, 20층 이상의 고층 건물도 있다. 삼성측 관계자는 “현재 검토되고 있는 것은 부동산 매각의 개념이 아니다”면서 “영업, 판매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는 부동산이 새로운 상권 형성과 함께 불필요해진 탓”이라고 말했다.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도 택지개발 등 신시가지가 만들어져 유동인구의 유입 규모가 크게 달라졌다. 부동산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대기업들이 부동산을 매각한 뒤, 재매입에 나설 것이냐의 문제다. 부동산 시장의 ‘큰 손’인 대기업의 행보는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삼성의 경우, 부동산을 매각한다고 해도 반드시 다른 건물을 매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상권에서 전세 등을 이용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삼성이 상권과 관련해서 부동산을 매각한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전국에 퍼져 있는 건물을 모두 매각할 것으로 보여 석연치 않는 구석이 없지 않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부동산 처분을 두고 시장 전망에 따른 발빠른 대응 전략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이 참여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 2003년부터 이를 추진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구심이 든다. 이를 테면, 향후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어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일부 규제가 심화된 지방의 경우,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삼성측은 그러나 “앞서도 언급했듯이, 지방만 매각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매각은 서울 일부 자산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삼성 관계자들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도 강조했다. 항간에는 ‘삼성 부동산관리는 주로 전략기획실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는 소문이 확산되기도 했다. 이번에도 전국 부동산을 매각하기 위해 부동산 전문가를 접촉하는 과정에서 회자된 바 있다. 전략기획실은 옛 구조본을 말한다. 삼성측 관계자는 “전략기획실이 부동산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지는 잘 모른다”면서 “그리고 매물로 모든 부동산을 내놓은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삼성그룹이 추진하는 계열사 복합단지 조성계획인 일명 ‘S-프로젝트’(삼성타운)도 계열사 매각과 깊은 연관성을 가진다. 특히, 대표적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이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20번지 일대에 조성 중인 ‘삼성타운’으로 본사를 이전키로 하고 건립비용으로 5,259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공시 대금은 건물 신축 비용만을 따로 계산한 것으로, 앞서 삼성전자는 2004년 서초동 부지(2,248평) 매입비용으로 1,355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타운’에 삼성전자 입주
삼성타운 조성사업은 강남역 사거리 부근 7,700여평 규모의 부지에 건물 3개동(A, B, C로 구분)을 세워 그룹 계열사를 모두 이주시키는 복합 단지 계획으로, 공사비용만 1조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부동산 매각 대금 중 일부가 삼성타운에 투자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부동산 투자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커질수록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의 부동산 매각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30년 숙적’ 소니를 제치다
올해 상반기 시장 점유율 22.7%로 업계 ‘넘버1’ 등극

국내 전자업체들이 세계 TV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외국 기업을 제치고 잇따라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최근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세계 TV시장(평판TV+브라운관TV)에서 LG 전자가 세계 1위에 올랐다. 이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평판TV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사상 최초로 미국 평판TV 시장(상반기)에서 소니를 추월하며 ‘숙적’을 뛰어넘는 쾌거를 이루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에 LCD TV 2위(13.1%), PDP TV 3위(13.6%)를 각각 기록했고, 이를 합친 평판TV 시장점유율에서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가 미국 가전시장에서 TV 제품으로 반기 시장점유율 1위에 등극한 것은 1978년 미국시장에 진출한 이래 29년 만에 처음이다. 이어 필립스가 세계 평판TV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했고 소니 3위, 파나소닉 4위, 샤프 5위, LG전자 6위 등에 랭크됐다. LG전자도 전체 TV시장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평판TV 순위에선 뒤로 밀리고 있지만 브라운관TV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 전체 TV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에만 480만대의 TV를 팔아 11.4%의 시장점유율로 선두에 올랐다. 지난 1분기에 중국 TTE에 1위 자리를 내줬다가 다시 1위를 탈환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계 평판TV 시장점유율은 지난 1분기 21.8%에서 2분기에 22.7%로 상승했다. 지난 2분기 전 세계에서 판매된 평판TV 100대 중 22대가 한국산이라는 뜻이다. 시장조사기관인 NPD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20.2%의 미국 디지털TV 시장점유율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19.6%를 기록한 소니를 추월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는 소니에 밀리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LCD TV가 크게 히트 치면서 2분기에 소니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결국 5월 점유율을 23.4%까지 올리며 17.7%로 점유율이 떨어진 소니를 크게 따돌렸다. 업계에선 “디자인과 마케팅에서 삼성 등 국산 TV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대현  dh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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