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김종열 행장이 최근 곤혹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 들어서만 김 행장이 노조로부터 수차례 고발당하는 등 하나은행의 노사관계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김 행장과 하나은행으로서는 ‘조직통합’에 가장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와의 갈등에다 충청·보람·서울은행 등과의 합병에도 불구, 조직 및 기업문화 통합이 제대로 이뤄지고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하나은행이 한지붕 네가족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하나은행은 지난 98년 충청은행·보람은행과 통합했고, 2003년에는 서울은행을 흡수 통폐합했다. 하나은행측으로서는 합병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금융기관으로의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문화 및 조직통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우선, 하나은행은 최근 노사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며 뒤뚱거리는 모습이다.
김종열 행장, 수모
실제로 노사갈등 때문에 김종열 행장은 최근 수차례 고발을 당하기까지 했다. 지난달말 취업규칙 임의변경, 8월 6일 부당노동행위, 14일 노사협의회 미개최, 16일 퇴직자에 대한 생리휴가수당 미지급 등의 문제로 노조가 김 행장을 서울지방노동청에 고발했다.
일련의 고발사태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하나은행 노사갈등의 발단은 ‘직무에 따른 이원직군’제도에서 시작됐다.
‘이원직군제’는 정규직 직원들을 채용할 때 애초에 직군을 ‘FM/CL’와 ‘Staff’ 등 두 개의 직무로 분리해 담당업무와 급여에 차별을 두는 제도이다. ‘FM/CL’은 영업점의 단순 창구업무를, ‘Staff(종합직)’는 본점과 지점에서 관리, 상담 등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한다. 직군간 연봉의 격차는 초임 기준으로 두배 가까이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창구업무를 담당하는 ‘F/M, CL’의 경우 여성이 대다수를 차지, 성차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말 은행측이 ‘FM 책임자 승진 공모’를 놓고 노조측과 협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노조 관계자는 “2년 미만의 노조 분회장에 대해서 인사발령을 낼 경우 사전에 노조측과 협의를 하기로 노사간 협약을 맺었다”며 “은행측의 승진인사에 대해 뭐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전보 등의 인사 조치를 할 경우에는 노조의 사전 동의를 얻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은행측이 이를 여겼다. 이는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이에 대해 반발하자, 은행측은 승진이 된 노조 간부들에게 ‘노조를 사퇴하지 않으면 승진인사를 취소하겠다’는 식으로 압력을 넣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노조 간부들이 노조를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노동조합 탄압이자 부당노동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직원들 불만 팽배”
이같이 노사갈등 등 하나은행이 조직통합이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노조측은 “경영진의 독단적이고 배타적인 경영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노조측은 “경영진들은 하나은행의 장래를 위한 진실한 고민 없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만 집착, 경영권과 인사권이라는 권력을 동원해 직원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하나은행의 노사갈등 등 조직내 내홍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복잡한 직군제도가 원인이지만, 더 큰 문제는 하나은행이 물리적으로 은행들을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기업 및 조직문화 통합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즉 합병이후 직원들의 서로 다른 문화를 아우르는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충청은행이 하나은행과 합병하면서 생겨난 하나은행의 충청사업본부는 여전히 충청하나은행처럼 분리 운영되고 있다. 충청사업본부는 부행장급이 본부장을 맡으며, 별도의 인터넷 사이트를 가지고 있고 하나은행과 다른 방식으로 인사나 채용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 직원은 “신한은행의 경우 통합한 조흥은행 직원들을 조직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감싸고 아우르는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하나은행은 그렇지 못하다. 그러다 보니 하나은행으로 흡수된 직원들은 항상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내부적인 문제 때문에 직원들의 50%이상이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는 내부 설문조사결과도 나오고 있다”며 “금융권에서 직원들이 이처럼 ‘이직’의사를 공공연히 밝히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덧붙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노사갈등은 노조가 조직 강화를 목적으로 강경 투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가 근거 없는 이유로 고소고발을 남발하고 있다”며 “현재 조직내 불화 등은 없다. 은행간 합병이후 조직이나 시스템이 통합돼 있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기업들, 삼성출신 영입 선호
기업들이 삼성출신 우수인재 영입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리크루팅 업체 잡코리아가 중소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핵심인력 확보 경로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개 기업중 7개 기업 정도가 내부 육성이 아닌 외부에서 영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스카우트 대상자 출신 기업은 삼성출신이 응답률 51.9%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음으로 LG가 32.9%, 대우가 14.7%, SK 13.9%, 현대 12.0%, GS 9.6%, CJ 7.8%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 출신 인재를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서 “삼성은 조직력 있는 기업시스템을 경험했을 것 같다”는 의견이 45.9%로 가장 많았다.
정하성 haha70@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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