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차도 이제 디자인이다
상용차도 이제 디자인이다
  • 장휘경 기자
  • 입력 2018-04-05 10:05
  • 승인 2018.04.05 10:05
  • 호수 5
  • 2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용차 디자인 개발 프로세스, 사용자 중심으로 변화
- 상용차의 미래, 효율성 갖춘 디자인이 좌우…자율주행 시대 트렌드 반영
- 외관뿐 아니라 기능에 부합하는 운전자 편의 위한 디자인 구현에 집중


  
 자동차가 만들어지는 데 디자인은 매우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디자인은 고객들로 하여금 차의 첫인상을 결정하게 할 뿐 아니라 소비자의 구매욕구 등 심리변화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특히 상용차의 경우 외관뿐만 아니라 운전자 공간 등의 디자인이 기능과 성능에 더해 사용자의 인체공학적 고려까지 감안해 제작되는 등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상용차 제조기업들은 시대적 트렌드를 반영한 외관 디자인은 물론 기능에 부합하는 운전자의 편의를 염두에 둔 디자인을 구현하는 데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개최된 ‘2017 굿 디자인 어워드(Good Design Award)’는 상용차 부문 디자인상을 프레이트라이너 모기업인 다임러 트럭의 ‘뉴 캐스캐디아(The new Cascadi a)’에게 수여했다.
‘굿 디자인 어워드’는 1950년부터 시작해 67회를 맞이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권위의 디자인 어워드로 혁신성, 신기술, 재질, 새로운 콘셉트 등 기준에 따라 27개 부문 약 900여개의 수상작이 매해 선정된다.
 
디자인 중요성 날로 증대
 
‘뉴 캐스캐디아’는 차량의 외관과 내부 디자인에서 심미성과 기능성에 높은 점수를 받아 수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각적 효율을 높인 외관 전면부 디자인과 공기역학적 설계로 실용성을 극대화한 외관 디자인은 물론 인체공학적 설계와 함께 혁신적 기술이 결합된 캡 내부 디자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특히 ‘뉴 캐스캐디아’는 캡 내부 공간을 획기적으로 넓혀 거주성을 향상하고 일관 수준의 실내 LED조명을 장착해 운전자의 편의성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자동차 제작에 있어 디자인의 중요성이 날로 증대하고 있다. ‘2017 굿 디자인 어워드’의 사례처럼 자동차를 선택할 때 신기술과 재질 등 기능과 성능에 포커스가 맞춰졌던 것이 점차 디자인의 비중이 높아가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운전자의 오랜 주행 등 운행의 특수성이 담보되는 상용차의 경우 그 어느 때보다 쾌적하고 효율적인 측면을 이끌어내기 위한 디자인 구현에 집중되고 있다. 과거 상용차가 단순한 운송수단의 개념에서 최근에는 생활공간을 넘어 움직이는 비즈니스 공간이라는 인식으로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 디자인 업계의 한 전문가는 “상용차를 포함한 차세대 자동차 디자인의 생명은 최적의 비율과 간결성에 있다”며 “패키징과 기술적 요소도 중요하지만 미래 자동차의 성패는 바로 ‘비율’로 대변되는 디자인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내부 인테리어의 경우 미래 자동차 디자인의 핵심 분야다”고 말했다.
 
획기적 디자인 변화 필요
 
그러나 상용차 분야 디자인의 경우 아직은 미흡한 수준인 것이 현실이다.
 
일반 승용차량이 사용하기 쉽고 편리한 인간공학적 중심의 개발에 가속도가 붙은 반면, 상용차의 경우 엔진기술에 기반을 둔 주행성능이나 화물 적재와 관련된 내구성 등 전통적 부분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차량 가격이 일반 차량에 비해 비싼 이유로 실내 패키지 요소에 대한 기대 수준은 높은데 인간공학적 개선은 현재까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게 공통된 업계 내부의 의견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직업적인 특성으로 인해 상용차 운전자들은 상대적으로 일반 운전자들과 비교해 장시간 주행이 많을 수밖에 없다”면서 “상용차를 위한 인체공학적 시트, 이동성 확보를 위한 혁신적인 콘솔 디자인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1년 대한인간공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 ‘상용차 운전자의 행동특성을 고려한 내장 설계 요구사항 도출’에 따르면, 상용차 운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차량 운행 특성에 따라 도출된 결과에 따라 한층 향상된 인간공학적 상용차 설계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이는 추후 상용차 디자인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자동차에 적용하려는 인간공학의 연구 범위가 고객들의 다양하고 실증적인 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반영과 내장 설계 요소들의 감성품질 향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견했다.
 
더욱이 자율주행 시대에 진입한 작금의 상황으로서는 기존의 자동차 디자인과는 획기적으로 변화한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기존 차량의 경우 차종과 기능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방 주시를 위한 차량 진행 방향 지향성과 적정 운전 자세의 유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차량의 경우 운전자 자세나 지향성의 부분은 현저히 감소한다. 운전자의 신체적 상태와 상관없이 주행 가능한 환경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율주행 차량의 실내 디자인은 운전자가 운전 행위에서 ‘해방’되는 개념에 맞춰 변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자동차 디자인, 시대별 진화
 
이와 같은 추세에 국내 자동차기업들도 하나 둘씩 합류하고 있다. 특히 그 가운데 현대자동차의 선점이 도드라져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해 버스와 대형트럭 등 상용차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상용디자인팀’을 신설하며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이는 “버스는 도시의 얼굴이자 나라의 얼굴이다. 현대차 상용차가 어떤 선진국 도로를 달리더라도 뒤지지 않게 디자인하라”는 정몽구 회장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는 기존 승용차 디자이너가 상용차 디자인에 참여했던 시스템을 탈피하고 포드자동차에서 15년 이상 디자인을 담당한 전문가를 영입해 팀을 꾸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상용차는 가격이 1억 원 이상 되는 비교적 고가에다 수익률이 우수한 편”이라며 “상용차 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곧 현대차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한편, 자동차 디자인은 시대에 따라 무수한 변화를 이어왔다. 자동차가 처음 나타난 시기의 자동차 디자인의 모델은 ‘마차’였다. 즉, 자동차는 ‘말 없는 마차’였던 셈이다.
 
이후 공기의 저항을 없앤 ‘어뢰형’ 자동차가 등장해 마차형 자동차 디자인을 대체했다. 1899년 벨기에의 까뮈르 제나티가 만든 전기모터 레이스카와 1906년 미국의 스텐리 증기자동차회사가 만든 최고시속 206km를 기록한 ‘스텐리 로켓 레이서’ 등이 바로 그 것. 이때부터 자동차의 디자인이 다소 자유스러워지면서 목재대신 금속이 자동차의 주요 소재가 됐다.
 
20세기 들어서 기술의 발달과 함께 엔진의 마력이 증가됐고 점차 다른 스타일의 디자인을 한 자동차들이 나타나게 된다. 더불어 미국의 헨리 포드가 역사적인 ‘모델T’를 대량생산하면서 자동차의 대중화가 시작됐다.
 
이는 디자인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됐는데 소량 조립에 의한 일부 부유층만이 향유하는 자동차 디자인에서 대중들이 만족할 수 있는 보편적 디자인의 시대가 열렸음을 예고하게 된 것이다.
 
이제는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인공지능 및 신기술의 발달로 자율주행 시대를 맞아 자동차 디자인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특히 상용차의 경우 사용자들의 운행 경험과 이를 기반으로 한 인간공학적 패러다임으로 이동하며 보다 진화된 형태의 디자인을 실현할 전망이다.
 

장휘경 기자 hwikj@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