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분량의 카드로 ‘난사 준비’
방대한 분량의 카드로 ‘난사 준비’
  • 언론인 김민 
  • 입력 2006-12-28 09:51
  • 승인 2006.12.28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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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저격팀 움직인다


지지율 1위를 질주 중인 잠룡 이명박을 정조준할 ‘저격팀’이 움직일 조짐이다. 이명박 전서울시장 뒤를 늘 따라다니는 이른바 ‘이명박 X파일’을 소재 삼아 ‘이명박 주저앉히기’에 나설 정치인들이 공격 채비를 갖추고 있다는 것. 지난 국감 때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은 이 전시장을 겨냥,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DMC) 건설 특혜 의혹을 제기하면서 향후 대선전에서 벌일 ‘이명박 목 죄기’ 예고편을 선보인 바 있다. 선 의원 외에 열린우리당에는 이명박 저격수로 나설 인물들이 몇 명 더 있다. 2년 6개월 전부터 이 전시장에 대한 ‘X파일’을 수집 중인 A 의원, 당 차원의 지원을 받으며 이 전시장 관련 첩보를 종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친노직계 B 의원, 현대그룹 출신들로부터 이 전시장에 관한 ‘비사’를 건네받은 중진 C 의원 등이 저격수로 거론된다. 여권뿐 아니라 한나라당 내에서도 ‘이명박 저격수’로 나설 사람의 이름이 거명되기 시작했다.


지난 12월 중순, 서울 마포 소재 호텔 홀리데이인서울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전대표가 몇몇 측근 의원들과 식사한 일이 있었다. 한나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자리에는 김학원·유정복·이한구·김무성·엄호성·김영선 의원 등이 참석했다. 주로 박 전대표의 대선 행보에 관한 얘기들이 오고갔는데, 당연히 ‘이명박’도 화제에 올랐다.

검증을 명분삼아
관계자는 “참석자중 누군가가 ‘여권에서는 이명박 전시장을 3월부터 본격적으로 띄우기 시작해서 한나라당 후보로 만들어놓고 대선 한 달 전인 11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때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는 얘기를 했고, (박 전대표가) 이를 경청했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의 성격에 대해 ‘친박’으로 분류되는 한나라당의 핵심 당직자는 “단지 친목 차원에서 만난 것일 뿐이지 비밀회동 뭐 이런 성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의 다른 관계자는 “박근혜 진영에서는 이명박의 지지율 고공행진을 상당히 미심쩍게 바라보고 있다”면서 “여론조사 기관에 돈 장난을 치고 있다는 정황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실제로는 친박 진영이 이명박의 질주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내년 초 (이 전시장의) 지지율을 끌어내릴 묘수를 찾는 데에도 많은 신경을 쏟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전대표와의 식사 자리에서 측근 의원들은 이 전시장의 높은 지지율 배후에는 여권의 조직적인 음모가 있다는 일부 분석에 상당히 공감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여권이 ‘이명박 띄웠다가 죽이기’ 전략을 갖고 있다는 설이 정치권에 나돈 지는 꽤 오래됐다. 이 얘기가 박 전대표 진영에서 새삼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이 전시장이 ‘너무 잘 나가고 있다’는 데 대한 불안심리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박 전대표는 기자들로부터 ‘지지율 탈환’과 관련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고 여론조사 지지율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말로 일관하고 있다. 겉으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속내까지 편하지는 않은 것 같다.
‘친박’ 진영의 한 중진 인사는 “내년부터 분명히 (이명박) 거품이 빠지기 시작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는데, 이 시점을 잘 잡아서 반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이 기회를 놓치면 지지율 순위가 굳어버릴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이 인사는 “아직은 조용하지만 우리 (박근혜 진영) 쪽에서도 이명박을 겨냥해 공격할 소재를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박근혜 진영에서 이명박 저격수로 나설만한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인사는 “세 명 정도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내에서 정보통으로 통하는 중진 A 의원과 재선 B 의원, 그리고 초선 C 의원의 이름을 거명했다.
박근혜 진영 핵심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명박 거품 빼기’ 전략은 ‘대선후보 검증’이라는 명분을 갖고 진행될 태세다.
이와 관련 ‘친박’ 진영 관계자는 “MB(이명박) 쪽에서는 ‘알토란같은 우리 빅3 주자들을 당이 잘 보호하고 흠집 내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데, 이는 얼토당토않은 소리”라면서 “말이 좋아 검증이지 사실상 잘잘못을 본격적으로 들추기 시작하면 MB 거품은 쉽게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 검증’을 명분 삼아 이 전시장에 대한 공세를 본격적으로 펼치겠다는 확신에 찬 어투였다.
‘이명박 띄웠다가 주저앉히기’ 전략이 여권에서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 총선 직후부터였다. 열린우리당의 초선 D 의원은 국회 입성 시작과 함께 “이명박과 맞상대해야 승산이 있다”는 얘기를 공공연하게 했다. D 의원은 실제로 현건회(현대건설 임직원 출신들의 모임) 등 이 전시장에 대한 정보가 있을만한 곳을 찾아다니며 탐문을 펼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당시 열린우리당에서 당직자로 근무했던 한 인사는 “D 의원은 팀까지 꾸려 이명박 X파일을 만들었고, 이 정보는 당의장이던 정동영에게 보고됐다”고 말했다.

여야 저격수 각 3인
이 인사는 이어 “D 의원은 친분이 있는 전·현직 기자들까지 동원해서 이명박을 흠집 낼만한 자료를 광범위하게 수집했다고 그러는데 이명박에게 숨겨진 자식이 있다는 첩보도 이 때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이명박 저격수감’으론 단연 D 의원이다”란 얘기가 있을 정도로 D 의원은 ‘이명박 전담 맨’으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 청와대 사정에 밝은 여권 소식통에 따르면, D 의원이 갖고 있는 ‘이명박 X파일’ 중 가장 파괴력 있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은 이 전시장의 부동산 관련 정보. 현대건설 재직 시절 불법적인 재산 축적과 관련된 내용이라는 전언이다.
‘친노’ 핵심 인사로 손꼽히는 초선 E 의원도 이 전시장을 겨냥한 ‘저격수’로 뜰 조짐이다. E 의원은 올해 들어 이 전시장에 대한 각종 정보를 집중적으로 수집한 사실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E 의원 수중에 있는 ‘이명박 X파일’에 대한 궁금증을 낳게 했다. E 의원은 파일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는 중이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의 관계자는 “E 의원이 맡은 당직 때문에 더 (이 전시장 관련) 정보 수집에 열을 올린 측면도 있다”면서 “그러니까 당 차원에서 이명박 X파일을 만들었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의 중진 F 의원도 결정적인 순간에 등장할 ‘이명박 저격수’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호남 지역구의 F 의원은 저격수 이미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이 전시장에 대한 ‘고급 정보’를 상당수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F 의원에게 접수된 ‘이명박 정보’는 정몽준 의원을 통해 건네졌다는 소문도 있다.
이와 관련, 정치권 소식통은 “F 의원은 스포츠 쪽 협회 일 때문에 정몽준 의원과 각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이명박의 현대그룹 시절 정보를 정 의원 측으로부터 얻어 둔 것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저격수’들은 내부와 외부에서 각각 이 전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한나라당 쪽에선 내년 초 이 전시장의 지지율에서 바람이 빠져나갈 무렵부터 이 전시장을 건드리기 시작해 3∼4월 경 본격적인 ‘검증’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여권에선 한나라당 친박 진영보다 여유가 좀 더 있어 보인다.
열린우리당의 한 중진 인사는 “내년 후보 경선할 때 한나라당 안에서 먼저 사단이 벌어질 건데 우리가 먼저 나서서 설칠 이유가 없다”면서 “대선 직전에 가서 본격적인 (네거티브) 선거전을 펼쳐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언론인 김 민>



# 이명박 아킬레스건은 무엇?

“타격 받을 것”vs “문제될 것 없다”

여권이 이명박 전서울시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는 이른바 ‘이명박 아킬레스건’은 사실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어느 정도 윤곽을 보이고 있는 ▲LK이뱅크 관련 김경준 사기 소송건 ▲상암동 DMC 특혜 ▲병역기피 의혹 등 세 가지 정도가 굵직한 건수로 통한다. 이 사안들은 아직 본격적인 검증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여권이 이를 묵혀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전시장 진영에서는 여권에서 접수하고 있는 ‘MB 때리기’ 소재를 미리 파악하는 데 신경을 쏟고 있다. 이 전시장의 대선 캠프격인 안국포럼의 핵심 관계자는 이 전시장과 관련한 각종 구설수들에 대해 “소리만 요란할 뿐이고 실제 알맹이는 없지 않느냐”면서 “우리 쪽은 숨기고 말고 할 것 없이 있는 그대로 나갈 뿐”이라고 했다. 구설수에 개의치 않고 앞만 보고 가겠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이명박 캠프가 실제로 구설수에 대해 신경을 끄고 지내는 것은 아니다. 이 전시장 진영은 가깝게 지내는 정보 종사자들과 기자 등을 통해 이 전시장과 관련된 각종 소문들을 정밀하게 수집하고 있는 중이다. 주요 사안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 전시장에 대한 구설수 관련 정보는 수시로 보고가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 경찰 정보팀 인사는 “지난 봄에 LK이뱅크 김경준씨 관련 이야기가 정치권에서 다시 불거지기 시작했을 때 이 사안을 접한 (친 이명박계) 기자는 바로 그 날 이명박을 직접 만나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이어 “이명박 진영에서는 각종 구설수에 대해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면서 “매맞기를 기다리고 있는 초조함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시장의 최측근인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지난 8월 ‘이명박에 대한 7가지 거짓말’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이 전시장을 압박하는 의혹들을 조목조목 해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 내에선 “매 맞기도 전에 변명부터 늘어놓는 것 같다”는 빈축이 나돌기도 했다.
이 전시장을 압박할 만한 소재들은 많다. 여권 내에서 돌고 있는 가장 저돌적인 ‘이명박 죽이기’ 플랜은 상암동 DMC 특혜 비리 의혹. 이 전시장을 형사처벌로 유도해서 아예 대통령 피선거권을 박탈해버린다는 다소 무리한 기대까지 있다. 이 전시장은 지난 96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바 있다. 이번에도 이 전시장의 실정법 위반 사실을 밝혀내 직격탄을 날리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10월 말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상암동 DMC 비리 의혹 얘기가 나왔다. 이 전시장의 시장 취임 직후 한독산학협동단지의 사업부지가 애초의 A1(수익성 개발 사업이 불가능한 구역) 필지에서 노른자위 땅으로 알려진 C4와 E1(주상복합시설 건립 구역) 필지로 바뀐 점이 의혹을 받고 있다. 한독산학협동단지는 이른바 ‘페이퍼 컴퍼니’였지만 이런 회사에 5,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권을 넘긴 점이 꼬투리 잡힐 것으로 보인다.
선병렬 의원은 국감에서 “한독산학협동단지는 이 특혜로 1년 만에 5,000억원의 개발이익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이외에 여권에선 이 전시장의 ▲재산형성 과정에서의 문제점과 ▲아들과 자신의 병역 문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할 공산이 크다. 아울러 ▲개신교에 편향적인 종교 색채와 ▲불도저식 독선적 이미지도 지적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

언론인 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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