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문구를 배경막에 넣게 된 것은 야권의 분열에 따른 반사이익에 자신들의 실정은 아랑곳 않고, 박근혜 대통령의 호위무사 역할을 할 사람들에게 공천장을 남발하면서 당 내분이 커지자, 이에 대한 당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의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문구가 매일 방송을 통해 국민들에게 노출되면서, 국민들 스스로가 자신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점을 자각하게 하여 야당에게 국회의석의 과반수를 얻게 하였으며, 제1당도 야당에게 돌아감으로써 정치의 주도권이 야당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이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파헤칠 수 있는 공적인 힘이 되었으며, 결국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 파면하고 새로운 정권을 창출하는 계기가 되었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당시 배경막을 설치하면서, “지금 우리는 기회를 위기로 만들고 있다. 쓴소리에 귀 기울여 주면서 개혁의 선봉에 나서 주시기를 간곡히 말씀 드린다. 그렇지 않으면 개혁의 칼끝은 우리를 향할 것”이라며 당 지도부에 읍소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지도부는 개혁에는 눈과 귀를 닫았고, 당내싸움을 그치지 않음으로써 자멸의 길을 선택했다. 이러한 의미에서 정권교체의 일등공신은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갖게 한 새누리당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이라 할 수 있겠다.
지금 여의도에서는 6.13지방선거 운동이 한창 진행 중이다. 대통령의 높은 국정운영지지도, 야당에 2배 이상 높은 정당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당내 경선을 본선인 양 생각하며 후보 간 폭로비방전이 격렬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미투 운동, 위드유 운동에 대해서는 부담스러워 하는 기운이 역력하다. 기존의 더불어민주당 정체성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정신 차려라! 당신들도 한순간 훅 간다.’ 해주고 싶은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파면, 그리고 대선에서의 참패를 경험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아직도 체제정비를 못한 채 지리멸렬하고 있으며, 지방선거에 대한 전략 자체도 없는 듯하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올인하여 어떻게든 제1당을 가져가고 싶은 모양이지만, 뜻대로 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정신 차려라! 갈 데까지 다 갔다.’ 해 주고 싶은 말이다.
바른미래당은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서울시장 후보 셀프 영입을 통해 반전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의 말 바꾸기, 정치적 무책임에 대한 대국민 설득이 우선되어야 길이 열릴 것이다. 그의 주특기인 반문재인 전략은 여전히 유효할 수 있지만, 비전 없는 반문재인 전략은 그의 정치이력을 더욱 황폐하게 만들 것이다. ‘??? 정신 나갔냐!’ 되새겨야 할 말이다.
민주평화당은 실질적으로 국회에서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해 오고 있었지만, 정의당과의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함으로써 형식적인 면에서도 국회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와의 연계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 뜻을 새롭게 새겨야 할 것이다. 선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경립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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