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 작성이 부자의 첫걸음
가계부 작성이 부자의 첫걸음
  • 박혁진 
  • 입력 2007-02-16 09:11
  • 승인 2007.02.16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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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전문가가 권장한 세뱃돈 굴리기

명절을 떠올리게 하는 몇 가지 키워드 중의 하나가 ‘세뱃돈’이다. 자녀들은 목돈(?)을 거머쥘 수 있는 일 년에 몇 안 되는 날이라는 기대감에 젖어들고 어른들은 자녀·조카들에게 줄 세뱃돈을 지갑에 두둑히 넣어둔다. 세뱃돈을 받은 자녀들이 이를 관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부모님께 돈을 위탁(?)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평소에 가지고 싶었던 것은 구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부모님께 맡기는 것은 수동적 경제관념을 심어준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고, 직접 사고 싶었던 물건을 구입하는 것은 쉽게 얻은 돈을 쉽게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돈의 소중함을 깨닫기 어려울 수 있다.
2년 전 28살의 한 젊은이가 화제를 모았었다. 12살 때부터 세뱃돈을 모아 주식투자를 해서 적지 않은 돈을 벌었다는 문성민(30)씨가 그 주인공이다.


과정보다는 결과에 집중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언론노출이 오히려 득보다는 실을 불러왔다는 문씨는 언론의 조명을 받는 것이 부담스러워 한동안 언론접촉을 피해왔다. 지난 8일 문씨를 강남 모처에서 어렵게 만났다. 일부 증권회사에서 영입제의가 들어올 정도로 재테크 전문가인 문씨의 첫 인상은 이제 막 30살이 된 평범한 청년이었다.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문성민이란 이름은 낯선 이름이 아니다. 28살 나이에 주식투자로 얼마를 벌었다는 얘기는 차치하더라도 그의 경력은 화려하다. 그가 처음 자신의 이름을 알린 것은 ‘떼굴떼굴 돈 굴기’(http://cafe.daum.net/imac525)란 인터넷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부터다. 주식과 부동산 투자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모아놓은 이 카페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가입자가 1만5,000명을 넘어섰고 이를 발견한 한 여성잡지에서 문씨를 자세히 소개했다. 문씨는 현재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재테크에 대한 강의를 하는 프리랜서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문성민씨가 어린 나이부터 세뱃돈을 차곡차곡 모으기 시작한 것은 어느날 갑자기 결단한 것이 아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아버지에게 받은 ‘경제’교육 덕분이다. 문씨의 아버지는 성민씨가 초등학교 1~2학년 때부터 문씨에게 매일매일 100원을 용돈으로 줬다. 조건은 매일매일 용돈기입장을 작성하는 것. 기입내용이 무엇이든 상관하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은행 익숙해

“아버지께서는 용돈으로 군것질을 하든, 오락실에 가든 사용내역에 대해서는 일체의 말씀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용돈기입장을 매일 쓰다보니 눈에 띄었던 것이 항상 잔고가 0원이었다는 사실이었죠. 그래서 잔고를 늘리려고 100원, 200원 모으다보니 돈이 늘어나는 기쁨을 알게 됐죠.”

저축의 소중함을 깨달은 문씨에게 명절 때 받는 세뱃돈은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애당초 그는 세뱃돈으로 당시 유행하던 게임기를 사려 했으나 문득 이렇게 써버리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 때 아버지가 권유한 것이 주식. 당시 6학년이던 문씨에게 아버지는 서울신탁은행(현 하나은행) 주식 20주를 사볼 것을 권유했다.

문씨는 “지금 생각해보면 주식을 샀다는 것 자체가 중요했다기보다는 이를 위해 증권사 지점을 방문하고 통장을 개설하고, 은행에 다니던 경험 자체가 더 중요했다”고 회고했다.

경제감각에 눈떠야

아울러 중학생 때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주식시세를 확인하기 위해 신문의 경제면, 뉴스의 주식시세를 빠짐없이 봤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신문의 경제면을 보면서 또래의 아이들이 갖지 못했던 경제감각을 빨리 익혔던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던 셈이다.
김씨가 귀띔하는 부자되는 방법의 첫 번째 비결은 바로 ‘가계부 작성’이다. 그의 강의를 듣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 집에 돌아갈 때 가계부를 사서 들어가라는 것.

“기업도 지출을 줄이기 위해 회계부서를 두고 장부를 작성하는데 하물며 재테크를 한다는 개인이 자신의 수입, 지출을 기록하는 가계부를 작성하지도 않아서 되겠습니까.”

가계부 작성의 효율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문씨의 답이다.

경제관념이 투철하다고 해서 문씨가 ‘구두쇠’일 것이라는 추측은 잘못된 것. 문씨는 후배나 친구들 사이에서도 ‘통큰 남자’로 유명하다. 다만 술자리 등에서 조금씩 자주 내기보다는 살 때는 미리 날짜를 공지하고 사람들을 모은 후 크게 한 번 산다는 것이 문씨의 말이다.

“제가 자식을 낳더라도 제가 배웠던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자녀교육을 시킬 겁니다. 한 푼, 두 푼 모으는 것의 소중함을 안다면 세뱃돈과 같은 목돈의 중요성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겠죠.”


#문성민이 말하는 경제원칙 4가지

1. 귀로 들은 정보는 믿지 않고 눈으로 확인한 정보만 믿으라.
남들에게서 들은 정보만 가지고 투자를 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자신이 직접 찾아보는 노력을 기울이고 눈으로 확인했을 때만 투자하라.

2. 돈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돈을 주지 않는 것이다.
자녀에게 적정 수준의 용돈을 주고, 그 이상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주지 말라. 그리고 한 번 준 용돈에 대해서는 상관치 말고 통장관리를 본인에게 맡기라.

3. 한 푼을 쓰더라도 효율적으로 쓸 고민을 하라.
예를 들어 같은 돈을 주고도 더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을 알아두라. 같은 돈으로 최대의 효율을 내는 것이 돈 버는 방법이다.

4. 자기 전에 양치질과 가계부 작성, 두 가지를 꼭 하라.
가계부 작성의 효과는 1년 후에 나타난다. 재테크란 ‘잉여자금으로 하는 고도의 테크놀로지’이기 때문에 효율적인 돈관리로 잉여자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박혁진  phj1977@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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