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수사 그룹 후계구도까지 영향
비자금 수사 그룹 후계구도까지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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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3-12-15 09:00
  • 승인 2003.12.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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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전체에 대한 검찰의 비자금 수사 강도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그 파장이 주요 그룹 후계구도에까지 미치고 있다. 특히 삼성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에 대해 검찰이 혐의를 인정한 것까지 겹쳐 전체 재계 중에서도 가장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지난 11월25일 삼성전기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검찰은 삼성의 주요 계열사 CEO들을 소환조사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에 대한 검찰 수사선이 이학수 그룹 구조조정본부장에게까지 미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게다가 한편으로는 에버랜드 CB 저가 발행에 대한 수사에서 이건희-이재용 부자가 소환될 공산도 커지고 있어 위기감은 배가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 부분에 대해 삼성은 후계구도에 악영향을 미칠까 조마조마해하고 있다. 삼성은 검찰이 CB발행에 대해 기소를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민법상 CB발행 결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주체는 주주라는 점에서 에버랜드 주주들이 모두 삼성의 특수관계인들이기 때문에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없다고 장담한다. 그러나 삼성이 후계구도를 지켜낼 수는 있더라도 이재용 상무에 대한 편법 승계 이미지는 두고두고 꼬리표처럼 따를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이재용 상무와 함께 검찰이 소환조사를 검토 중인 또 다른 재벌 기업 후계자로 롯데그룹 신동빈 부회장이 있다. 검찰은 지난 5일 롯데그룹 본사와 롯데건설에 대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조만간 신동빈 부회장과 함께 임승남 롯데건설 사장과 김병일 경영관리본부장 등을 소환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계는 신동빈 부회장이 소환조사 대상자라는 점에 대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신 부회장은 롯데의 주요 의사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한다기보다는 자신이 속한 계열사 경영에 주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신격호 회장이 롯데에서 차지하는 절대성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점, 신동빈 부회장은 아직 경영수업 중이라는 점 등이 작용했다. 롯데 역시 삼성과 마찬가지로 신 부회장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루어질 경우 후계자로서 이미지 추락을 걱정하고 있다. 롯데의 경우 신격호 회장이 신동빈 부회장에게 계열사 지분을 거의 늘려주지 않아 가시적인 후계구도가 불투명한 상태에 놓여 있어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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